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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한테 막걸리를 따라 주고 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한테 막걸리를 따라 주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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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를 찾은 강기갑 대표한테 순대를 잘라 입에 넣어주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를 찾은 강기갑 대표한테 순대를 잘라 입에 넣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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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포차' 열흘 동안 수염이 제법 길게 난 천정배 의원(민주당, 안산단원갑)과 '털보' 강기갑 대표(민주노동당, 사천)가 만나 '민생대담'을 나누었다. 천 의원은 23일 저녁 경남 사천에서 '민생포차'를 열었는데, 강 대표가 찾아온 것이다.

'민생포차'는 사천읍 탑마트 입구 도로 옆에서 열렸다. 천 의원은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들에게 술잔을 채워주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100여 개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손님'이 붐볐으며, 지나가던 시민들은 '무슨 행사를 하느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천막에는 법무부장관을 지낸 천 의원이 포장마차를 연다는 안내문과 함께 '언론악법'을 막아야 한다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다.

김희선 전 의원이 '주모' 역할을 하며 음식을 만들었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과 신문식 사무부총장도 참석해 천 의원을 격려했다. 정일윤 진주MBC 사장과 이창호·백좌흠 경상대 교수 등도 민생포차에 들렀다.

이창은 사천농민회장을 비롯해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대표들도 보였다. 민주노동당 소속 제갑생·이정희 사천시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창은 회장은 천 의원이 음식을 들고 오자 "언론악법이며 4대강도 막아야 하지만, 나락값이 개 사료값만큼도 못해 큰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천 의원은 "농민생존권을 보장해 주어야 하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한데, 안정된 나라가 되도록 열심히 하자"고 대답했다. 그는 손님들을 만나 "술과 음식을 드시고 힘을 내자"고 말했다.

손님들은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대변해 달라"거나 "지금 이명박 정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데 이에 맞서야 한다", "언론악법이 반드시 무효가 되도록 해야 한다", "사천 사람들은 지난해 강기갑 대표를 당선시켜 1등 시민이 됐는데 전 국민이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민생포차'를 하면서 순대를 다듬고 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민생포차'를 하면서 순대를 다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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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민생포차를 열고 손님들에게 주기 위해 음식을 나르고 있다. 천 의원 옆에서 김희선 전 의원이 거들고 있는 모습.
 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민생포차를 열고 손님들에게 주기 위해 음식을 나르고 있다. 천 의원 옆에서 김희선 전 의원이 거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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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강기갑 대표, 30여 분간 '민생대담'

'민생포차' 열기가 무르익을 즈음인 이날 저녁 7시 30분경. 사천이 지역구인 강기갑 대표가 가족들과 나타났다. 음식을 준비하던 천 의원은 강 대표한테 순대 한 점을 입에 넣어주었으며, 부인 박영옥씨와 두 자녀한테도 건넸다.

두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민생대담'을 벌였다. 천 의원은 경상대 교양교재 <한국사회의 이해> 집필교수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때 진주에 와서 변론을 맡았던 기억부터 더듬었고, 강 대표는 천 의원이 한미FTA를 반대하며 단식농성했던 일부터 소개했다.

두 의원이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민생대담을 벌이기는 처음. 강 대표는 천 의원과 '한미FTA 저지 단식' 때 인연이 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사천시민들이 저를 당선시켜 주었는데, 시민들을 부처님과 하느님으로 섬기겠다는 생각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천 의원은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 무효를 주장하며 의원직을 던지고 전국을 돌며 민생포차는 하고 있다"면서 "지금 국회는 한나라당이 행정부 시녀 노릇에 혈안인데, 그런 국회를 뒤로하고 국민과 함께하니 행복하냐"고 물었다.

이에 천 의원은 "행복해 죽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열흘째인데 몸은 고달프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평소 만나보지 못한 분들을 만나고, 국민들로부터 어렵다는 질책을 들으면서 정말 민생포차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는 말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내놓는 법안을 상당수가 찬성할 수 없는데,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전광판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 진보정당의 모범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진보적이라는 색채가 있지만 민주노동당처럼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기갑 대표는 "17대 때부터 법안 표결할 때 무척 외로웠다"며 "의사당에서 고함을 지르기도 했지만, 민주노동당은 숫자가 적기에 외롭다. 민주당은 의원 숫자도 많지만 당론이라는 게 있다보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따라갈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서는 민생과 환경도 거꾸로 가는 마당에 민주당에서 떨치고 일어서야 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정말 민생을 살리고, 남북관계 회복과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MB 심판을 하고 퇴진시키기 위해서는 반MB연대나 민주연대, 진보연대로 국민과 함께하기 위한 물꼬를 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박수를 쳤다.

천정배 의원과 강기갑 대표, 최철국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다.
 천정배 의원과 강기갑 대표, 최철국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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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를 찾은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를 찾은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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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공조 이야기도 나왔다. 강 대표는 "야 4, 5당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재판과 관련해 야 5당이 공동 입장을 냈고, 이틀 뒤 대법원이 연기했다"며 "앞으로 야당이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짜증스러운 시기에 좋은 소식도 들려온다"고 한 그는 '옛 전남도청 건물 보전'과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설명했다. 그는 "정권의 시녀로 강요받던 공무원들이 이제는 국민의 충복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는 천 의원한테 넘겨졌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탐욕과 불의의 정권이며, 어느 교수가 말했듯이 '야만의 역사로 되돌아갔다'는 말이 맞다"며 "민주당도 기득권을 양보하고, 작은 차이도 극복해 연대와 통합으로 나가야 하는데, 공무원노조가 좋은 모범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친노(무현)'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도 함께 통합과 연대로 가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함께 논의해 나가자"면서 "다음 대선까지 3년 3개월이 남았고, 이후에는 무모한 MB정권 야만의 시대를 끝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민행포차를 열었는데, 강기갑 대표와 대담 도중 눈에 안약을 넣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23일 저녁 사천에서 민행포차를 열었는데, 강기갑 대표와 대담 도중 눈에 안약을 넣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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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천정배 의원이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3일 저녁 천정배 의원이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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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에 대해, 강 대표는 "탐욕과 야만의 정권이기도 하지만, 재벌공화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국민이 모두 재벌이 되면 좋지만, 지금은 99%의 국민은 눈물과 고통을 받고 있다. 재앙의 길로 가는 정권이다. 양극화가 심한데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대담은 30여 분간 진행되었다. 강 대표는 24일 강원도 고성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미 출발했어야 했지만 늦어졌다. 대담이 끝나갈 즈음 사천에 사는 김수엽(56)씨가 양말 두 상자를 들고 찾아와 건넸다. 그는 "많이 다니다 보면 양말이 떨어질 것인데 신고 다녔으면 하는 생각에 가져 왔다"고 말했다.

이날 천정배 의원의 '민생포차'는 자정까지 계속되었다. 천 의원은 24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복원식에 참석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롯데백화점 뒷 쌈지공원에서 '민생포차'를 연다.

천정배 의원과 강기갑 대표가 23일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에서 대담을 나누는 동안 한 시민이 양말 2상자를 갖고와 '열심히 뛰어라"며 선물로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과 강기갑 대표가 23일 사천에서 열린 민생포차에서 대담을 나누는 동안 한 시민이 양말 2상자를 갖고와 '열심히 뛰어라"며 선물로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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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에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천정배 의원이 23일 사천에서 연 민생포차에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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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정배 의원, #민생포차, #강기갑 대표, #민생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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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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