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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파이 의혹'과 관련 국회 위증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던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이 갑자기 연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제(24일) 예정돼 있던 백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0월 29일로 연기됐다. 신현덕 전 경인방송 공동대표의 변론을 맡고 있는 신동희 변호사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재판부가 24일로 예정된 선고기일을 10월 29일로 갑자기 연기했다"며 "재판부가 연기사유를 밝히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운찬 1000만원 수수 밝혀진 다음날 연기... 지난해 10월 1심 '유죄' 판결

그런데 공교롭게도 법원이 선고기일 연기를 결정한 때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백 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직후인 지난 22일이었다. 

선고기일이 연기되기 전인 지난 21일, 정 후보자는 '모자왕'으로 널리 알려진 백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또한 정 후보자가 지난 2002년 서울대 총장으로 당선되는 데 막후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나 두 사람의 관계가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20여년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백 회장을 "20여년간 형제 같이 지낸 분"이라고 표현했다.   

정 후보자와 백 회장의 관계가 정치쟁점이 되자 재판부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껴 갑자기 선고기일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에서도 1심처럼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것이 정 후보자 총리 인준에 미칠 영향을 헤아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 11부(재판장 한상훈)는 지난해 10월 2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백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과 관련,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장에서 허위로 증언한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백 회장이 다양한 경로로 정제분석 문건을 작성하거나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백 회장이 신현덕 전 대표에게 정치관련 문건 등을 수집해 영어로 번역한 자료를 외국 어디론가 보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미국 스파이 혐의와 관련해서는 "판단 대상이 아니고 확인되지도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백 회장은 현재 경인방송 대주주이자 이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태그:#백성학, #정운찬, #미국스파이의혹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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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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