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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자 김기창이 그린 표준영정을 기본으로 만든 세종대왕동상이 10월 9일 제막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 친일반민족자가 그린 그림을 기준으로 한 동상은 안된다며 뜻있는 국민들과 민족운동단체들이 동상 건립을 반대하였지만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는 이러한 의견을 묵살하고 동상 건립을 강행한 것이다.

친일반민족자 김기창이 그린 표준영정을 근거해서 만들어진 동상이 세워지는 것은 경운궁(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친일반민족자 김경승이 만든 것)을 옮겨 놓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표준 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동상영정심의규정에 의해 심사를 거쳐 결정하지만 동상은 표준 동상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굳이 친일반민족자 김기창의 그림을 기준으로 삼을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도 조각가 김영원씨는 김기창이 그린 표준영정을 기본으로 한 작품을 출품하였고, 또, 심사위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설계작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친일반민족자의 행위를 공기관(서울특별시)이 나서서 정당화 시키는 꼴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동상 건립을 중지하고 친일반민족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그림을 기준으로 다시 만들어야 함을 지적하였고, 그럼에도 동상을 만들어 세운다면 애국선열들과 우리민족사를 훼손하는 오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은 경운궁(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서 설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이유가 동상 제작자인 김경승의 친일 반민족행위 때문이었음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세종대왕 동상을 올해 10월 9일(한글날)에 맞춰 건립하려는 것은 오세훈 시장이 내년 광역선거를 앞두고 하나의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의 장래와 역사에 책임을 느끼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앞장서서 동상 건립을 막아냈어야 했는데 직접 관련있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비롯한 한글관련단체들은 동상건립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만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비롯한 한글관련 단체들이 동상건립을 막아내지 못한 것에 그치지 않고 동상제막식에 참석한다면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술수에 악용당하는 꼴이 될 것이며 친일반민족자들의 반민족 행태를 인정하는 들러리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세종대왕 동상을 반드시 올해 10월 9일에 건립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이유는 없으므로, 구실을 붙여 어물쩍 건립하게 할 것이 아니라 동상이 건립된 후라도 문제를 제기하여 동상을 철거하고 동상건립에 대한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비롯한 한글관련 단체들이 동상 건립을 막아내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술수와 친일반민족자들의 논리에 악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상제막식에 참석하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육철희 기자는 신시민운동연합 의장입니다. 타 매체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세종대왕, #공화문광장, #한글날, #동상, #친일반민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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