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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답사를 나선다. 가까운 곳이라도 좋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답사를 나서는 까닭은 맑은 날 선명하게 볼 수 없던 탑이나 마애불 등의 조각이 선명하게 들어나기 때문이다. 남들은 이런 나를 미쳤다고 한다. 아무리 선명한 조각을 볼 수 있다고 비가오는데 길을 나서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라도 더 섬세한 모습을 담아 여러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비도 어쩌지를 못한다.

비가 오는 날 찾은 국보 제122호 진전사지 삼층석탑
▲ 국보 제122호 진전사지 삼층석탑 비가 오는 날 찾은 국보 제122호 진전사지 삼층석탑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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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에는 신라시대의 절이었던 진전사지가 있다. 이곳에는 국보 제122호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높은 2단의 기단 위에 삼층으로 조성을 한 통일신라 8세기 후반의 작품이다.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그 조각 하나하나가 뛰어난 작품이다. 통일신라의 탑 중에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1층 탑신에는 여래좌상이 각 면에 한구씩 조각이 되어있다.

진전사지 3층석탑 1층 몸돌 각면에 새겨진 여래좌상
▲ 여래좌상 진전사지 3층석탑 1층 몸돌 각면에 새겨진 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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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단부 윗 기단에 새겨진 팔부중상
▲ 팔부중상 기단부 윗 기단에 새겨진 팔부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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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단부 하단에는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다
▲ 하단부 기단부 하단에는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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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전사지 삼층석탑은 기단부 하단에는 연화좌 위에 광배를 갖춘 비천상을 조각하였다. 그리고 기단부 상단에는 팔부중상이 역동적으로 표현이 되어있다. 높이가 5m인 이 탑은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만든다. 그저 평범한 돌을 이용한 조성한 신라시대의 탑. 그 조각 하나하나가 이렇게 비가 오는 날 만나면 돌을 박차고 뛰어 나올것만 같다.

비가오는 날 만나는 삼층석탑은 더 아름답다
▲ 진전사지 삼층석탑 비가오는 날 만나는 삼층석탑은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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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끔 이런 나를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꼭 한번 비가오는 날 조각이 된 탑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 답사를 마친 사람들은 '고맙다. 정말 최고다'라는 인사를 한다.

천년 세월을 한 자리에 서서 많은 사람들을 기다린 진전사지 삼층석탑.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비오는 날 찾은 나에게 그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 모습이 더 아름답다.  


태그:#진전사지, #통일신라, #국보, #양양,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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