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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의 색깔은 흰색 계열의 회색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다른 색깔의 누에도 있다. 일반적인 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는 회색을 띈다. 이것들이 만든 누에고치도 같은 색이다. 그러나 누에가 회색만 있는 건 아니다. 황금색도 있고, 분홍색도 있다. 연두색도 나올 수 있다.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이면 그렇게 자란다. 연두색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으면 연두색 누에로 자란다. 빨강색 사료를 먹으면 또 빨강색으로…. 고치도 누에 색깔 그대로 나타난다. 여기서 뽑아내는 실도 총천연색이다.

 

이렇게 완전 컬러의 누에와 누에고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알에서부터 나방까지 생육단계별로 누에를 실물로 모두 볼 수 있는 곳.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재미난 체험도 해볼 수 있는 곳. 23일부터 시작되는 대한민국농업박람회다.

 

박람회는 오는 27일까지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에 자리하고 있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계속된다. 여기서는 컬러누에 외에도 사람 몸무게만 한 호박, 달걀만 한 대추 등 텔레비전에나 나올 법한 희귀농산물도 많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하는 곳이다.

 

박람회장에 가면 6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이 가운데 생명예술관에 이색농산물 코너가 있다. 여기에서 60㎏이 넘는 슈퍼 호박, 네모난 호박, 아름다운 빛깔의 색동호박을 볼 수 있다. 길이 2m가 넘는 오이와 세모난 오이, 네모난 오이, 30㎝가 넘는 동부, 여러 가지 색깔의 가지, 분홍색 느타리버섯, 검정빛깔 토마토와 무·고추 등도 볼 수 있다. 모두 크기나 형태가 특이한 것들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농업박람회는 '그린 농식품, 행복한 소비자'를 주제로 6개 전시관을 운영한다. 생명예술관을 비롯 녹색산업관, 녹차문화관, 녹색축산관, 산림환경관, 농기업관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볼 만한 전시관은 컬러누에와 희귀농산물이 있는 생명예술관이다.

 

생명예술관은 농업이 예술로 승화되는 녹색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농업의 사계절이 연출돼 있고, 농업과 예술을 접목시킨 독특한 분위기에서 각종 향기식물과 야생화, 분재소품 등을 전시한다. 작목별 친환경 농업기술, 첨단 기자재 등도 볼 수 있다. 꽃과 나뭇잎 등을 말려 작품으로 만든 압화도 만날 수 있다. 식물을 이용한 건강정보도 얻을 수 있다.

 

녹색축산관에선 친환경 축산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축산물 가공품은 물론 병아리 부화 모습, 각종 조류의 알도 볼 수 있다. 친환경축산 기자재도 전시된다. 녹색산업관에선 각종 농산물의 가공제품을 전시하며 미래농업의 발전방향을 보여준다. 녹차문화관에선 녹차의 생산과 가공·시음 그리고 명차 선발대회가 열린다.

 

산림환경관에선 숲의 향기를 체험하고 목공예품 우수작도 접할 수 있다. 농기업관에선 친환경 농자재와 새로운 농기계, 작업기를 볼 수 있다. 전남도립국악단과 어린이국악단 공연, 농촌지도자대회, 학생 4-H과제 발표대회, 전통문화발표회, 건강장수문화 발표회 등도 준비된다.

 

박람회가 열리는 전남농업기술원 부근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전남산림환경연구소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길이 담양에 이은 '제2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알려지면서 주말과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면 이곳은 아직 한산한 것이 장점이다. 차분히 삼림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을의 낭만도 호젓한 분위기에서 더 짙게 느낄 수 있다.

 

나주호가 있는 다도면 덕룡산 자락에 불회사도 있다. 백제 침류왕 때 세워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 가운데 하나다. 대웅전에 종이로 만든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절 입구에 있는 익살스런 석장승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문화재다. 사철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좋은 사찰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괘불이 남아있는 다보사도 가깝다. 화순 운주사도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 천불천탑으로 널리 알려진 운주사의 가을도 운치 만점이다.

 

황포돛배를 타볼 수 있는 곳도 나주에 있다. 다야뜰에서 드라마 '주몽' 세트장이 있는 중촌포까지 왕복 6㎞ 구간에서 운항하고 있다. 드라마 주몽 세트장으로 쓰였던 나주영상테마파크도 가볼만하다. 고려 왕건과 장화왕후의 로맨스가 깃든 완사천은 나주시청 앞에 있다. 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영산포등대는 영산포 선창에 있다.

 

풍성한 가을만큼이나 먹을거리도 푸짐하다. 나주의 대표음식은 곰탕. 서민의 음식으로 대중화된 향토음식이다. 여기저기 곰탕 맛있게 하는 집이 많다. 영산포 홍어와 구진포 장어 요리도 자랑거리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농업박람회가 열리는 전남농업기술원은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에 자리하고 있다. 호남고속국도 동광주나들목에서 나가 광주 제2순환도로를 이용, 나주방면으로 가 남평 오거리에서 봉황방면으로 들어가면 된다. 오거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아름다운 전남산림환경연구소도 농업기술원에서 가까이 있다.


태그:#누에고치, #컬러누에, #농업박람회, #전남산림환경연구소, #희귀농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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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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