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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편의적 탁상·전시행정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지난 20일 여수시 도로과에서 설치한 학동 부영3단지 사거리(국민은행과 금호정육점 사이)에 있는 68m짜리 방호울타리가 화근. 이곳은 횡단보도간 거리가230m에 이르러 무단횡단으로 보행자 사고가 잦은, 여수에서 랭킹 8위에 속하는 지역이다. 규정을 초과한 상당히 먼 거리다.

지난 20일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시에서 설치한 68m짜리 방호울타리의 모습. 경찰은 앞으로 다른곳에 750m를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시에서 설치한 68m짜리 방호울타리의 모습. 경찰은 앞으로 다른곳에 750m를 설치할 예정이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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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기관 다른 곳에도 750m 추가 설치 예정... "시민편의는 뒤전"

이번 공사는 여수경찰서에서 여수시에 방호울타리를 설치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통해 작업기간 하루 만에 공사가 완료되었다. 담당자에 따르면 공사비는 1m당 30여 만 원으로 약 2000여 만 원이 소요되었고 앞으로 750m 구간에 이런 식으로 작업이 더 시행된다고 한다.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경찰의 요구로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시에서 설치한 방호울타리를 한 시민이 뛰어 넘고 있다.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경찰의 요구로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시에서 설치한 방호울타리를 한 시민이 뛰어 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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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3차선인 이곳은 시가 허용한 주차 가능 지역이다. 그로 인해 하루 500여 명의 많은 사람들이 은행 일을 본다. 또한 맞은편에는 상가가 밀집해 있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은 무단횡단을 일삼는 곳. 그런데 인도와 도로 사이에 1.2m 높이의 긴 울타리를 설치해 놓아 은행 일을 보러 온 운전자들이 주차를 해 놓고 도로 위를 걸어서 울타리 끝을 지나 일을 봐야 한다. 일부 운전자와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들의 십중팔구는 울타리를 그대로 타고 넘어서 시공한 지 1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울타리가 덜렁거리고 있다. 외부 충격으로 고정된 앵커 볼트가 느슨해 진 것이다. 마치 임시 가건물을 설치해 놓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무단횡단 근절시키려면 횡단보도 신설이 시급"

이곳 은행을 자주 이용한다는 박모(43·신기동 부영3단지 거주)씨는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려고 설치한 구조물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시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한 상태에서 구조물을 설치해 운전자들이 도로를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이 더 늘었다"며 잘못된 행정을 질타했다.

그는 "이곳에서 무단횡단이 이루어지는 지역은 은행 앞쪽보다 반대편 상가에서 나오는 쪽인데 위치를 잘못 잡았다"며 현장을 확인하지 않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 비판했다.

그는 또 "이곳에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방호울타리가 아니라 보행자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여수경찰서 교통관리계 시설담당과 백선재 경장은 "방호울타리를 친 지 얼마 안되어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라며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방호 울타리가 있는지 각인되면 앞으로 무단횡단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100%가 다 만족할 수 있는 행정은 펼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데 개선 대책은 없느냐는 물음에 여수시 도로과 담당자인 최원혁 주사는 "방호울타리를 설치한 후 2중 주차가 줄어 들었다"며 "경찰서에서 요구해 몇 개월을 지켜보고 나서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해 당분간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68m 방호울타리가 설치된 이후에도 도로을 가로넘는 무단횡단은 여전하다.
 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68m 방호울타리가 설치된 이후에도 도로을 가로넘는 무단횡단은 여전하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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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은행(여천남지점)에 따르면 경찰서와 시청에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호울타리가 현금수송 및 은행고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바 울타리 중간에 통로를 내주던지 아니면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경찰은 중간에 통로를 내면 설치한 목적이 의미가 없고 횡단보도 규정 역시 횡단보도 거리가 200m 이내에는 중복 설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교통법 "횡단보도 설치 경찰의 의지만 있다면 법적문제 없다"

이에 대해 기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1조(횡단보도의 설치기준) 4항에 의하면 횡단보도는 육교ㆍ지하도 및 다른 횡단보도로부터 200미터 이내에는 설치하지 아니할 것. 다만,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간인 경우 또는 보행자의 안전이나 통행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도로교통법에 명시되어 있어 '의지만 있다면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시청로타리에서 뚜레쥬르 앞 사거리까지는 직선거리405m에 횡단보도가 4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는 200m 규정을 주장하는 경찰의 주장과 맞지않다. 교통사고 근절을 위해 방호울타리 설치는 끝났지만 이곳의 무단횡단은 여전하다. 전시행정이 시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것이다.


태그:#무단횡단, #방호울타리, #전시행정,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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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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