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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서울에 볼일이 있어도 버스-지하철 대신 자전거를 무조건 이용합니다. 인천에서 부천 또는 김포를 통해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를 따라, 서울 도심까지 쉼없이 달리면 2시간 안에 광화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대중교통이 편리해지고 도로 사정이 나아졌다 해도 이동시간이 1시간30분을 훌쩍 넘고, 자유로운 자전거를 이용하면 버스와 지하철(인천지하철-경인선-서울지하철 2호선)을 번거롭게 여러번 환승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솟는 교통비는 물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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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게 자전거는 다소 불편하고 느리지만 단순한 취미-레저용이 아니라 전천후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 어떤 곳을 가든 1년 넘게 자전거만 타고 다녀,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것도 이젠 식은 죽 먹기 입니다. 특히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길들을 몸소 경험하며 하나둘 알게 되면서, 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일, 서울 목동 SBS에서 일이 있어 찾아가는 길에 그간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데 큰 도움이 된 부천 오정구의 멋진 자전거도로 일부가 사라진 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2008년 11월 1일, 흔히 '철TB'로 불리는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지금은 자취를 감춘 시민방송RTV가 있던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찾아가는 길에 처음 마주한 자전거길입니다.

2008년 11월 처음 이용하게 된 부천 오정큰길의 멋진 자전거길
 2008년 11월 처음 이용하게 된 부천 오정큰길의 멋진 자전거길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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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불편한 자전거,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요

당시 평소 '자전거 지옥'이라는 인천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보지 못했던 근사한 자전거길에 놀랐고 참 부러워했었습니다. 그 이후 서울에 일이 있으면 오정큰길의 여유롭고 넓직한 자전거길을 이용해 서울 강서구 화곡역으로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 소중한 자전거길의 일부 구간이 난데없이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대체 무슨 공사를 한다고 양 옆의 자전거도로 모두를 줄이는지 서울로 향하는 길에는 몰랐지만, 볼일을 보고 밤길 목동에서 까치산역-화곡터널을 지나 다시 인천으로 향하던 중 "뚝" 끊긴 자전거돌 앞에서 그 사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기드문 자전거길이 도로공사로 사라지고 없었다.
 보기드문 자전거길이 도로공사로 사라지고 없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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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 없앤 공사가 무엇인지 서울로 올라갈 때는 알 수 없었다.
 자전거도로 없앤 공사가 무엇인지 서울로 올라갈 때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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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주차대와 벤치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자전거 주차대와 벤치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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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부천시가 계양구 서운동 봉화로와 오정구 삼정동 오정큰길 사이의 광역도로 건설을 위해 고가도로를 만들면서 주변의 자전거도로를 줄인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안전한 자전거길 대신 컴컴한 차도로 내려와 복잡한 공사현장을 피해가야 했습니다.

올해 정부나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외치면서 '기존 차도를 다이어트해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구간에서는 자전거도로를 줄여 고가도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많이 타라면서 정작 보기드문 자전거길을 줄이고, 자동차에게 편리한 광역도로와 고가도로를 만드는 모습이 참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심기 불편한 자전거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참 난감할 따름입니다.   

자전거길이 끊긴 구간에서는 차도로 내려와야 한다.
 자전거길이 끊긴 구간에서는 차도로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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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를 줄여 고가도로를 만들고 있었다.
 자전거도로를 줄여 고가도로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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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용자에게는 이만저만 불편한게 아니다.
 자전거 이용자에게는 이만저만 불편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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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 #자전거도로, #자전거길, #광역도로, #고가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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