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닭'과 '개'에 비유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을 "하나님 친 것"이면서 "노무현 대통령 죽음도 자살인지, 타살인지 검증해 봐야 한다"며 "피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살 한 것도 보통실력이 아니다"라고 설교한 김성광 목사(강남교회)를 보면서 솔직히 몸이 떨렸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기사만 보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직접 강남교회 누리집에 들어가 동영상을 직접 보았다. 처음에는 설마 설교를 그렇게까지 했겠는가 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처럼 설마가 사실이었다.

 

박 전 대표를 닭과 개에 비유한 것은 여성차별을 넘어 인격모독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하나님이 치신 것"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다. 목사가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목사도 대한민국 시민이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거나, 비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것 자체를 비판할 수 없다. 또한 사석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자기 정치철학에 따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민주시민이 가지는 권리이자 자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교를 통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에서도 금하는 것이지만 기독교 신학에서도 옳은 것이 아니다. 설교는 정치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시간이지, 목사 자신의 정치철학을 주장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성광 목사는 박근혜 전 대표를 모욕에 가까울 정도로 비난했다. 입장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면 된다. 어느 누가 김성광 목사를  '닭'과 '개'에 비유하면서 "대낮에도 시도때도 없이 자꾸짖는 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럼 잡아 먹어야지, 개가 도둑놈 보고만 짖어야지 오는 사람마다 짖어대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분이 잡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 말이 얼마나 인격을 모독한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하나님이 치신 것"이라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광 목사는 이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하나님이 치셔서 두 전직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하나님 이름을 빌여 두 전직 대통령을 모독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모독한 것이다. 아무리 두 전직 대통령이 김성광 목사 정치철학에 못마땅하더라도 하나님을 이용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같은 목사로서 이런 발언을 비판하는 것이 내 얼굴에 침뱉는 일임을 알고 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목사라 김성광 목사를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옹호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2009년이 저물어가는 이 때 한국교회와 목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교회가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회개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서 장로답지 못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누구를 비판할 입장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거룩성을 잃어버리고, 가난한 자와 소외 된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 가난한 자와 소외 된 이들을 말로만 챙기는 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해야지. 여성 정치인을 모욕하고, 전직 대통령 죽음을 하나님이 치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할 어떤 자격도 없다. 아니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목사는 사람을 모욕하는 자가 아니라 소금이요 빛임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태그:#김성광, #박근혜, #한국교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