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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교회(서울 대치3동) 홈페이지에 있는 김성광 담임목사 소개란.
 강남교회(서울 대치3동) 홈페이지에 있는 김성광 담임목사 소개란.
ⓒ 강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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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구국기도회 설교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개와 닭'에 비유하며 "잡아먹어라", "해본 게 뭐 있나, 시집은 가 봤나"는 등 망언을 퍼부은 김성광 목사의 설교가 한나라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회장 정광용)는 20일 오전 김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교회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나라당 평당원들의 모임인 '한사평'도 같은 날 정오 김 목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사모-한사평, 강남교회 앞 항의집회... "김성광 목사는 닭이냐, 개냐"

박사모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검은 십자가를 붙인 마스크를 쓰고 강남교회 입구에서 김 목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성광 목사님은 닭이신가요? 개이신가요?"라는 글귀나, 예수를 한 차례 배신한 베드로의 일화를 담은 마태복음 성경구절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정광용 회장은 이날 침묵시위에 대해 "김 목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전국 박사모를 동원해 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박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자질 미달인 목사 한 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 2000만 성도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됐다"고 김 목사를 맹비난했다. 또 "차기 유력 대선주자에게 시집 가 봤느냐니, 엘리자베스 여왕은 시집을 가봐서 대영제국을 건설했고, 마더 테레사는 시집을 가 봐서 21세기의 성인이 됐겠느냐"고 반발했다.

정 회장은 "강남교회 성도들이 나서 저런 목사를 교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정오 무렵에는 한나라당 평당원들이 몰려들었다. '한사평'은 강남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목사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비하 발언은 한나라당 내 분열을 조장하고 차기 유력 대권후보를 비방함으로써 한나라당이 재집권할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적 테러를 가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국회 내 언론이 주목하는 행사장에서 한 발언이라면 이는 분명 (특정 세력) 사주에 의한 특정인 죽이기 음모"라고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목자가 자신의 위치를 악용해 정치적 음해 발언을 함으로써 스스로 목자의 길을 포기하고 기독교 전체를 악의 수렁에 빠뜨렸다"며 "정치목사 김성광의 망언에 대한 공개사과를 거듭 촉구하며, 김 목사는 책임을 지고 교계에서 떠나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박사모와 한사평의 시위는 큰 충돌 없이 끝났지만, 일부 회원들은 교회 안까지 들어가 몇몇 신도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친박그룹, "사과 없으면 명예훼손 고발-대규모 집회 열 것" 경고 

이처럼 한나라당 안팎의 친박 그룹이 들끓으면서 김 목사의 설교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사모는 김 목사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또 전국 단위 항의집회도 조직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연대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전지명 대변인은 "개·닭 비유 발언은 목회자 이전에 인격적으로 안 돼 있다는 의심을 들게 한다"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김 목사의 태도에 따라 다음 행동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18일 논평을 통해 "정치테러, 음해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김 목사는 자신의 설교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태그:#김성광, #박근혜, #박사모, #한사평, #강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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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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