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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들의 헌혈증 2장이 있습니다. 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유품입니다. 10년이 넘도록 가슴에 품어 왔던 헌혈증을 이제는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증합니다."

 

3일 생명나눔재단은 성덕기씨가 사무실을 방문해 헌혈증 2장을 내놓으면서 한 말이라고 소개했다. 성씨의 아들(성경돈)은 10년 전 사고로 사망했다. 성씨의 말에 의하면 아들은 군생활하던 1996년과 1997년 두 차례 헌혈했고, 헌혈증을 갖고 있었다.

 

 

성덕기씨는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서울대에 합격했던 장한 아들인데 군 제대 후 학교를 다니던 중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말했다. 임철진 생명나눔재단 사무국장은 "성씨가 담담히 말을 꺼내셨지만, 헌혈증을 받고 그 사연을 듣게 되니 마음 찡 했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아들이 남기고 간 아들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헌혈증이지만 이제는 기증 할 수 있겠다 하시며 아들의 유품을 재단으로 기증해 주셨다"며 "10년이 넘도록 가슴에 품고 있었던 헌혈증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증해주신 성덕기씨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생명나눔재단은 최근 헌혈증이 부족해 회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헌혈증 기증을 당부했다. 그 문자메시지를 받은 성덕기씨가 재단 사무실을 찾아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헌혈증을 맡기고 간 것이다.

 

재단은 "재단으로 헌혈증을 기증해주시는 분들께서는 '꼭 좋은데 써주시길 바란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면서 "재단에서 지난 해 1000여장이 넘는 헌혈증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전달했다. 요즘 들어 재단으로 헌혈증 지원 신청을 하시는 분들이 늘어 재단에 있는 헌혈증이 거의 다 소진되어 회원들에게 헌혈증을 기증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생명나눔재단에는 갖가지 사연과 함께 헌혈증을 맡겨 오는 사람들이 있다. 김범진(32)씨는 "가수 '소녀시대'가 컴백하기에, 소녀들의 아름다운 노래가 저에게 힘이 되듯이 제 헌혈증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는 사연과 함께 직접 헌혈하고 모은 헌혈증 50장을 재단에 보내왔다.

 

또 이성미씨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를 위해 모았던 헌혈증 91장을 재단에 맡여 오기도 했고, 삼성테크윈은 200장의 헌혈증을 기탁했다.

 

생명나눔재단은 "많은 분들이 헌혈증을 통해 난치병으로 생사를 오가며 힘겹게 생명의 끈을 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셨다"면서 "기증해주신 헌혈증은 난치병으로 생명을 구하는 희망이 될 것이다. 난치병으로 투병중인 환자에게 전달하여 귀하게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헌혈증, #생명나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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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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