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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아크릴판이 세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자는 아크릴판이 세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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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독자의 시선은 예리합니다. 기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내용을 파악해서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독자가 있어서 기자는 더 완성도가 높은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국순당 횡성공장 취재를 갔습니다. 막걸리의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해서 전국의 막걸리 술도가를 취재하는 <막걸리 기행>을 기획했고, 그 첫 순서로 국순당을 찾아간 것이지요. [☞ 관련기사: 생막걸리 유통기한 90일도 가능해요]

기사를 출고한 뒤, 한 독자가 국순당의 생산현장의 위생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아고라>에 올리고, 전화를 걸어 알려주셨습니다. 이 독자는 국순당의 생산현장과 관련해서 "술 제조회사 중에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국순당에서 위생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다"며 "이 정도 수준이라면 객주집 술도가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독자는 이 문제와 관련, 국순당 측에 항의전화를 했고, 원주지방국세청에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독자는 기사에 함께 게재된 사진을 보고 생산현장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현장직원이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위생모를 쓴 상태에 문제가 있다, 의자 바닥에 담요를 깔고 있는데 보풀이 날아다니면 술 속으로 빠질 것 같다, 붉은색 고무장갑은 세척용으로 식품공장에서는 착용을 삼간다, 공장 바닥이 식품공장으로서의 면모를 상실한 것 같다,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부품을 모아 정리하는 창고가 없는 것 같다, 아크릴 물 튀김 방어 케이스는 세척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

제가 취재를 하러 생산현장으로 들어갈 때, 하얀 가운을 입고, 머리 전체를 가릴 수 있는 하얀 모자와 신발을 감싸는 종이신도 신었습니다. 에어샤워 과정도 거쳤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겼지만 독자의 지적은 달랐습니다.

독자의 문제 지적에 대해 국순당 관계자가 해명을 했습니다. 국순당 관계자는 "위생복의 경우 착용을 했고, 직원들이 현장에 들어갈 때면 에어샤워를 하기 때문에 위생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위생모 착용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 시정 조치했으며 의자 밑에 깔고 앉았던 담요 역시 문제가 있어 조치를 취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생산라인과 관련된 부품은 따로 창고를 마련해서 정리하겠다"고 밝히고, "고무장갑은 생산과정이 아니라 불량품을 골라내서 처리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독자는 타당한 지적을 했습니다. 생산현장의 위생 관리는 몇 번을 되풀이해서 강조해도 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식품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언제 어느 때 현장을 방문하더라도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떳떳이 내보일 수 있어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소비자 또한 기업을 믿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막걸리 열풍이 불고 폭발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독자의 지적처럼 막걸리 생산현장의 위생상태가 '객주집 술도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막걸리 열풍이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지속되지 위해서는 양질의 막걸리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위생관리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태그:#국순당, #위생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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