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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의 'MB코드 행보'가 다시 여론의 입길에 올랐다.

 

군 당국이 거센 파도 등 악조건 속에서 천안함 승조원들의 수색작업에 나서 남기훈 상사의 시신을 발견한 3일 오후 정 총리가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을 방문한 걸 두고 "천안함 승조원 구조보다 4대강 사업이 중요하냐?"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앞서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3월 31일에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녹색성장'과 관련된 행사('국방 녹색기술 심포지움')에 참석해 축사를 한 사실도 이날 드러났다.

 

정운찬 총리 "4대강 사업 완료되면 우리 강들 큰 어항 된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경남 창녕군 함안보와 양산시 물금취수장을 방문해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으로 인한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낙동강 원수의 오염 등의 논란이 있지만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의혹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거듭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50-60년대 우리나라가 산림녹화사업이라는 국가적 사업을 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성공한 국가로 인식됐다"며 "이제 하천도 좋게 만들겠다는 사치를 부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마다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홍수문제도 작은 비용을 들여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친수환경을 만들어 산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살리는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총리는 "지금이 작은 어항이라면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강들은 큰 어항이 된다"며 "어항이 커야 물고기들이 깨끗한 물에서 자랄 수 있다"고 '4대강 어항론'을 새롭게 피력하기도 했다.  

 

정 총리가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사고에 이어 민간어선 전복사고까지 일어났는데도 총리가 이명박 정권의 핵심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 홍보에 나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선 침몰로 백령도 어민들이 눈물짓고, 남기훈 상사 시신 떠오를 때 정운찬은 함안보 현장에서 '4대강사업 최소 비용 최대 효과'라 삽질(을) 격려(했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 총리의 '4대강 어항론'과 관련) 흐르지 못하는 어항의 물이 썩는 것은 왜 생각을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제주 4·3 희생자 위령제 불참... "정부의 4·3 홀대 심하다"

 

한편 정 총리는 한 준위 영결식 참석으로 인해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62주년 제주 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정 총리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대신 낭독한 추도사에서 "정부는 4·3사건의 역사적 교훈을 승화시켜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더욱 노력해 나가고 있다"며 "희생자 여러분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그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4·3평화기념관이 문을 열고 '희생자 각명비'와 '행방불명인 표석'을 세운 것도 그런한 노력의 일환이고 유해를 안치할 '봉안당'도 곧 건립될 예정"이라고 현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제주 4·3항쟁을 지나치게 홀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은 "오늘 정부를 대표해 정운찬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행사 참석으로 불참하게 된 데 대해 우리 유족들의 불만이 많다"며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돌아가서 오늘 이 자리에서의 나온 유족들의 한 맺힌 절규를 반드시 전해 달라"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4·3유족회 청년회원 10명도 권태신 실장에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제주4·3에 대한 홀대가 심하다"며 "국무총리가 오기로 했는데 해명조차 하지 않고 어떻게 불참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태그:#정운찬, #함안보, #천안함 침몰사건, #물금 취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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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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