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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풍', '4대강풍', '천안함풍', '검풍', '북풍', '노풍'...

바람 잘날 없었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풍선(風選)'에 비유하는 이유다. 6·2지방선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언론은 바람의 향방을 쫓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바람이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온갖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한 명의 유권자가 여덟 명의 지역일꾼을 뽑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가 코앞에 바짝 다가왔는데도 언론은 아직도 바람 앞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전국 6·2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 활동에서 잘 읽힌다. 지난 4월 발족한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은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경기, 강원, 경남, 광주전남, 대전충남, 부산, 전북, 충북)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 및 시민단체 구성원들로 구성돼 전국 또는 지역종합일간신문과 방송의 선거관련 뉴스를 매일 모니터링하며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왔다.  

지난 4월 1일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가동돼 전국 각 지역에서 선거보도에 대한 감시와 비판 시스템이 매일 작동됐다.
▲ 6.2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 발족 지난 4월 1일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가동돼 전국 각 지역에서 선거보도에 대한 감시와 비판 시스템이 매일 작동됐다.
ⓒ 6.2지방선거보도모니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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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4월 1일 오후 2시 대전 '풀뿌리사람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10개 지역에서 선거보도의 기준을 만들고 바람직한 정책을 제안하겠다"며 "이를 통해 고질병처럼 지적돼왔던 각종 선거보도 문제점을 어느 때보다 강한 목소리로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유권자 중심의 좋은 보도 유형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언론의 고질병을 치유하고 언론의 희망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다시 반복됐다. 한국 언론의 선거보도 특성과 문제점들이 모니터단 활동에서 잘 드러났다.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피상적, 편파적 선거보도에 치중하는 언론이 눈에 띈다. 국내 언론들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여준 선거보도 행태와 문제점들을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 활동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역시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서울] "'북풍'에 쏠린 방송3사, 조·중·동은 색깔 공세"

(사)민언련이 선거보도 관련 논평 보고서를 지난 4월 6일부터 거의 매일 발표해 왔다.
▲ 불공정 선거보도 '꼼작 마' (사)민언련이 선거보도 관련 논평 보고서를 지난 4월 6일부터 거의 매일 발표해 왔다.
ⓒ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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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니터단은 4월 6일부터 5월 22일까지 38건의 선거보도 모티터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매체는 서울에 본사를 둔 전국종합일간지와 지상파방송. 모니터단은 이들 언론이 매일 공급한 뉴스를 분석했다. 천안함이 언론에 가져다 준 '북풍' 프레임이 가장 많이 도마에 올랐다. 6·2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고 조사결과 발표는 해묵은 '색깔'과 '이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조선> <동아> <중앙> 등 3대 보수신문이 가장 앞장섰다.  

모니터단은 "정부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 천안함 침몰 사건의 조사결과를 발표한데 대해 <조·중·동>은 민주당 등 야당들이 '북한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야권이 선거에 몰두하느라 국가안보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지나친 '색깔공세'를 다른 신문들과 비교·분석했다. 

정부의 천안함 결과 발표로 '북풍선거' 흐름이 조성되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쪽과 책임을 야당에 물으며 안보위기와 대결·긴장국면을 부추기는 쪽으로 대별되었다. 20일 서울에서 발행된 신문들의 기사와 사설 제목에서 그 차별성이 묻어났다.

한나라 "야당, 국가관 불안하다" -<조선일보> 4면
안보가 먼저냐, '선거 장사'가 먼저냐 -<동아일보> 사설
북한에 면죄부 주려는가 -<중앙일보> 사설

'북풍'에 휘말리는 선거 안 돼야 -<한겨레신문> 사설
'북풍 선거' 우려 -<경향신문> 1면
"천안함 사고 전 정권에 책임" "선거 전 발표는 정치적 의도" -<경향신문> 4면

"'북풍'에 쏠린 방송3사, 선거보도는 '가뭄에 콩'이다"는 비판도 22일 모니터결과에서 함께했다. 20일부터 본격적인 지방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방송3사 선거보도는 정부의 '천안함 발표'에 뒷전으로 밀렸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KBS는 4건, MBC는 5건, SBS는 4건의 선거보도를 했을 뿐이다. 방송3사 모두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후보들의 선거운동 스케치성 보도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여야의 주장을 전했다. MBC와 SBS는 정책보도를 각각 1건씩 다뤘고, KBS는 후보자들의 '이색선거운동'을 소개했다. KBS는 정책관련 보도가 전무했다."

게다가 KBS는 천안함 조사발표 사흘 뒤인 23일 서해교전을 다루는 특집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모니터단은 방송사와 시민단체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번 특집편성은 지난 17일 오후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북한의 어뢰 스크루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되면서 천안함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해 방송하라는 사측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사마다 제각각으로 보도된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지난 13일과 14일 이뤄진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50.8%)가 한명숙 후보(28.0%)를 22.8%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조선일보>·<한국갤럽>의 지난 15일 조사결과는 오 후보 47.0%, 한 후보 35.1%로 격차가 11.9%로 절반에 그쳤다.

모니터단은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한 것이 기관마다 조사 방식이 다르고 응답률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조사기관과 언론사는 조사 방법별 특수성과 오차 등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제작한 홍보 동영상이 여성을 비하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더 큰 논란은 언론의 보도행태다. 모니터단은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용으로 제작한 홍보 동영상이 여성을 비하한데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각각 4면과 5면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다. 그러나 <조·중·동>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혹평을 가했다.

[경기] "같은 여론조사 보도 신문에 따라 다르게 편집... 이럴 수가"

경기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지역신문들을 비교하며 문제점들을 잘 파헤쳤다.
▲ 상세한 선거보도 비교 경기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지역신문들을 비교하며 문제점들을 잘 파헤쳤다.
ⓒ 경기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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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못지않게 관심이 높은 곳은 바로 경기도지사 선거였다. 특이 야권후보 단일화 이후 지역 언론사들의 선거보도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지역 여론조사 보도가 잦은 구설수에 올랐다. 이 지역 언론사들은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17일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여론조사를 위해 <경기일보> <중부일보> <기호일보>는 공동으로 (주)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했다. 또 <경인일보> <경기방송> <OBS>는 공동으로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결과를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모두 15일 하루에 전화면접으로 1000명을 조사했다. 그런데 지지도에 차이가 나고 같은 여론조사 보도가 신문사에 따라 다르게 편집됐다. 경기지역 모니터단은 이 같은 사실을 낱낱이 공개하며 의도를 문제 삼았다.

모니터단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경기일보>는 17일 1면에 '경기지사 김문수 45.6% 독주...유시민 31.7%'란 제목으로 보도하여 김문수 후보의 독주를 강조하고 심상정 후보는 제목에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교육감의 경우 '도교육감 김상곤>강원춘>정진곤, 부동층 67%'으로 지지율을 보도하지 않고 부동층을 강조했다.

반면 같은 조사결과를 <중부일보>는 17일 1면 '김문수 45.6% 유시민 31.7% 심상정 2.7%'로 심상정 후보까지 보도했으나 '당선가능성 김문수 60.7%, 유시민 23.1%'을 보도하여 역시 김문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경인일보>는 17일 1면 '김문수 46.1%, 유시민 38.9%, 진보 심상정 2.7%...부동층 12.3%로 줄어' 기사에서 "단일화 성공 이후 한 달 전과 비교 격차 좁혀졌다"고 보도, <경기일보>의 '독주'와 <중부일보>의 '당선가능성 60.7%'와는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다.

공직선거법 108조 5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하는 때에는 조사 의뢰자와 조사기관·단체명, 피조사자의 선정방법, 표본의 크기, 조사지역·일시·방법, 표본오차율, 응답률, 질문내용 등을 함께 공표 또는 보도해야 한다.

그런데 경인지역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는 공직선거법 108조 5항에 규정한 응답률과 질문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률이 낮을 때는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고 이는 실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모니터단에 의해 제기됐다.

경기지역 모니터단은 "한 주간 동안의 여론조사 보도를 보면 한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을 줄곧 제기하면서 신중한 보도와 균형 잡힌 선거보도를 거듭 촉구했다.

[대구·경북] "특정 후보 띄우기 너무 해... 공정성·형평성 위배"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 활동이 선거기간 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했다.
▲ 선거보도 이래도 관찮을까?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 활동이 선거기간 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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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언론대구시민연대와 대구․경북미디어공공성연대 등이 함께 활동한 이 지역 모니터단은 4대강과 지역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이행 점검을 비롯해 선거보도의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 등을 모니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부 지역신문이 선거를 앞두고 몇몇 후보를 지면에 과도하게 부각, 선거보도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침해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영남일보>는 지난 5일, '교육위원도 선거로 뽑습니까?'란 제목의 기사에 수성·달성군에 출마한 특정 교육위원을 사진으로 부각, 6·2지방선거보도 대구경북 모니터단으로부터 지적받은 바가 있다"는 모니터단은 "대구경북권의 교육위원의 경우 각각 5개 선거구에 20명, 14명의 예비후보들이 등록,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됨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사는 수성구·달성군 선거구에 출마한 모 예비후보(전 달성교육장)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다시 지적했다.

특정 후보 띄워주기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경북매일>5월 16일 1면에는 '가봐야 할 곳 많은 국회의원·광역단체장 "몸이 열 개라도 부족"'을 통해 선거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김태환, 강석호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인 김관용씨를 사진으로 부각시켜두고 있다"며 "국회의원과 도지사 후보가 같은 기준으로 사진이 게재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중간제목에 '김관용 경북지사'로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모니터단은 선거보도 '좋은 예'와 '나쁜 예' 유형을 공개하기도 했다.

선거보도 '좋은 예' … 끊임없이 유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선거보도 '나쁜 예' … 끊임없이 후보에게만 시선을 고정, 그들의 행보만 따라간다.

현역 단체장에 대한 언론사들의 '무한 애정'도 비판과 감시의 눈을 피하진 못했다. 5월 17일 모니터단은 "후보들에 대한 공약정책 검증 없고, 선거쟁점이 되는 이슈에 대한 기획취재가 없는 지역신문 뉴스가, 대구시장 및 경북도지사에 대한 평가보다는 '무한 애정'을 지면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며 "유권자는 없는, 후보 특히 현직 광역단체장 후보들만 주목받는 선거보도가 시작되었다"고 <영남일보>와 <매일신문>의 '상호 협조(?)'적 보도행태를 꾸짖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모니터단은 "정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 홍보총력전을 계획했던 20일 즈음에, 낙동강 중상류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낙동강 하류지역 신문인 <부산일보>의 행보는 사뭇 달랐다"며 이렇게 꼬집었다.

"결론부터 요약하면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정부의 4대강 홍보 쪽에 무게를 둔데 반해, <부산일보>는 기자들이 직접 낙동강공사구간을 답사하면서 현장 기사와 함께 이 사업에 대한 찬반양론을 제시하면서 독자에게 최종 판단을 맡기고 있었다."

[대전·충남] "정책선거에는 뒷짐 진 채 비방 폭로전만 부추겨"

지역언론이 정책선거에는 뒷짐 진 채 비방 폭로전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전충남 선거보도 모니터단은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공식 후보자 등록이 끝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지역신문의 보도는 후보자들의 정보와 정책을 보도하거나 검증하는데 뒷짐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신문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상호 비방, 폭로전과 노풍·북풍·세종시풍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선거바람'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사례를 들어 비판했다.

<대전일보>는 5월 17일자 1면 머리기사로 '노풍·북풍·세종시풍…바람 불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방선거 판세를 분석하면서 이른바 '선거바람'이 어느 정도 나타날지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충청투데이>도 이날 1면 '비방 폭로전·난타전 위험수위'란 제목을 뽑고 "비난·비방전은 여·야 후보 구분 없이 가세하면서 물고 물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현직 프리미엄 누리는 자치단체장', '부실한 선거보도 언제까지 이어질까?', '추측성 판세분석 오보성 보도로 전락' 등의 모니터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이번 지방선거의 다른 점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이 쉼 없이 작동했다는 점이다.  

이 지역 모니터단은 "지방선거보도를 지역신문의 생존문제로 접근하길 바란다"는 충고도 늘 빠뜨리지 않았다.

[충북] "로또 교육감이라 부르는 언론, 무책임하다"

충북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무책임한 언론의 선거보도를 질타했다.
▲ 로또 교육감? 충북지역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단이 무책임한 언론의 선거보도를 질타했다.
ⓒ 충북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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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에 등장한 이색 용어 중 하나는 '로또선거', '제비뽑기선거' 등이다. 정당과 무관한 교육감 선거를 일컬어 언론이 앞다퉈 각인시킨 용어다. 충북지역 선거보도 모니터단이 이 문제를 잘 짚었다. 17일 '로또 교육감이라 부르는 언론, 무책임하다'란 제목의 선거보도 일일브리핑에서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 상관없이 치러지게 된다"며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 혹은 무지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용지 추첨이 중요하다는 언론의 보도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충북지역 모니터단은 "<충청타임즈> 6면 '김석현 '로또' 이기용 '안심' 김병우 '침울''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이기용 후보는 2번을 배정받음으로써 민주당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에 의한 '깜깜이 표'를 더할 수 있게 됐고, 중도를 표방하는 김석현 후보는 1번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표를 덤으로 얻는 행운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쓰고 있다"며 "언론이 나서서 이런 식으로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뜩이나 선거를 게임이나 전쟁처럼 인식하게끔 하는 언론의 보도태도가 문제로 제기 되고 있는데,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서는 아예 대놓고 묻지마 투표니, 로또니 라고 표현하고 있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육감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검증은 물론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 검증이 더욱 필요하다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아울러 충북 모니터단은 20일 '양강구도'를 고착화시킨 여론조사 보도도 문제점 대열에 올렸다.

"KBS와 MBC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보도 방식은 상이 했다. KBS의 경우 여론조사결과를 화면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양강구도를 고착화 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상 1·2위 후보의 사진만을 화면에 제시하고 나머지 후보들은 자막 처리하여 두 후보를 부각시켰다. 1·2위 후보간 격차도 숫자로 자막 처리하여 부각시켰다. 지역별, 연령별지지도를 비교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1·2위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제외시켰다."

[광주·전남] "민주당 기사로 도배... 선거정보 불공정하게 전달되고 있다"

이 지역에선 편파성 보도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민주당 띄우기 보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거세다. 광주전남 모니터단은 지난 18일 2차 모니터 보고서에서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광주지역 신문들의 민주당후보 띄워주기 기사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모니터 신문의 대부분이 민주당 관련 기사로 도배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후보 및 정당에 대한 정보가 불공정하게 전달되고 있다"고 사례를 지적했다.

"<전남일보> 10일, 선거관련보도 16개중 민주당의 소식만 일방적으로 보도한 기사가 7개에 이른다. <광주일보> 12일, 선거관련보도 15개 중 민주당 보도가 5개이다. 나머지 기사의 내용과 분량도 민주당에 관한 소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앞서 모니터단은 지난 11일 내놓은 1차 모니터 보고서에서도 민주당 공천에 올인하는 언론의 선거보도 행태를 이렇게 꾸짖었다. 

"광주전남지역 신문들의 5월 첫째 주 보도를 살펴보면 민주당 공천 관련 보도가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이한 점은 6·2지방선거를 민주당과 반민주의 대결로 나눠보았다는 점이다. 반민주의 대상을 신문마다 다른 조합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무소속 연대, 진보정당의 연대, 국민참여당, 한나라당 등이 그 대상이다."

[전북] "공약은 만발, 공약 검증은 소홀...네거티브 보도만"

'공약은 만발하지만 공약 검증은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북지역 선거보도 모니터단은 "후보등록과 함께 도지사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 봄날 꽃피듯 만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기사 대부분은 후보 진영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 근거해 받아쓰는 수준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고 혹평했다.

또한 지역 방송사들의 알맹이 없는 피상적 선거보도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이 지역 모니터단은 "지역방송은 하루 보도량의 약 절반을 지방선거 관련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며 "방송사들이 '기획보도'라는 타이틀을 달고 선거 보도에 나서고 있지만 토론회 요약보도가 후보자 정책 나열에서 끝나고 있을 뿐 후보자간의 차이점이나 변별성을 높이는 데는 사실상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네거티브 선거보도로 유권자들의 불신과 냉소주의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감 선거가 네거티브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는 이 지역 모니터단은 "문제는 교육감 선거를 정책선거, 포지티브 선거로 이끄는 데 앞장서야 할 지역신문이 오히려 네거티브 선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1인 8표제 '어렵다' 지적 말고 친절한 설명을"...투표 참여 촉구

부산지역 선거보도 모니터단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끄는 데 언론이 앞장서줄 것을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1인8표, 어렵다 지적 말고 친절한 설명을'이란 논평 제목에서 읽혀진다. 

또한 "지역 언론의 선거보도는 여전히 한나라당, 민주당 중심 행보가 주를 이루면서 '유권자 참여'를 이끌어낼 참신한 기획은 부족하다"는 모니터단은 "부산시장 후보등록과 민주당 경선 확정으로 본격 선거전이 시작됐다며 이후 선거 전망, 판세분석, 후보 행보와 관련된 보도가 이어졌으나 군소후보의 자리는 여전히 없다"고 전제했다.

선거보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지역 언론의 부산시장 후보 행보 보도는 많이 아쉽다"며 "9명이 경쟁하는 교육감 예비후보의 경우 동등한 지면과 시간을 할애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명확한 기준 없이 기존 관행에 기대어 보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문제 제기했다. 모니터단은 결국, 투표방법의 복잡함을 언론이 잘 설명해서 투표에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하게 해 줄 것을 당부한다.

"1인 8표제는 유권자에게 낯설고 어렵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금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이다. 언론에서 투표방법의 복잡함을 반복 보도할 게 아니라 투표방법을 소개하고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의 보도를 해야 한다. 특히 투표 과정을 영상이나 지면으로 친절하게 소개하는 보도는 유권자들에게 꼭 필요하다."

[경남] "특정당 위주 편파보도, 공정선거에 별 도움 안 돼"

경남지역 선거보도 모니터단도 특정당 부각에 열을 올리는 지역언론의 보도태도를 중점적으로 감시․비판했다. 한나라당에 지역신문이 초반부터 많은 지면을 할애한 때문이다. 지난 4월 이 지역 모니터단은 지역신문 선거보도 사례로 들며 "한나라당이 지니는 지역정서가 지지도로 인해 공천= 당선이라는 수식을 언론에서 조장하는 듯한 인상마저 풍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왜 언론에서 특정정당의 공천과정이 시시콜콜 지면의 주요 뉴스로 장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단지 경쟁력이 있는 유권자 관심 사안으로 둘러 댈 일이 아니다"고 지적한 모니터단은 "한나라당 당내 공천이 연일 주요뉴스로 장식되어 있는 것은 선거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조차 가늠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특정당만 부각시키는 언론의 보도는 하나의 뉴스거리가 될지 모르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특정정당 개별 사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태그:#선거보도, #모니터단, #6.2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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