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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은 있어도 나쁜 책은 없다. 어떤 책에서도 스승 또는 반면교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께 독서를 권한다. 책이 여러분을 끌어올려 줄 것이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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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많이 하고, 간혹 재판을 받은 사람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판사로 알려진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제2행정부)가 '책을 고르는 기준'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문 판사는 26일 자신의 블로그(착한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책을 어떻게 고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면서 그 답변을 해놓았다.

그는 피고인한테 책을 선물하는 판사로 알려져 있다.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 부장판사로 있을 때 특히 그랬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투숙했던 숙박업소에서 불을 질러 방화미수 혐의로 구속되었던 30대한테 선고에 앞서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라는 책을 선물했다.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던 20대 청년한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선물했다. 또 그는 환각물질 흡입으로 재판을 받은 20대 청년한테는 책 <마시멜로 이야기>를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을 많이 읽는 그는 '무지를 극복하기 위하여', '무경험을 극복하기 위하여', '무소신을 극복하기 위하여'라고 그 이유를 밝힌 적이 있다. 이번에는 책 고르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문형배 부장판사가 읽을 책을 고르는 첫째 기준은 '저자'다. 그는 "저자를 보고 고른다"면서 "어떤 이가 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으면, 그가 쓴 책은 눈에 띄는 대로 사서 읽는 버릇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았다.

"예를 들면 고 장영희 교수의 <내 생애 단 한번>을 읽고 감동받아, <축복>,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는 식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저자는 다음과 같다. 즉, 신영복 교수, 정민 교수, 유시민 전 장관, 소설가 김훈, 오지 탐험가 한비야,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다음 기준은 '주제어'다. 그는 "제목이나 문장을 검색하여 관심있는 주제어가 들어간 책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즐겨 찾는 주제어는 '정의', '소통', '성찰', '역사', '철학', '인생', '여행', '행복'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준으로 고른 책은 다음과 같다. 즉, <정의란 무엇인가>, <서양철학사>, <인도여행>, <행복의 정복>, <무지개원리>,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등."

"책 선택에 실패한 적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그는 "이런 기준으로 책을 골라 읽으면서 후회하는 책이 제법 있다. 그러나 산 책은 다 읽는다"고 답했다.

"재미가 없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책에 대하여는 독후감을 쓰지 않음으로써 복수를 한다. 이 블로그에 올린 책은 이중으로 검증을 거쳤다고 보면 된다. 지금껏 읽은 책은 세워보지는 않았지만, 1000권 정도 될 것 같다."

문 부장판사는 책을 고르는 장소에 대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여 고르는 경우가 많고, 가끔 서점에 가서 고른다. 베스트셀러 항목과 새로나온 책 항목을 많이 참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독후일기를 블로그에 쓰고 있다. 독후감을 쓰는 이유에 대해, 그는 "독후감을 쓰다보면 책 내용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고, 글쓰기 훈련이 되며, 블로그에 저장을 해 놓았다가 다른 글을 쓸 때 인용하기가 쉽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태그:#문형배 부장판사, #독서일기, #부산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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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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