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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ㆍ보궐선거를 불과 6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계양<을> 선거구에서 야권단일화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인천지역은 6.2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초로 야권연대와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고, 그 기세를 몰아 단일후보 전원이 당선됐다. 이런 경험이 있는 인천의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선거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가운데 야권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호웅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22일 "이번 재․보궐선거는 미니(mini) 총선이다. 타 지역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계양<을>이 이번 선거에서 최후의 저지선이 될 것"이라며 "6.2지방선거에서 MB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 내려졌지만, 여기서 지면 동력을 잃게 된다"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21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고위 당직자는 20일 회동해 계양<을> 재선거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다. 두 당은 '6.2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 정신을 살려 오만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야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단일화 방식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민주당은 민주당 후보의 더 높은 당선 가능성을 들어 민노당 측에 양보를 요구했지만, 민노당은 '낙하산 공천'한 후보를 위해 양보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년 지킨 인천, 낙하산에 단일화 양보는 억울"

 

민주당이 더 높은 당선 가능성을 내세워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해줄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터무니없는 요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희갑 후보는 서울시의회 의원을 두 번 역임했으며, 200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양천구청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2004년 총선에서는 양천<갑>에 출마했다가 원희룡 의원에게 패배했다.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남구에서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했다.

 

민노당 인천시당 핵심 당직자는 "20년 동안 인천에서 노동, 여성, 무상급식 운동을 진행해온 박인숙 후보가 송영길 인천시장과 고교 동창이라고 낙하산 공천된 후보에게 양보한다는 것은 정치적 명분을 잃는 행위이며,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이 다음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양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는 모든 명분을 민주당이 이미 버려 놓고 지지율이 더 높다고 양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도 설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처장은 "7.28 재보선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민주당의 낙하산 공천으로 인해 선거연합 논의 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한 뒤 "만약 계양<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그것은 지역 정서를 거스르는 등 민주당의 오만한 행위가 유권자들에게 심판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단일화하면 무조건 승리하는데 ...

 

계양<을> 지역은 송영길 인천시장이 3선한 지역구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등 야당세가 강한지역이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이틀 동안 계양<을> 선거구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김희갑 후보가 27.1%,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22.3%의 지지율을 보였다.(ARS, 오차범위 95%, 신뢰수준 ±4.0%p)

 

하지만 민주당이 '낙하산 공천을 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고, 투표가 휴가철에 실시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심할 경우 투표율이 10%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역대 선거를 봤을 때 투표율이 높아야 야당에게 유리했다.

 

민노당 박인숙 후보 선거운동본부 측은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7~18일 계양<을> 유권자 7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34.9%로 민주당 김희갑 후보(33.6%)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적극 투표 층'에서 지지율은 이상권 후보가 43.6%로 김 후보(34.2%)를 9.4%p 앞서고, 박 후보의 지지율은 10.6%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34.3%, 민주당 35.9%, 민주노동당 8.3%, 자유선진당 3.9%, 국민참여당 2.1%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ARS, 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7p)

 

야권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김희갑 후보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통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이제는 지역을 발전시킬 적임자가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한 뒤 "시장,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시정, 구정과 정책 공조해 계양을 발전시킬 적임자는 김희갑 후보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민노당 후보로 야권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는 주장일 뿐이고, 공천도 절차를 통해 받은 만큼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는 유세차량도 제작하지 않고 중앙당 지원 등도 받지 않은 속에서 밑바닥 민심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도 '민주당 낙하산 공천'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두 번에 걸친 낙선에 따른 동정심을 자극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 후보는 노인정, 바자회, 시장 방문 등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높은 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나라당 조진형(부평갑) 국회의원은 "최원식, 이기문 (예비)후보가 공천되면 어렵다고 보았는데, 김희갑 후보가 공천돼 (이상권 후보) 선거 캠프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휴가철로 인해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만큼 10년 동안 지역을 지켜온 이 후보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을 재보선, #이상권, #김희갑, #박인숙, #낙하산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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