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국철1호선 명학역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을 매입하면 우리 만안구에도 평촌에 버금가는 큰 공원이 생깁니다. 매매 계약까지 한 것을 안양시가 파기해 난개발이 우려됩니다. 균형발전을 통해 만안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뜻을 전달합시다. 여러분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

안양시 만안구 주민들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매입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상용. 이하 검역원 비대위)를 결성하고 이날 처음 거리로 나와 국립수의과학원 매입 취소에 따른 감사청구와 매입 촉구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안양시장이 의회 민주주의 근간 뒤흔든다' 기사 참고)

이날 거리 서명과 홍보전에는 안양6동 주민들과 한나라당 전·현직 시·도의원 등 40여명이 참여해 어깨띠를 매고 "국립수의과학검역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만들자"고 외쳤다.

검역원 비대위는 배포한 홍보물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 취소로 만안구의 난개발을 조장하고 위약금으로 100억 원 이상의 시민혈세를 낭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역원 부지 매입 취소 결정과정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므로 이제라도 검역원 매입 포기 선언을 즉각 취소하라"고 안양시장에게 촉구했다.

또 "안양시의회 의결 없이 일방적으로 검역원 매매계약을 포기·선언한 것은 관련법규 위반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검역원 부지 매입 결정 취소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의견을 무시한 행정을 즉각 중지할 것과 행정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역원 부지 매입 안 하면 법정투쟁도 불사"

김상용 검역원 비대위 위원장은 "만안구와 동안구 균형발전과 안양시 100년 대계를 위해서는 그 노른자 땅을 꼭 매입해야 한다"며 "앞으로 10만명 서명을 목표로 안양 전역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고 시장이 우리 요구를 거부하면 법정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심재민 안양시의회 의원은 "시민들의 검역원 부지매입 찬성 운동을 지원하고, 검역원 매입 취소안이 의회 총무경제위에 상정되는 걸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 의원은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경우 대응책을 묻자 "현재까지 95억에 대한 이자 1억 2천만 원, 연체료까지 합치면 3억4~5천만 원 정도의 시민혈세를 내야 하고, 국토부나 검역원이 위약금을 청구한다면 100억~120억 원 물어주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감액을 시키겠다고 하지만 손해배상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9월 2일 안양시의회에서 또다시 뜨거운 설전 예상

한편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전체부지 5만6309㎡(건물 27개동 2만8천612㎡) 규모로 전체 부지중 3/4 정도가 1종 일반주거지역이며 만안로 도로변 1/4은 상업지역이다. 특히 안양시 2020년 시(市)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검역원 부지를 공원 용도로 명시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난 2005년 6월 지방이전대상 공공기관으로 확정돼 오는 2012년 경북 김천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안양시는 해당 부지을 공원과 복지시설 및 기업지원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매입을 추진했다. 이후 2008년 12월 19일 안양시의회 공유재산 심의·의결을 통해 매입을 결정하고 2009년 5월 4일 행안부 중앙 투·융자 심사도 받았다.

안양시는 국토해양부와 공동 감정평가를 통해 1293억원에 매입키로 하였다. 시는 계약금 129억 원을 확보했으며, 2010년 5월 31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로 시장이 바뀌면서 취임한 최대호 안양시장이 두차례 계약금 납부 연기를 요청했다. 이후 7월 29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는 다음날인 7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양시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검역원 부지 매입 취소를 발표했다.

이에 안양시의회는 8월 13일 긴급임시회에서 검역원 부지매입 결정 취소에 관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상정했으나 22명 재적의원은 민주당·국민참여당 13 : 한나라당 9로 부결처리됐다. 검역원 부지매입 취소 건은 9월 2일 임시회에 상정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도 뜨거운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