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씨의 남편 윤승호 성균관대 교수가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코미디언으로서 남고 싶은 김미화의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제발 놔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본질은 '누가' 말을 전했냐가 아니고 '블랙리스트' 자체임에도 KBS와 경찰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편향 수사 초등학생도 감지할 수 있어"

윤씨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4월 6일자 성명서 '윤도현, 김제동 그리고 김미화, KBS에 진정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가'를 경찰에 제출하였고, 무형형태의 블랙리스트 존재와 관련해 KBS의 PD·기자·조합원 등 복수의 '실명' 직원들과 언론매체의 인터뷰 내용을 확인해 드렸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이 모든 것은 지난 4월에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김미화가 발언을 남긴 7월의 상황이 아니라고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4월엔 리스트가 있었는데 3개월 만에 없어졌다는 것이냐"며 "(경찰의) 편향적 수사를 초등학생도 감지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윤씨는 소송의 주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고소인은 'KBS'이고 피고소인은 김미화인데, KBS는 도대체 '누구'냐"며 "헌법에 'KBS 모독죄'라는 게 있다면 몰라도 국가조차도 한 국민을 제소할 수 없는 상황에서 KBS가 시청료를 내는 한 국민에게 형사소송의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 바른 행위"냐고 따져 물었다.

윤씨는 김미화씨에게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 KBS 출연이 어렵다'고 말한 당사자인 것으로 알려진 이아무개 <연예가 중계> 작가의 27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작가는 출연금지문건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고, 김미화씨가 자신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것이 사본이며 불법녹취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씨는 "친구(연예가중계 작가)가 처음(했던) 말과 정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데 어느 누가 녹취하려하지 않겠냐"며 "(작가는 김미화가)경찰에 편집해서 제출했다고 하는데, 편집된 것도 없고 아직 제출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작가에게 "이제 그만 이용당하고 본업에만 충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미화를 제발 제자리에 돌려 놔 달라"

윤씨는 "사건의 본질은 어디로 가고 친구들(김미화 vs. <연중>작가)끼리 흙탕물 싸움을 붙여놓고 뒷짐 지고 구경하고 계시는 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린다, 이 순간만큼은 당신들이 이겼다"며 "김미화는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작전에 말려들어 친구와 7시간 조사를 받고 온 후 피폐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그러나 작전치고는 너무 치졸한 '동네 장기판 수준'"이라며 "문제의 핵심을 회피해가기 위한 '3류 진실게임'으로의 호도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윤씨는 "앞으로 지엽적인 상황에 대해서 대응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이 사건의 본질이자 핵심인 'KBS의 유·무형의 블랙리스트 존재여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만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KBS 사장과 임원에게 "소송이 진행될 경우 KBS 임원들에 대해서는 마지막 100원짜리 동전이 거덜 날 때까지 소송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쟁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수가 뻔히 읽히는 동네장기판 잔재주를 그만 접길 원한다, 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윤씨는 "김미화의 꿈은 코미디언으로 남는 것, 죽을 때 본인의 묘비에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새기는 연기자이고 자연인이고 싶다는 것 뿐"이라며 "김미화를 제발 제자리에 돌려 놔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누리꾼들 130여 명은 윤씨가 올린 글에 '공감'한다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윤씨 블로그의 안부게시판에 글을 남긴 '오남중'씨는 "두 분만의 싸움이 아닌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힘내라"고 응원했다.

누리꾼 '물심양면'도 "코미디언을 사법처리하려는 저들의 모습이 블랙 코미디"라며 "이번 사건의 광대는 MB 정권과 KBS, 그리고 하수인이니 코미디의 끝을 반드시 보여달라"고 당부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