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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책과 함께^^
▲ 휴먼 라이브러리 행사 주역들... ...사람 책과 함께^^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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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 하고 앞날을 절망적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을 긍정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진취적인 우리 학생들이 더 많다. 고정관념으로 생기는 오해와 편견, 폭력을 대화로 풀자는 취지에서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를 만든 네 명의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있다. 이들 4명이 함께 뭉쳐 만든 휴먼 라이브러리는 12월 18일 로고스서원의 후원으로 첫 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끝내고 나서 휴먼 라이브러리를 만든 이 중 한 명인 김혜연 학생을 만나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물었다.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란 무엇인가? 소개한다면?
"리빙 라이브러리, 같은 말로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는 시민운동가이자 학생인 로니 아비겔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 개최되었고 세계로 확산되었어요. 로니 아비겔은 덴마크 청소년 음악 축제에서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히고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 사이의 간격을 좁혀 좋은 이웃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그것이 바로 휴먼 라이브러리입니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Book과 Reader로 이뤄집니다. 여러 가지 주제의 북(Book)이 자신의 경험을 Reader에게 전해줌으로써 서로 이해해가는 것을 목표로 하죠. 주위에 있지만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오해받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관용과 이해를 촉진시키는 명확하고 알맞은 방법으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행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적이 있습니다."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에 규칙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첫째, 본 단체는 비영리 단체로서 Book에게 인터뷰에 대한 사례금을 지불하지 않는다. 둘째는 Book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셋째 Book 과 Reader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 홍보 효과를 내는 말이나 행동을 할 수 없다. 넷째는 Book에게 인격적으로 모독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섯째로는 대화는 큰 소리로 하지 않는다는 정도입니다."

김혜연...
▲ 휴먼 라이브러리 주역들 가운데... 김혜연...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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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라이브러리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또 그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이 매력적인 활동을 김수정 작가의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단번에 매료되었습니다. 이 책을 거듭해 읽으면서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죠. 왜 그동안 보이지 않았을까? 난 이 책 속 Living Library에 빠져버렸고, 꼭 이 매력적인 축제를 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곧 있을 중간고사 공부를 위해 아쉽게도 미뤄야 했습니다. 5월 8일, 중간고사를 치러고 곧 바로 Living Library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5월 25일, L. Home의 정보로는 부족함을 느껴서 국회도서관에 자료요청을 했는데, L .L담당자는 국회도서관 기획관리자 최상한씨였습니다. 계속 연락이 엇갈려 국회도서관에 열두 번이나 전화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다행히 자료를 이메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받아보니 자료는 생각보다 너무 적었고 대부분 홈의 내용과 똑 같아서 실망스러웠답니다. 광범위한 휴머니즘의 실현을 위해선 좀 더 전문적인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7월 7일, 마음 맞는 친구 4명, 은비와 민재, 소현과 내(김혜연)가 함께 뭉쳤습니다. 우린 함께 머리를 맞대고 휴먼 라이브러리(H.L)의 기초 틀을 잡았죠. 룰도 정했고 Book List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휴먼 라이브러리는 기존 단체의 고정관념으로 생기는 오해와 차별, 폭력을 대화로 예방하자는 슬로건을 유지하면서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능동적으로 사회에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첫째, 휴먼 라이브러리 설립 목표정하기, 둘째, 시험기간에도 할 것인지, 셋째, 지각비는 얼마로 할지, 넷째 다른 단체 영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8월 14일, 내가 다니고 있는 로고스서원 대표 김기현 목사님께서 휴먼 라이브러리를 로고스서원과 함께 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하지만, 7월 28일 이후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중간에 시험들이 있었고 비건, 심리학자, 기자 등을 찾다가 실패만 해서 그런지 친구들도 나도 나도 흥미를 잃어갔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찾자고 생각했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북(BOOK), 학교 매점 아줌마를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그 희열감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인터뷰 신청을 했을 때 처음엔 좋아하셨던 아주머니가 막상 당일이 되니 갑자기 부끄러워하셨고 불안해해서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인터뷰에 응해주셨어요. 질문이 계속될수록 말에 힘이 들어갔고 재미있어하셨답니다. 녹음기가 없어서 핸드폰으로 녹음했지만 생각보다 음질이 좋아서 자주 이용할 생각입니다. 좀더 안정된 태도로 질문하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휴먼 라이브러리 교과서를 번역도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했는가?
"10월 17일, 전 세계 주최자를 위한 교과서 'Human Library Organizer Guide'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영어 다시 해석할 바엔 다른 친구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해보라고 하셨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할 거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은비, 민재, 소현이와 함께 번역을 했습니다. 분량은 많지만, 확실히 글로 적으며 읽으니 이해가 쉬웠어요."

-로고스서원과 함께 행사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는 언제부터였나?
"10월 14일, 로고스서원 전체 학생들과 H. L에 관한 구체적인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굉장히 떨렸지만 친구들이 도와주어서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구체적인 H. L주최 날짜와 BOOK 섭외 등을 정했습니다. 주최 날짜는 12월 18일로 정했고, BOOK인원은 12명(노숙자, 6월 항쟁 경험자, 무명 연예인, 기러기아빠, 드래곤보트 국가대표, 탈북자, 여행가)정도로 예상했죠.

Reader인원은 20명 안팎으로 하고 20명 중 스태프로 지원하는 친구들 4명(경식, 세연, 홍래, 온경)을 뽑았습니다. 이 4명은 은비, 민재, 소현, 그리고 나와 함께 자주 보면서 구체적인 사안을 회의하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11월 11일, Book섭외 여부를 알려주는 11월이 지났음에도 아이들이 연락이 없었고 예상했던 대로 섭외가 어려웠습니다. 11월 13일, 처음으로 스태프 8명이 만나는 날, 몇 명이 불참했지만 H. L개최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안을 회의했습니다. 그리고 12월 18일 로고스서원과 함께 첫 휴먼 라이브러리 행사를 개최한 것입니다. 로고스서원에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김수정 작가의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와의 만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처음 읽고 단번에 매료되었죠. 휴먼 라이브러리에서 활동하고 싶었지만 국회도서관 외엔 활동하는 단체가 없었고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 4명을 모아 직접 만들게 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었고 또 앞으로 하고자 하는 휴먼 라이브러리의 방향은 기존 단체의 고정관념으로 생기는 오해와 차별, 폭력을 대화로 예방하자는 슬로건을 유지하면서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능동적으로 사회에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책에서 로니는 '오해는 무지에서 비롯되며 이해는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해수단을 대화로 본거죠. 우리도 그와 같은 생각입니다. 대화로 오해를 예방하는 것. 더 나아가 Book과 Reader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가 그 이해의 자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어린 이 친구들의 눈을 통해, 그들의 열정어린 모습을 통해 희망을 읽었다. 우리나라의 앞날이 그리 어둡지 않음을, 이렇게 좋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태그:#휴먼 라이브러리, #로고스서원, #편견, 오해, 선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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