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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행보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방한은 한중일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이 첫 번째 방문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즈워스 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진전된 태도를 협의하고 조정하려고 왔다"며 "나는 이번 방한에서 말하기보다 많이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NO)"라고 짧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일(5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잇달아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저녁에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김 장관 등과의 면담 결과를 언론에 소개하는 '도어스텝'을 생략하고, 5일 오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관계개선 분위기에서 '관심'

 

보즈워스 대표의 방문은 작년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가 전례 없는 긴장 국면에 빠진 뒤 남북이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엿보이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그의 한중일 방문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낳고 있다.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에서 "남한 정부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민족공동의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혀 남북 대화의 의지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새해 신년연설에서 "이 땅에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으며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며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미 행정부 관리들은 너무 공격적으로 나오는 한국 정부가 미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 정부와 대화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큰 의미 없다" - "미국이 대화 압박할 것"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전망을 일축하고 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 상황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든가 우리 정부 자체에 특별한 복안이 있다고 하긴 이르다"며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에 대한 지나친 의미부여를 차단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라며 "'키'는 북한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의 뒤를 이어 9일부터 14일까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것도,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이 바로 대화국면의 시작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도 "오바마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지켜보다가 따라가기(Wait and Follow)'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보즈워스 대표가 방한해 한국 정부를 대화 국면으로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보다 유연한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해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과 교수는 "오바마 정부는 지나치게 고조된 남북 간 긴장관계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대화국면을 모색하려 할 것"이라며 "보즈워스가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다"고 조금 다른 시각을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활발히 움직이는 주변국들

 

한편, 오는 19일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중국·일본 외교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고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은 14∼15일 한국 방문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도 10∼11일 방한할 예정이다.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이 시작됐다.


태그:#보즈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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