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효동 기자] 한-미 양국은 5일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통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의 진전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것을 통해 회담 재개의 여건을 만들어나간다는 입장을 한.미 양국이 재확인했다"며 "6자회담이 상대에 의해 오남용되어서는 안되며 생산적 대화가 되도록 준비와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남북관계가 진전되려면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대화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말했고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북핵 분야에 국한해서 말하면 전제조건은 없다"고 답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어서는 안되며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관련국들과 대화여건 조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 등 국제규범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UEP를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농축이 심각하다는 주제를 먼저 꺼냈다"며 "기존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사안인 만큼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일차적이지만 안보리 외의 장(場)을 통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 양국이 이날 6자회담 재개조건에 대한 입장을 조율했는지 여부에 대해 "과거에 논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세부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공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9일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극적인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우려를 논의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북한의 계속되는 핵활동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고 막아야 한다는데 문제의식을 갖고 공동대처하자고 얘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보즈워스 대표가 전날 입국한 뒤 "합리적으로 이른 시기에 진지한 협상들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누구나 대화와 협상 옵션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 본부장과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에 이어 오찬을 함께 하고 북한의 신년사설에 대한 평가 및 핵활동 정보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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