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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장산, 행복 마을 '우동'은 어떤 마을?
 
지난 19일 오랜만에 부산시 해운대구 우2동의 장산 산행로를 이용해 장산에 올랐다. 장산은 산줄기가 아홉 개가 되는, 부산에서는 금정산 다음으로 큰 산이다. 장산에 대해 '동래부지 산천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상산은 장산 또는 봉래라고 한다, 동래부의 동쪽 15리에 있고 대마도를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다. 산의 정상에 평탄한 곳이 있고 그 가운데가 저습한데 사면이 토성과 같은 형상이며 둘레가 2000여 보가 된다. 속(俗)에 말하기를 장산국의 터라고 한다."
 
천년의 향기처럼 '장산국의 터'가 남아 있는 장산 기슭에 자리한 '우동' 마을은 동네라는 말보다 마을이라는 마을이 잘 어울리는 동네이다.  
 
내가 아는 지인들은 '우동'에 산다고 하면 먹는 '우동'을 상기해서 자주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동에 20여 년이나 살았으면서도 해운대구 우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네이버 사전'을 한번 검색해 보았다.
 

"해운대구 우동은 면적 11㎢, 인구 6만 6119명(2008)이다. 장산(634m) 남쪽에 있는 해운대의 관문 지역으로 동쪽은 좌동·중동, 서쪽은 재송동, 남쪽은 요트경기장 해안과 접해 있다. 동명은 중동(中洞) 일대의 옛 온천지역인 귀남평원(龜南平原)을 가로질러 동백섬 옆 수영만으로 흐르는 춘천천(春川川)의 오른쪽에 자리한 마을이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말기에는 동래군 동하면(東下面) 우동리(右洞里)였고, 일제강점기에는 남면(南面) 우리(右里)로 되었다. 1942년에 부산부에 편입되었고, 1957년에 동래구 소속으로 되었다가 1980년에 해운대구 관할로 되었다. 법정동인 우동은 행정동인 우1·2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마을로는 못안마을·설분곡(雪粉谷)마을·승당(勝堂)마을·운촌(雲村)마을·장지마을 등이 있다.
 
(중략) 운촌마을은 수영로에서 동백섬으로 향하는 도로의 왼쪽에 형성된 마을이다. 이곳은 해운대의 발상지이며, 신라시대의 학자 해운(海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대를 쌓고 머물렀다는 동백섬과 가까운 지역이어서 해운대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장지마을은 장지천 주변에 형성된 마을이다." -<네이버 백과 사전> 중
 

지난 2010년 알록달록 예쁜 벽화로 단장된 우2동 마을은 장산으로 가는 산행로 입구(해운대구 우2동 시장입구)에서 성불사 방향으로 올라가는 골목길을 말한다. 예쁘게 단장된 벽화로 인해 등산객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자주 찾는 관광 마을이 됐다.

 

재개발구역이기도 한 우2동 벽화 마을은 과거에는 주거환경 따위는 주민들이 먹고 살기 바쁜 탓에 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곳. 그러나 우2동 주민들과 우동 주민자치단체 등에서 힘을 합쳐 마치 어느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처럼 재탄생된 마을이라 하겠다.

 

현재 동네를 환하게 하는 아름다운 벽화는 40여 점이 된다. 우2동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나 달라진 동네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여쭈니 "과거에는 정말 어둡고 칙칙했었요. 요즘은 벽화 때문에 마음마저 밝은 그림 같아요"라고 말하신다.

 

 

장산의 멋, 부산의 속살 구경
 
마치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입구 같은 '우2동 벽화 마을'을 지나 다박다박 장산을 향해 올랐다. 장산은 언제 찾아도 어머니의 품속처럼 숲이 울창하고 바위가 많고 물이 흔해서 목마른 등산객에게는 오아시스같이 여겨지는 산이다.
 
장산의 멋은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부산의 속살이 환하게 보인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새로 산 디지털 카메라로 나는 정말 오랜만에 부산 앞바다(오륙도와 광안리 바다 쪽)와 부산의 도심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 장산 정상에서 바라본 부산 앞바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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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열린 귀와 눈은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씻긴다.

손을 내밀어 넉넉히 가 닿을 수 있는 곳에

부르면 맨발로 달려오는 오륙도는 부산의 초인종

뱃고동과 갈매기의 젖은 날개로 조금은 부산한

부산항 나며 들며 포개 놓은 그리움의 원형

아침마다 게양하는 푸른 깃발로 출항한다.

시, <오륙도> 중 -'김석규'

 
장산에 올라오면 정말 하루 하루가 달라지는 부산의 도심을 실감한다. 어제와 오늘이 너무 다른 부산 도심.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부산 수비(수영동에 있었던 비행장을 이름)로터리 쪽에는 몇 개나 되는 대형 백화점이 들어섰다. 몇 년 사이 너무나 달라졌다. 정말 상상할 수 없게 부산의 도심의 풍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간다.
 
"인걸은 간 곳 없고 산천만 의구하다"는 어느 옛시인의 시는 이제 "산천은 간 곳 없고 인걸은 의구하다"로 표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부산 모습을 장산에서 확인하는 산행이었다. 이렇게 빠르게 풍경이 바뀌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안 좋은 것인지 느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 장산 정상에서 본 부산 속살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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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산, #부산, #우동, #천년의 향기, #사람냄새나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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