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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3억 원을 들여 충남 공주 금강변에 건설된 '수상무대'가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일부가 붕괴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현재 공주 고마나루 '수상공연장' 바닥은 빗물에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져 흉물스럽게 망가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제방은 둑이 무너져 토사가 유실되기도 했다. 이렇게 유실된 제방은 한 곳이 아니라 3곳에 이르며 넓게는 1미터 이상이 쓸려 내려가기도 했고, 패인 깊이도 1미터가 넘는 곳도 있다.

 

무너져 내린 토사는 다시 인공적으로 제방을 쌓아서 공연 때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 웅덩이를 메워버려 다시금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공연장의 관리주체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이러한 피해사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를 통해 "현장에서 관리를 하는데 아직까지 피해상황에 대해 보고받지는 못했다"며 "정확한 피해상황을 점검해서 2-3일 내로 보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수공사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내린 호우가 비록 많은 양의 강수량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이 같은 규모의 호우는 한 해에도 수차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수상무대는 지난해 열린 '세계대백제전' 때 '사마이야기'를 공연한 것 외에는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공연도 열리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한 올해 열리는 '대백제전'에서도 수상공연은 계획되어 있지 않고, 막대한 제작비용 때문에 앞으로도 이 무대에서 수상공연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수상무대 건설 당시 논란이 일었던 '환경파괴' 및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둘러 본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하천 둔치는 큰 비가 오면 빗물이 불어 물이 흘러가야 하는 곳인데, 이런 곳에 공연장을 만들어 놓으니 유지관리가 잘 될 리가 만무하다"며 "더 큰 문제는 아무리 보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문제가 매년 우기 때마다 무한반복 될 것이고, 계속해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수상무대 건설도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4대강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원과 산책로, 자전거 도로, 꽃밭 등 친수공간에 설치하고 있는 다른 시설 또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띠게 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태그:#수상무대, #고마나루, #4대강정비, #금강살리기, #대전지방국토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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