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함양읍 이은리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 담당 함양군청 소속 공무원 김아무개씨가 지난해 봄부터 환경미화원들의 작업시간에도 공기총 쏘기 연습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공무원 김씨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공기총을 쏜 사실은 인정하지만 근무시간에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은 "해당 공무원의 총쏘기 연습으로 인해 불안할 뿐 아니라, 해당 공무원이 인격모독에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무원이 공기총 쏘기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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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함양군청 공무원이 쓰레기 매립장에 있는 시설물을 공기총으로 맞춰 곳곳에 총알 흔적(왼쪽)이 나 있고, 바닥에 총알이 박혀 있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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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함양군 함양읍 이은리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을 찾아 직접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쓰레기 매립장 곳곳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했다. 담장용 펜스 기둥, 조립식 건물 벽뿐만 아니라 나무에도 총알 흔적이 나 있었다. 출입문 앞 옹벽에는 총알이 박혀 있기도 했다.

환경미화원들은 "그 공무원이 총알을 쏘아 놓고는 '까닥했으면 (사람이) 맞을 뻔 했다'는 말을 한 적도 있었다"면서 "사고가 나야만 그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화원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군청 담당 공무원 3명만 모르는 척하며 그냥 넘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미화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은 최근 함양군청에 공문형태의 통지문을 보내 "작업시간 도중에 공기총을 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 조합원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공무원 "주말에만 가끔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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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함양군청 공무원이 쓰레기 매립장 시설물에 공기총을 쏘아 총알 흔적이 많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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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함양군청 감사담당관실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조사 중에 있다, 해당 공무원에게 답변서를 제출해 달라고 했으니, 서류가 들어오는 대로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무원은 "근무시간에는 쏘지 않았고 주말에 가끔 연습한다"며 "미화원들은 오후 5시 퇴근하고 공무원들은 6시에 퇴근하는데, 미화원들이 없을 때 가끔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함양에 수렵장이 개장돼서 총 쏘는 연습을 한 적이 있다, 타깃을 잡아서 쏜 것"이라며 "나무나 시설물에 총을 쏘아 자국이 생긴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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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함양군청 공무원이 공기총으로 사격 연습을 하면서 쓰레기 매립장 시설물에 쏘아 총알 흔적이 많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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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환경미화원들은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인격모독과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공무원으로부터 "하기 싫으면 집에 가라"거나 "너희가 무슨 생각이 있나, 생각도 할 수 없으면 '머리는 집에 두고 와야 함'", "소·돼지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는'가연성'과 '불연성'을 구분해서 선별하는 게 원칙인데, 간혹 담당 공무원이 구분하지 말고 같이 수거하라는 지시를 내릴 때도 있다"며 "공무원의 지시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더니 다섯 살 많은 미화원 멱살을 잡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일반노조는 함양군청 보낸 공문을 통해 "공무원은 그동안 부당한 작업 지시를 강요하고, 수시로 '해고시키겠다'는 등의 협박을 일삼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공무원 김씨는 "지난해까지는 작업 지시를 하다 보면 언성이 높아질 때가 있었고, 그래서 반장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올해 1월부터는 개인적으로 작업 지시를 내린 적이 없고, 인격모독이며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함양군청 감사담당관실은 "환경미화원들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며 "답변서가 오면 맞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