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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맹꽁이 이주를 위해 포획틀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대전시가 맹꽁이 이주를 위해 포획틀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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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강살리기 11공구(갑천1지구)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발견되자 이를 강제 포획, 이주시키고 있어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강살리기 사업 구간 내에서 발견되는 맹꽁이를 갑천과 금강이 합류하는 지점(대덕구 문평동)으로 이주시켜 보다 더 체계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시가 맹꽁이 이주를 추진하는 지점은 대전시가 금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습지를 조성하려던 곳으로, 지난 6월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환경단체의 신고에 따라 3차에 걸친 조사를 통해 맹꽁이의 집단 서식을 확인한 곳이다. 대전시는 앞으로 이곳을 자연생태습지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현재 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대전시는 이 지점보다 상류 지역인 용신교, 신구교 주변 등 총 5곳에 맹꽁이 포획틀 200개를 설치해 올챙이 및 성체를 포획, 집단서식지에 방사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고, 이러한 작업은 8월 한 달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맹꽁이는 멸종위기 2급으로 포획이 금지되어 있어 대전시는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맹꽁이 포획 및 방사 허가를 받아 현재 '맹꽁이 이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6월 29일 환경단체의 맹꽁이 서식 가능성 신고를 받아 수차례의 조사를 통해 맹꽁이 서식을 확인했고, 양서·파충류 전문가(고선근 호남대 교수) 및 환경단체(대전충남녹색연합)의 자문을 받아 맹꽁이 보전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시가 멸종위기종 맹꽁이를 방사시키고 있는 집단서식지(A)와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어 포획틀을 설치한 지역(B-F).
 대전시가 멸종위기종 맹꽁이를 방사시키고 있는 집단서식지(A)와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어 포획틀을 설치한 지역(B-F).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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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전충남지역 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4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는 멸종위기종 맹꽁이 포획이주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전시의 맹꽁이 포획·이주 조치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맹꽁이 종 보전도 매우 중요하지만 서식처 생태계 보전도 중요한 것으로, 대전시의 맹꽁이 이주 대책은 적절한 맹꽁이 보전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시는 지난 7월 12일 금강과 갑천 합류부 일대 국내 최대 맹꽁이 서식지(약 3만㎡)를 발견했다면서 맹꽁이 서식지보호를 위해 갑천1지구 공사계획을 변경하고 보전대책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며 "최대 맹꽁이 서식지를 보호하겠다던 대전시가 이제 와서는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추가 맹꽁이 서식지에 대해서는 보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러한 대전시의 정책은 맹꽁이 보전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고, 맹꽁이 포획허가를 내 준 금강유역환경청 역시 멸종위기종과 그 서식지를 보호관리 해야 하는 본분을 저버린 처사"라면서 "대전시는 맹꽁이 이주대책을 세울 게 아니라, 맹꽁이가 발견된 지역의 금강살리기 공사계획을 변경하고, 서식지 보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시가 환경단체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어느 환경단체도 맹꽁이 포획과 이주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맹꽁이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중일고 문광연 생물교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맹꽁이의 서식지를 강제로 옮길 경우, 이주해 간 맹꽁이들이 이주지역에 적응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사는 또 "맹꽁이는 이동을 많이 하지 않고, 땅 속에 있다가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포획틀을 이용해 포획하는 게 쉽지 않다"며 "대전시의 맹꽁이 이주조치는 결국 맹꽁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금강살리기 공사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태그:#맹꽁이, #대전시, #금강살리기, #금강을지키는사람들, #금강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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