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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치포럼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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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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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각 진영의 움직임이 복잡하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운동 진영도 예전과 달리 본격적인 정치개입을 준비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2012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필자는 시민운동진영의 정치참여 필요성에 적극 동의하지만, 단순한 야권통합이나 정권교체를 넘어서서 시민운동이 그간 만들어 온 가치와 내용을 기반으로 한 혁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시민사회에서 바라보는 2012년 선거의 중요성은 크게 두가지 의미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한국사회를 20년 이상 후퇴시킨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분명한 심판을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범야권의 통합을 통한 수권정당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여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야권통합과 정권교체에 대해서는 시민사회 진영 대부분이 동의하는 내용이다.

2012 선거 결과, 도로 민주당 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으로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 내는가에 있다. 지금 우리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변화와 혁신'이다. 특권층만 잘 사는 나라, 토건개발세력이 온 국토를 처참하게 파헤치는 국가, 핵발전소와 방사능이 우리의 생명을 수시로 위협하는 사회, 아이들의 밥그릇을 놓고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는 정치인들, 남북간의 긴장과 갈등을 부추겨 이익을 챙기려는 집단, 기후변화와 환경재앙이 급격히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 오는데도 여전히 경제성장만 외치는 사회... 이런 사회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권이 열 번 바뀌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가 바라는 선거 결과는 도로 민주당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혁신이라는 대 전제하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와 정책을 바탕으로 범민주진보진영의 가치지도를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한다. 그 가치는 방사능과 핵발전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여야 하며, 막대한 혈세를 4대강과 같은 국토 파괴에 쏟아붓는 토건국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또한 부자감세로 대별되는 특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국가가 아닌 고루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아이들이 대학입시를 위한 무한경쟁에 내몰리지 않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자리가 보장되는 사회여야 한다. 여기에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과 비정규직과 임금차별이 없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도 분명한 해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책임질 수 있는 수권정당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통한 정권교체가 시민사회의 정치개입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라고 본다. 이런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수권정당을 만들어야 실제 야권통합도 가능한 일이며, 이를 통한 정권교체도 바라볼 수 있다. 이런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지금 지지부진한 야권통합 논의도 훨씬 탄력이 붙을 것이다. 민주당 뿐만아니라 진보정당들도 이러한 가치에 입각한 수권가능 정당을 만들자는데 사양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개입 선언보다, 가치와 정책 세우는 것이 먼저다

나는 시민사회의 정치참여 또는 정치개입 선언은 이러한 가치와 정책을 분명히 세우고 난 후의 일이라 판단한다. 그렇지 않고 통합논의에 불쑥 뛰어들게 되면 국민들은 시민사회가 왜 갑자기 정치참여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그간 시민사회가 주장해 왔던 가치는 사라지고 정치꾼들에게 휩싸여 혁신의 가치는 사라지고 통합의 명제만 남게 될 위험마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사회에서 2012년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존의 정치권에만 맡겨두어서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사회, 우리사회의 근본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논의가 국민들에게 보다 잘 전달되고 이해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아울러 시민사회 자체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치참여를 통해 어떤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지를 보다 적극성을 갖고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통합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그 다음 순서가 되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승국 기자는 시민운동가이자 녹색정치포럼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태그:#시민정치운동, #혁신과 통합, #야권통합, #4대강, #최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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