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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숙을 향한 희망버스, 평화를 갈구하며 강정으로 향하는 사람들, 쌍용차 해고자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사람들, 두리반으로 모여들던 사람들. 모두가 지금처럼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리는 오늘 현재와 같은 세상과 다른 세상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국격과 공정과 녹색과 서민을 자신의 가치지향이라고 우겨말하는 대통령을 보며 좌절하다 좌절하다 이제 스스로 소리내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정치세력이라고 해도 차이는 별반 없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지는 못하다. 몇몇 정치인들이 몸으로 함께 부딪히는 '고마운' 정치활동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위로는 될지언정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지는 못하다. 영향력이 약해진 시민단체들은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렇게 과거처럼 돋보이지도 않는다.

누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세상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말하고 우리 스스로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 그럴 때만 정치도 정치인도 변화하고 권력도 바뀌며 세상도 바뀐다. 어떤 비전과 가치로 훈련된 정치인이, 정당이 권력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우리는 역설적으로 이명박 정부에게서 배웠다. 그 대가로 우리는 우리의 삶이 평화롭지도 않으며, 넉넉하지도 않으며, 여유롭지도 않게 되었다. 정당이, 정치인이 내놓는 정책을 놓고 선거 때만 잠시 들여다 보며 그저 개중에 나은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선택'한 대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 치는 이 시간에도 '대책'은 나올지 몰라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한 설계도는 나오지 않는다. 아마 내년 1월 이후에 여러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엇비슷한 정책들을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쏟아 놓고 고르라고 할 것이 뻔하다. 그렇게 맥없이 고르다 보면 우리는 또 트윗터로 페이스북으로 거리로 나와 말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될 것이 뻔하다. 주기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의사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몇몇 정책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의 손을 거친 정책들을 '선택'하고 그 대가로 다수의 삶의 질은 제자리거나 더 나빠지는 현실을 받아드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가 말이다.

이제 우리가 직접 선택지를 제시할 때

지금 우리에게는 반드시 바꾸지 않으면 안될 권력과 변화하지 않거나 변화할 줄 모르는 낡은 정치세력들이 고스란히 다시 한 번 선택지로 놓여질 조건에 처해 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 있지는 말자. 희망버스를 타는 것처럼, 강정으로 모여드는 것처럼, 평택으로 향하고 두리반으로 향하는 것처럼 우리의 미래에 대한 우리 자신의 상상력을 모으기 위해 모여보자. 새로운 정치세력을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세력이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지를 줄 수는 있다.

우리의 선택지를 받아드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되며 새로운 정치세력도 우리 눈 앞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68혁명 당시 프랑스의 문화예술인들은 낡은 정부에 미래는 없다며 '상상력이 권력을 인수한다'는 제목으로 자신들의 결의를 밝혔다. 당시의 프랑스 문화예술인들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 삶의 변화에 대한 상상은 다음에 들어 설 권력의습을 바꾸어 낼 것이다.

'2012, 우리가 바꾸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를 모아보자.  우리의 수다가 집중되는 곳이야말로 변화가 시작되는 곳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떨어져 나누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우리의 미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결국엔 권력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으로 함께 이야기해보자.

오픈컨퍼런스는 10월 마지막 주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열리는 시간도, 공간도, 지역도, 주제도, 방식도 다르지만 냇물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 이 모든 독자적인 컨퍼런스는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5명이 모여 카페에서 떠드는 이야기, 30명이 모인 강연, 50명이 만드는 집단대화, 100명이 만드는 정책제안대회... 형식은 자유롭고 열려 있다.

이렇게 일주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열린 컨퍼런스의 발표자료, 토론내용, 대화의 기록들은 모두 정리되어 보고서로 만들어진다. 이것을 우리는 집단지성의 결과물,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정책적 대안을 누군가가 제시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만든 미래비전보고서라고 부르고자 한다. 이런 컨퍼런스를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만들어보자고 제안드린다

오픈컨퍼런스는 씽크카페를 만들어 온 더체인지의 제안으로 시작되지만 참여한 모든 사람이 주최자가 되고, 기획자가 되고, 진행자가 되고, 스스로 참가자가 되는 열린 컨퍼런스이다. 2011년 한차례 개최해보는 이벤트가 아니라 매년 일주일 동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대로 변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이고 떠들고 꿈꾸고 협력하는 공간이자 시간으로 발전시켜 가는 첫 무대이기도 하다.

오픈컨퍼런스의 성격은
참여와 공유, 개방, 집단지성과 같은 새로운 시대의 가치가 구현된 컨퍼런스2.0참여가 자유롭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대안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는 플랫폼형 컨퍼런스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공개될 뿐만 아니라 참여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자원이 모아지는만큼 실행되는 클라우드형 컨퍼런스소수에 의해 기획되고 참가자들은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야 하는 일반적인 컨퍼런스가 아니라 참여에 제한이 없고, 특정한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시간과 규모, 장소까지도 열려 있는 언컨퍼런스 이다.

10월의 마지막 주, 전국 어디서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수다를 떨어 보자며 오늘 현재 300명의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어떻게 나눌지, 어디서 나눌지를 서로가 서로에게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이 그려지기를 오픈 컨퍼런스의 블로그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 오픈컨퍼런스의 이름이 없습니다. 조만간 이름도 함께 짓자고 제안할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씽크카페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태그:#씽크카페, #오픈컨퍼런스, #더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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