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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조리한 '짜장면'입니다.
 집에서 조리한 '짜장면'입니다.
ⓒ 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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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은 몰라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자장면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독야청청이라면 또 몰라도 직원들과의 중식시간에 이걸 먹는다는 건 퍽이나 어렵습니다. 왜냐면 '밀가루 음식'이라고 하면 단박에 손사래를 치는 직원이 다수 있는 까닭이죠.

그래서 만만한 게 뭐라고(?) 늘 그렇게 밥을 먹기 일쑤입니다. 예전에 있던 직장의 바로 지척엔 중국집이 있었는데 전화주문 대신에 발품을 팔면 1000원을 깎아 주었습니다. 즉 직접 가서 먹으면 4000원 하는 자장면을 불과 3000원에 먹을 수 있었다는 얘기죠.

하여간 자장면 얘기가 나왔으니 첨언할 것이 더러 있습니다. 왜냐면 그동안 발음상으론 몰라도 글로써 적을 적엔 반드시(!) '자장면'으로 표기해야만 했던 것이 오늘(8월 31일)부턴 국립국어원에 의해 앞으론 '짜장면'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는 어떤 유권해석이 내려졌기 때문이죠.

국립국어원은 국민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었지만 그러나 정작 표준어 대접을 받지 못한 '짜장면'과 '먹거리'를 비롯한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짜장면에게 있어 8월 31일은 어떤 '해방의 날'이 되는 셈이네요.

또한 이날은 짜장면의 화려한 부활이란 또 다른 기념비적인 의미까지 지녔다고 봐도 크게 어패가 있진 않으리라 보입니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의 선처(?)에 의해 새로 추가된 표준어 목록엔 한여름의 해결사인 목물('등물' 추가)과 만날(맨날), 그리고 허섭스레기(허섭쓰레기) 외 괴발개발(개발새발)과 어수룩하다(어리숙하다)에 더하여 맨송맨송(맨숭맨숭/ 맹숭맹숭), 찌뿌듯하다(찌뿌둥하다) 등도 명함을 올렸으니 이제 글을 쓸 적에도 크게 고민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쉬 보는 현상이지만 식당 등지에 붙어있는 문어과의 연체동물이자 술안주로도 훌륭한 주꾸미는 여전히 '쭈꾸미'로 쓰면 안 된다는 건 상식으로 알아두셔도 해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특히나 이동통신 대리점에 덕지덕지 부착되어 있는 꽁짜 역시도 '공짜'의 잘못임은 불문가지입니다. 하여간 국립국어원의 이같은 조치로 말미암아 그동안 규범과 실제 사용 간의 차이에서 야기되었던 우리 국민의 언어생활의 불편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어 반갑기 그지없네요.

앞으로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 중 새로이 표준어로 인정할 수 있는 항목을 예의주시하고 연구하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자장면과 짜장면과 같은 어떤 괴리와 거부감에 대한 희석의 용도로도 작용하였음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점심은 직원들을 회유하여서라도 '짜장면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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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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