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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감람석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는 속에, 교육과학기술부와 해당 교육청이 시료 채취에 따른 검사 결과와 대책을 한 달 뒤에나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교육․환경단체들은 교사․학생들이 건강권․수업권의 피해를 지적하며 빠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감람석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달 15일. 경남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경남 밀양 밀주초등학교와 하동초등학교에서 각각 3.75%, 3.5%의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백석면 기준치는 0.1%로, 이들 학교 운동장에선 기준치의 35~37배가 넘게 나온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밀양 밀주초등학교 '감람석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백석면)이 기준치의 37.5배 가량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밀주초교 운동장을 천막으로 덮어 놓은 가운데, 그 위에서 아이들이 서 있는 모습.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밀양 밀주초등학교 '감람석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백석면)이 기준치의 37.5배 가량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밀주초교 운동장을 천막으로 덮어 놓은 가운데, 그 위에서 아이들이 서 있는 모습.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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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주초교는 2010년 12월 952㎡, 하동초교는 2009년 10월 1만3000㎡에 감람석 운동장을 조성했다. 석면 검출 사실이 알려진 뒤, 두 초등학교는 운동장에 천막을 덮어놓고,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감람석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전문연구팀의 조사를 지켜본 후 10월 하순께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교과부 검사 결과 석면 검출 시 사업주관 부서인 교과부와 협의해 감람석 파쇄토를 즉시 걷어내는 등 원상 복구하고 안전한 자재로 재시공하는 등 조속한 후속조치를 마련하여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도교육청은 "감람석 운동장 학교에 대해 연 1회 실시하고 있는 교사 내 비산적면 측정을 2개월에 1회 이상 실시해 교사내 공기질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라며 "학교 운동장 조성사업 추진 시 사전 타당성 검사에 만전을 기해 동일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사직구장은 불과 나흘만에 조치 나왔는데...

만약 10월 하순경 결과와 대책을 세운다면, 환경단체에서 석면 검출을 발표한 지 한 달 보름여 만에 대책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부산 사직야구장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길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지난 9월 26일 사직구장에 대한 석면 검출 사실을 발표했고, 부산시는 그날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석면이 검출(기준치 이하)되었다며 재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불과 나흘만에 이루어진 조치다.

박종훈 경남환경연합 대표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깝깝하다, 지난 달 15일경 문제제기가 되었는데, 지금 와서 시료 채취를 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게 말이 안된다"면서 "교육 당국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지난 1년 이상 석면에 노출된 셈이다, 빨리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운동장을 무조건 덮어놓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국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감람석 운동장 사업은 교과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추진했고, 교육청은 사업 주체가 아니다 보니 서로 떠넘기기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책이 늦어지는 동안 피해는 교사와 학생들이 보게 된다,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관계자는 "교과부 전문연구팀이 지난 9월 26일 토양시료를 채취했고, 오는 10~11일 사이 대기질 검사를 해서 해당 자료를 인정기관에 분석 의뢰하고, 그 결과가 10월 하순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과부 팀이 전국 해당 학교에 걸쳐 모두 검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걸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해당 학교 운동장은 폐쇄 조치와 함께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덮개를 해놓았다, 학생들의 수업은 체육관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교과부에 검사 결과를 빨리 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전한 학교운동장 대책위 구성하기로... 조례 제정 추진

한편 감람석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환경․교육․학부모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기로 했다. 경남환경연합과 전교조 경남지부,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YMCA 경남협의회, 민생민주경남회의, 경남진보연합은 4일 '감람석 운동장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다른 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조만간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운동장을 위한 경남대책위'를 구성해 교육 당국에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학교운동장 관련 토론회"를 열고, "안전한 운동장을 만들기 위한 조례 제정" 등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태그:#석면, #감람석 운동장, #교육과학기술부, #경상남도교육청, #경남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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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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