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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노회는 10일 경기도 판교 성현교회에서 열린 제169회 정기노회에서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의 복귀를 결정했다.
 평양노회는 10일 경기도 판교 성현교회에서 열린 제169회 정기노회에서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의 복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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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10일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의 복귀를 결정했다. 최 목사가 지난 1월 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한 지 9개월 만이다. 평양노회는 경기도 판교 성현교회에서 제169회 정기노회를 열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

분당중앙교회 담임목사로 20여 년을 재직한 최종천 목사는 '여집사와의 부적절한 처신' '교회재정으로 100억 원대 펀드 가입' '과도한 목회비와 자녀 유학비 지출' 등이 문제가 돼 지난 1월 사임했었다(첫 기사 : '연봉 6억 받는 목사'의 치부, 어찌하오리까).

그러나 이후에도 '친목사파(최종천 목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최사모)'와 '반목사파(교회사랑모임, 교사모)'가 나뉘어 충돌하는 등 교회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평양노회는 지난 4월 정기노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었던 사임서 수리를 유보하고 '5인 위원회'를 꾸려 '분당중앙교회 사태' 진상조사에 나섰다. 최 목사는 "반목사파 측의 협박으로 인해 마음에도 없는 사임을 했다"면서 복귀 의사를 강하게 밝혀왔다. 

"목사님 복귀시켜 주십시오" - "목사자격 박탈하라" 

'최종천 목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교인들이 성현교회 앞에서 최 목사의 복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최종천 목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교인들이 성현교회 앞에서 최 목사의 복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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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에 참석했던 분당중앙교회 소속 권아무개 장로(교회사랑모임 소속)에 따르면, 5인 위원회는(위원장 성현교회 김선규 목사)는 "최 목사가 잘못은 했지만 사임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다"라는 요지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길자연 목사 등 원로목사들이 "최 목사를 복귀시키자"는 내용을 '긴급발의'했고, 동의·제청 과정을 거쳐 해당 안건이 통과되었다. 권 장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저 혼자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성현교회 앞에서는 최사모와 교사모 소속 교인 각각 30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 집회를 열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최사모는 '최종천 목사님이 사임할 만한 잘못 없다면 복귀시켜주십시오', 교사모는 '50억 횡령, 130억 배임, 100억 펀드. 평양노회는 최종천의 목사자격 박탈하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

가슴에 '사임확정'이라고 적힌 파란색 띠를 단 교사모가 "최종천 아웃, 아웃, 아웃", "최종천 물러나라, 물러나라, 물러나라"를 외치면 분홍색 스카프를 목에 맨 최사모는 이들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며 혀를 찼다. 반대로, 최사모가 최 목사의 복귀를 위해 기도하면서 "주여" "여호와여"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자, 교사모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반목사 측 "평양노회 썩었다...이제 믿을 건 사회법 뿐"  

'교회사랑모임' 교인들이 최종천 목사의 사임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교회사랑모임' 교인들이 최종천 목사의 사임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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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노회에서는 분당중앙교회 사안이 다뤄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평양노회장은 지난 9월 30일 최사모와 교사모 양측에 공문을 보내 "교회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성현교회 당회장 김선규 목사의 요청으로 금번 169회 정기노회에서 분당중앙교회 사안을 다루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오후 2시 20분께, 분당중앙교회 건이 상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최사모와 교사모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사모는 스크럼을 짜고 교사모가 성현교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오후 5시께, 정기노회를 끝낸 목사들이 성현교회에서 빠져나오자 최사모는 목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의 악수를 보냈다. 한 목사는 손으로 '브이'자를 그렸고, 또 다른 목사는 "축하해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최사모 측 교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 안았다.

반면, 교사모는 "평양노회 썩었다" "목사들은 회개하라"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인들은 "어떻게 비리를 저지른 목사를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최 목사는 강대상(연단)에 못 올라간다"면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교사모는 최 목사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제 믿을 건 사회법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태그:#분당중앙교회, #최종천, #평양노회, #목사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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