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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아, 놀자!"

부산에서 새로운 공원 문화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지난 15일 부산시 남구 대연동 UN평화공원 일대에서 하룻동안 '역사/문화/자연의 어울림, NEW 공원문화 만들기'라는 컨셉트로 <공원아, 놀자!> 행사가 열렸다.

세계에서 유일한 UN군 묘지가 있는 재한UN기념공원 옆 UN평화공원 전경이다. 3만 2893㎡의 넓은 땅에 각종 체육시설, 쉼터 등이 마련돼 있어 인근 부산남구 주민들의 휴식처로 즐겨 애용되고 있다.
▲ UN평화공원 전경 세계에서 유일한 UN군 묘지가 있는 재한UN기념공원 옆 UN평화공원 전경이다. 3만 2893㎡의 넓은 땅에 각종 체육시설, 쉼터 등이 마련돼 있어 인근 부산남구 주민들의 휴식처로 즐겨 애용되고 있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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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하야리아 공원 포럼'의 주관으로 기획됐다. '하야리아 공원 포럼'은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동 및 연지동 일대 옛 주한미군부대 캠프 하야리아 터(현재 부산시민공원 부지)의 온전한 시민공원화를 위해 애쓰는 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다.  

'하야리아 공원 포럼'의 강동진 대표(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난 8월 언론인터뷰에서 "공원은 21세기 도시, 특히 공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상식이자 덕목인 사회적 약자의 참여를 바탕 이념으로 조성돼야 한다, 시민 중심의 운영과 관리를 통해 공원을 단순한 '녹색 덩어리'가 아닌 시민 에너지가 약동하는 '활력 덩어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행사 역시 위와 같은 취지로 열리게 된 것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 역시 이번 <공원아, 놀자!>의 컨셉트다. '의도적 행사가 아닌 자연스러운 행사 - 기본 바탕만 조성해주기'가 나머지 하나의 콘셉트다. 이들이 실험하고 있는 '시민참여형 공원'의 모습이란 어떤 것일까?

'하야리아 공원 포럼'은 15일 낮 11시 30분부터 UN평화공원 중앙 분수대 일대에 천막을 치고 전통놀이 체험장이나 바자회장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스탬프 이벤트를 마련해 각 부스마다 도장 하나씩 받아오면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 <공원아, 놀자!> 행사장 모습 '하야리아 공원 포럼'은 15일 낮 11시 30분부터 UN평화공원 중앙 분수대 일대에 천막을 치고 전통놀이 체험장이나 바자회장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스탬프 이벤트를 마련해 각 부스마다 도장 하나씩 받아오면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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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아, 놀자!>행사에는 총 9가지 공식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 하나씩 체험할 때마다 해당 글자(모양)의 도장을 받게 되고, 9개를 모두 모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었다.
▲ <공원아, 놀자!> 행사에 쓰인 스탬프 종이 <공원아, 놀자!>행사에는 총 9가지 공식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 하나씩 체험할 때마다 해당 글자(모양)의 도장을 받게 되고, 9개를 모두 모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었다.
ⓒ 하야리아공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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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낮 11시께 UN평화공원을 찾았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은 11시 30분부터였지만 이미 많은 주민들이 각 부스를 옮겨다니며 전통놀이, 바자회 등 마련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사람들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스탬프 종이였다. 이번 행사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스탬프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공원아, 놀자!>에는 총 9가지 공식 행사가 준비돼 있었다. 공식 행사는 ▲신나는 공원놀이(전통놀이 체험) ▲공원 생태 스쿨(화분 만들기) ▲공원에서 음악을-1(밴드, 국악 등 연주) ▲맛있는 공원놀이(팝콘 시식) ▲푸른 잔디와 함께(피크닉 존) ▲하야리아 벼룩시장(도서, 화분 등 판매) ▲예쁜 공원놀이(네일아트, 페이스 페인팅) ▲공원에서 행복한 사람(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공원에서 음악을-2(비보잉, 스트릿 댄스)로 구성됐다.

이번 <공원아, 놀자!>의 첫 번째 공식 행사 '신나는 공원놀이'에서는 '투호놀이', '말뚝이 떡먹이기', '굴렁쇠 굴리기', '연날리기', '팽이 돌리기' 등 우리 전통놀이를 직접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온 어린이들도 이곳에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전통놀이를 즐겼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목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었다. 미리 준비된 다양한 모양의 친환경 나무 재료들을 마음대로 이어 붙여서 색깔팬으로 예쁘게 색칠만 하면 끝! 쉽고 간단한 작업만으로 나만의 장식품을 만들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인기였다.

놀이문화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중앙분수대 옆 잔디밭에는 자유롭게 앉아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피크닉 존이 마련돼있었다. 낮 12시의 햇살이 조금 따가웠던지 햇살을 피해 피크닉 존에서 함께온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공원아, 놀자!> 행사 첫 번째 부스 '신나는 공원놀이' 현장에서는 '전통 투호놀이', '말뚝이 떡먹이기', '굴렁쇠 굴리기', '연날리기' 등 여러가지 전통 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 전통 투호놀이 체험 <공원아, 놀자!> 행사 첫 번째 부스 '신나는 공원놀이' 현장에서는 '전통 투호놀이', '말뚝이 떡먹이기', '굴렁쇠 굴리기', '연날리기' 등 여러가지 전통 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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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아, 놀자!> 첫 번째 부스인 '신나는 공원놀이'에서는 '투호 놀이', '굴렁쇠 굴리기', '윷놀이' 등 전통 놀이와 더불어 전통 목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미리 준비된 여러가지 모양의 나무조각을 이어붙여 하나의 장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 전통 목공예 체험장 <공원아, 놀자!> 첫 번째 부스인 '신나는 공원놀이'에서는 '투호 놀이', '굴렁쇠 굴리기', '윷놀이' 등 전통 놀이와 더불어 전통 목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미리 준비된 여러가지 모양의 나무조각을 이어붙여 하나의 장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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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된 다양한 모양의 친환경 전통 목공예 재료들로 사진과 같은 목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 주민들이 만든 전통 목공예품들 미리 준비된 다양한 모양의 친환경 전통 목공예 재료들로 사진과 같은 목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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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존 옆에는 <공원아, 놀자!> 일곱 번째 공식 행사인 '예쁜 공원놀이' 체험장이 마련돼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없이 네일아트와 페이스 페인팅을 체험해보고 있었다. 체험자들의 손과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관련분야 교육을 받은 전문인들이었다. UN평화공원 인근 동명대학교 뷰티케어학과, 유아교육학과, 사회복지학과 등의 교수 및 학생들로부터 지난 4개월 여동안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이곳 말고도 행사장 곳곳에 나와계신 다른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은 관련분야 교육을 이수한 공식명칭 '공원놀이지도사'였다. '공원놀이지도사 파견 사업'은 남구노인복지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 중 하나로, 이번 행사에는 만 60세 이상 총 30명의 어르신 자원봉사자가 나와 활동하고 있었다.

어르신 자원봉사자들 옆에서 보조하고 있던 한 청년은 "실내에만 계시는 것 보다 야외활동을 하시면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 자체가 어르신분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실제로 좋지 않던 몸이 좋아지신 분들도 계세요"라며 이러한 노인일자리사업이 갖는 의미를 전해왔다.

<공원아, 놀자!>는 어른과 아이의 즐거운 만남이 있다. 즐거운 놀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 소통한다. 전통 목공예 체험장에서 한 꼬마아이에게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는 어르신 자원봉사자.
▲ <공원아, 놀자!>는 어른과 아이의 즐거운 만남이 있다 <공원아, 놀자!>는 어른과 아이의 즐거운 만남이 있다. 즐거운 놀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 소통한다. 전통 목공예 체험장에서 한 꼬마아이에게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는 어르신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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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짚공예 체험장에서는 한 할아버지 자원봉사자가 미리 익혀둔 계란을 두 개씩 짚으로 엮어 나눠주고 있었다. 사진 속 아이에게 직접 해보라고 계란을 쥐어주었지만 짚으로 엮기도 전에 계란껍질을 먼저 까버려 주위 사람들에 작은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 전통 짚공예 체험장 모습 전통 짚공예 체험장에서는 한 할아버지 자원봉사자가 미리 익혀둔 계란을 두 개씩 짚으로 엮어 나눠주고 있었다. 사진 속 아이에게 직접 해보라고 계란을 쥐어주었지만 짚으로 엮기도 전에 계란껍질을 먼저 까버려 주위 사람들에 작은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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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아, 놀자!> '예쁜 공원놀이'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네일아트 등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한 꼬마아이의 손목에 나비그림을 그려넣고 있는데, 아이는 간지러운듯 웃음을 참지 못했다.
▲ <공원아, 놀자!> '예쁜 공원놀이' 현장 <공원아, 놀자!> '예쁜 공원놀이'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네일아트 등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한 꼬마아이의 손목에 나비그림을 그려넣고 있는데, 아이는 간지러운듯 웃음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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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체험을 해보는 동안 공원에서는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왔다. 국악, 어쿠스틱, 브라스밴드 등 초대된 문화 예술인들이 직접 연주를 선보였다. 모두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팀들이라고 한다. 이들의 연주 소리는 공원 분위기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었다.

낮 2시 반께 마지막으로 마이크 앞에 앉은 공연팀은 부산지역에서 열심히 활동중인 사회주의 스카(ska) 밴드 '웨이크업'이었다. 이들의 신나는 자메이카 리듬은 음악을 듣는 이들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흔들흔들 춤추게 만들었다. "지금은 축제의 시간, 승리를 위하여! 라랄라~ 라라라~(카니발 노랫말 중)" 준비된 곡이 끝나자 아쉬운 듯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고, '스카 레볼루션'이란 노래로 다시 한 번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부산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사회주의 스카(Ska)밴드 '웨이크 업'이 흥겨운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 <공원아, 놀자!> '공원에서 음악을' 현장 부산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사회주의 스카(Ska)밴드 '웨이크 업'이 흥겨운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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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밴드의 한 멤버가 자메이카 전통 춤을 알려주자, 많은 이들이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춤을 췄다. 자메이카 전통 춤은 우리나라 관광버스 춤과 흡사하다.
▲ <공원아, 놀자!> '공원에서 음악을' 현장 스카밴드의 한 멤버가 자메이카 전통 춤을 알려주자, 많은 이들이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춤을 췄다. 자메이카 전통 춤은 우리나라 관광버스 춤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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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아, 놀자!> 마지막 공식 행사인 '공원에서 음악을-2' 현장에서는 자유분방한 청년들의 힙합 무대가 펼쳐졌다. 이들의 몸부림에 남녀노소 할것없이 즐겁고 또 신기하다는 듯 모여들었다.
▲ <공원아, 놀자!> '공원에서 음악을' 현장 <공원아, 놀자!> 마지막 공식 행사인 '공원에서 음악을-2' 현장에서는 자유분방한 청년들의 힙합 무대가 펼쳐졌다. 이들의 몸부림에 남녀노소 할것없이 즐겁고 또 신기하다는 듯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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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가 공식적으로는 '1회'이지만 작년에도 비슷한 공원 행사를 캠프 하야리아 터에서 진행한 바 있어 '2회'나 마찬가지라고 행사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공원아, 놀자!> 같은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냥 즐기기, 누구나 참여하기, 공원과 친해지기'가 슬로건인 이번 행사에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남아있다. '공원'이라고 하니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고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적은 액수라도 재료비 명목으로 돈을 지불하라고 하니 조금 부담스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또한 '의도적 행사가 아닌 자연스러운 행사', '한 번으로 끝나는 소비적 축제가 아니라 정기적 콘텐츠 만들기'를 추구한다고는 했지만 체험자들이 보기에 이번 <공원아, 놀자!> 역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다른 지역축제들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말마다 열리는 해운대 달맞이언덕 프리마켓처럼 자주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행사 내용보다는 '스탬프 이벤트'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줄이 길어지거나, 행사 준비를 위해 잠시 쉬고있는 시간에 부스에 들려 체험을 하지도 않았는데 스탬프만 받아가려고 해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하야리아 공원 포럼'이 실험하고자 했던 '시민참여형 공원'에서의 축제는 15일 늦은 오후,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됐다.

'하야리아 공원 포럼'의 '시민참여형 공원' 조성 노력은 이곳 UN평화공원이 아닌 캠프 하야리아 터(현재 부산시민공원 부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캠프 하야리아 터를 부산시민공원으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당초 마권판매소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하야리아 공원 포럼의 보존 노력으로 부지 내 건조물 일부가 보존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부산시민공원은 지난 8월 11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원 조성 작업을 시작했다.

'하야리아 공원 포럼'은 앞으로도 부산지역 공원들의 '시민참여형 공원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활력공간, 시민참여형 공원이 부산시 뿐만 아니라 전국에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공원아, 놀자!"


태그:#부산광역시, #하야리아, #부산 남구, #공원아 놀자, #시민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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