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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속의 행복 패턴을 빚어낸 한희선작가
 소소한 일상속의 행복 패턴을 빚어낸 한희선작가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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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거대한 피동의 대상일까?

오늘(22일) 헤이리의 작가 몇 분과 함께 자유로를 달렸다.

한강하류는 조수가 밀려나가 강바닥이 듬성듬성 섬으로 드러났다.  퇴적된 모래섬은 넓은 한강 하류의 강물에 새로운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 곳은 갖은 겨울 철새들의 천국처럼 보였다.

이 천국은 밀물과 함께 다시 사라질 것이다. 밀려오는 조수는 그 철새들을 쫓을 것이고 다시 한강하류의 수면은 거대한 단조로움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개인 일상의 거개는 몇 개의 패턴이 조합되어 반복된다. 몇 개의 패턴은 규칙적으로, 또 다른 몇 개는 불규칙적으로 되풀이 된다.

그러나 생활의 규칙성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그 기저에는  수면 아래의 한강 하류 모래톱처럼 아름다운 변화의 가능성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

일상에서 좀 더 자주 그 모래톱을 드러나게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피동의 대상'이 아니라 훨씬 능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도전의 대상이 된다.

불통을 치유하는 모성

우리는 한강변을 벗어나 일산의 한 백화점갤러리로 갔다.

그곳에는 '한희선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희선은 도예작가이다. 아름다운 찻잔이나 실용기를 만드는 작업 대신 그녀는 환경도예작품을 주로한다.

거대한 건축물의 내․외벽에 도자작품의 오브제로 표정을 부여하게 된다.

이번 '한희선전'은 평소의 거대한 작업과는 대조적인 소소한 일상을 드러냈다. '일상속으로의 패턴'은 마치 한강 하류 썰물 때의 모래톱처럼 일상의 반복되는 패턴에 생경한 그러나 기쁨이거나 기쁨의 동인이 될 수 있는  패턴을 소담하게 갤러리 벽에 걸었다.

그녀는 도자기에 직접 그림을 그리기보다 주로 전사작업을 통해 문양을 만든다.

먼저 원화를 그리거나 찍어서 전사지에 전사인쇄를 한다. 도자기의 원판은 유약을 입혀서 구운 다음 작가가 미리작업해둔 전사지의 문양을 그 자기에 발라서 다시 굽게 된다. 그러므로 중첩된 여러 문양에 따라서 이 도자작품은 몇 번씩 가마를 드나들게 된다.

이 전사 작업은 유약에 직접 붓질을 해서 내는 것보다 훨씬 생생한 작업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작가의 품이 많이 들긴 하지만 마치 화가가 캔버스에 작업하는 것 같이 갈필의 효과와 강약까지도 도자기에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

도자에서 전사는 화가의 캔버스작업처럼 풍부한 붓터치의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자에서 전사는 화가의 캔버스작업처럼 풍부한 붓터치의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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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시리즈'연작에서 나는 오랫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청자유약을 베이스로한 평면에 몇 개의 중첩된 육면체 큐브가 부유한다. 도판은 심하게 조각나 있다.

부유하는 큐브는 한 커뮤니티 내에서도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웃일 수 있고, 한 가정 내에서도 마음을 섞지 못하는 파편화된 개인일 수 있다. 한희선 작가는 이 연작에서 유리된 소통을 고발하기보다 불통을 기워 어떡해든 소통하게 하는 모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각난 관계의 일상을 기워 소통으로의 회귀를 권하고 있다.
 조각난 관계의 일상을 기워 소통으로의 회귀를 권하고 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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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작은 도자기블록을 배열하면서 따뜻한 패브릭을 함께 구성하거나 한 가정의 행복한 표정을 배치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행복으로의 회귀를 낮은 목소리로 권하고 있다.

한희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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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전시정보
한희선전 | 일상속으로의 패턴
-기간 | 2011. 11. 22~11. 30
-장소 | 현대백화점 일산 킨텍스점 9층 갤러리H
-문의 | 031_949_9632



태그:#한희선전, #일상속으로의 패턴, #갤러리H, #써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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