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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밀양 송전철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했던 고 이치우(74)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이 많으신 어르신께서 오죽 했으면 그렇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9일 오후 밀양시청 정문 앞 컨테이너에 있는 분향소를 찾았다. 김 지사는 지난 3~8일 사이 일본․중국을 방문하고 9일 돌아온 뒤, 이날 오후 경상남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바로 밀양으로 향했다.

 

 

김 지사는 이날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고인의 동생인 이상우(73)씨와 '장례위원회' 위원,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마을 주민들은 송전철탑 공사를 중단하고, 앞으로 건설될 함양~울산 고속도로에 '지하 초전도 시설'로 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김두관 지사는 조문 뒤 <오마이뉴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오늘 중국에서 돌아와 의회에 참석했다가 마치고 나서 바로 밀양에 가서 조문부터 했다"면서 "나이 드신 어르신께서 오죽했으면 그렇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신 사망 직후 조문을 하고 싶었지만, 대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해서 기다렸던 것이다. '경남대책위'의 요구도 있고 해서 먼저 조문부터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송전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다. 김두관 지사는 "송전철탑은 지경부와 한전에서 하는 공사인데, 경남도가 공사와 관련해 어떤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서 지경부와 한전에 전달하도록 하겠다"면서 "주민들은 송전철탑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지하 초전도시설'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투입된 예산도 있고 해서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두관 지사는 "경남도가 공사 주체가 아니라서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다. 진작에 조문하고 싶었지만 늦어서 죄송한 마음이다. 김영기 경남도의원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대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고 이치우씨는 765kv 초고압 송전철탑 공사에 반대하며 지난 1월 16일 분신 사망했다. 유가족과 마을 주민들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중겸 사장의 조문․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석 지경부 차관은 이미 조문했으며, 김중겸 사장은 지난 7일 밀양을 방문했다가 분향소에는 들리지 않고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고인의 집을 찾아 동생과 맏사위 등 유가족을 만나 조의를 표했다.

 

 
"밀양 분신사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 10일 저녁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동해안 탈핵 천주교 연대'는 10일 오후 7시 밀양 영남루 앞에서 "밀양 분신사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지낸다. 이날 미사는 이동화 신부(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의 주례로, 문규현 신부(전주교구)가 강론한다.
 
천주교 연대는 "'밀양 765kv 송전선로 사업'은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를 지어 거기서 생산되는 전력을 먼 도시로 보내기 위한 공사다. 맑고 아름다운 강산에 흉물스런 아파트 40층 높이의 거대한 철탑들이 들어서면 자연과 인간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밝혔다.

태그:#김두관 경남지사, #이치우, #송전철탑,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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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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