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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천문대가 있는 대야도서관
 누리천문대가 있는 대야도서관
ⓒ 대야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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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도시에서 별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해로 인한 매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는 게 대야도서관 누리천문대 강봉석씨 주장이다. 그럼 무엇 때문에? 바로 빛이란다. 도시는 밤이 되면 환하게 불을 밝힌다. 전등이나 네온사인 등으로 중무장하는 도시는 해가 진 뒤에 더 화려하게 변하기 일쑤다. 그 빛 때문에 우리가 하늘에 보석처럼 총총히 박힌 별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플라네타리움이라고 불리는 천체투영실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라네타리움은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실내에서 사계절의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이 방의 조명을 전부 끄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온다. 그 때 강봉석씨가 둥근 천장에 별자리가 나타나게 내부를 조정한다. 깜깜한 밤하늘에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감탄이 저절로 터진다. 어린 시절, 시골에 갔을 때 우연히 올려다보았던 밤하늘이 떠오른다. 진짜, 저랬어.

"여기는 오리온자리, 여기는 사자자리, 여기는 큰 곰 자리" 하는 별자리 설명이 이어지다가 방안이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한다. 강봉석씨가 방안의 조명을 조금씩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방안이 밝아질수록 별빛은 희미해지고, 방안이 환하게 밝아졌을 때 별들은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도시에서 별을 볼 수 없는 것은 이처럼 빛이 별을 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야도서관에 설치된 누리천문대는 주변이 도시만큼 불빛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별을 잘 볼 수 있고 또 천체 관측이 가능한 것이지요."

대야도서관 옥상에 자리 잡은 누리천문대
 대야도서관 옥상에 자리 잡은 누리천문대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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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군포시 대야동에 자리 잡은 대야도서관을 찾았다. 군포시에는 다섯 개의 도서관이 있다.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산본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대야도서관, 당동도서관. 다섯 개의 도서관은 테마별로 운영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중앙도서관은 인문학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산본도서관은 실버 즉 노인을 대상으로, 어린이 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대야도서관은 천문을 주요 테마로 삼고 운영되고 있다. 당동도서관은 지역 특성상 다문화 가정이 많아 다문화를 테마로 운영된다.

다섯 개의 도서관 가운데 누리천문대가 있어 '천문'을 테마로 잡고 있는 대야도서관을 찾은 것이다. "도서관에 비록 소규모지만 천문대가 설치된 곳은 대야도서관이 유일하다는 것"이 김연기 대야도서관장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누리천문대는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 때문에 군포뿐만 아니라 안양, 수원, 과천 등의 인근지역 뿐만 아니라 멀리 용인에서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야도서관은 4호선 대야미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4D입체상영관
 4D입체상영관
ⓒ 대야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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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도서관은 누리천문대를 보러 온 사람들이 천문대를 보고난 뒤에 도서관으로 내려와 책을 보고, 도서관에 왔다가 덤으로 누리천문대까지 견학하는 장점 때문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1년에 3만 명 이상이 방문을 하고 있단다. 특히 누리천문대에는 천문학을 전공한 강봉석씨가 알찬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김연기 관장은 자랑했다. 

대야도서관이 개관한 것은 지난 2003년. 누리천문대는 이듬해인 2004년에 문을 열었다. 이곳 천문대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은 아무래도 천체관측실일 것이다. 천체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데, 주망원경 외에도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볼 수 있는 보조망원경이 부착되어 있다는 것이 누리천문대를 담당하고 있는 강봉석씨의 설명이다.

플라네타리움 내부
 플라네타리움 내부
ⓒ 대야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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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별자리를 볼 수 있는 플라네타리움 외에 4D입체상영관도 있다. 4D입체상영관은 3D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상영관으로 영상에 따라 의자가 진동을 하거나 바람, 물 등이 분사되어 온몸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루에 4회 무료 상영되며, 정해진 시간에 오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영상이 너무 실감이 나서 어린아이들은 바람이 불면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는 것이 김연기 관장의 설명이었다. 상영관의 프로그램은 1년에 4차례 바뀐다.

천체관측실에 들어가 문을 닫자 강봉석씨는 천체관측실 돔형 천장을 열기 시작했다. 천천히 하늘이 열리면서 찬바람이 세차게 쏟아져 들어온다.

"겨울밤에 하늘의 별자리를 보거나 천체를 관측하려면 중무장을 해야 합니다. 너무 춥기 때문이죠. 그래서 방문객들에게 미리 내복을 껴입고, 무릎담요를 준비하라고 알려드리는데 준비를 안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프로그램이 보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그동안 덜덜거리면서 떨어야한다는 거죠. 정말 춥습니다."

천문대 안에서 천체 관측을 하는데 추우면 얼마나 춥겠느냐면서 관람객들이 준비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천체관측을 할 때 천체망원경이 설치된 천체관측실은 외부와 똑같은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강봉석씨의 설명이다.

"지금은 한낮이고 영하 3도밖에 안 돼 덜 춥지만, 밤에는 더 춥습니다. 그래도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 느껴지죠? 며칠 전 영하 11도쯤 할 때 밤에 천체관측을 하는데 문을 다 열어놓았더니 체감온도가 더 내려가서 엄청나게 추웠습니다."

천체관측실 안에 히터가 있지만 히터를 가동하면 바깥과 실내온도가 달라져 대류현상이 일어나 망원경의 초점이 잡히지 않고, 별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파가 닥치는 날 밤하늘의 별자리를 더 잘 볼 수 있다니, 만일 누리천문대를 견학할 예정이라면 강봉석씨 조언대로 옷을 겹겹이 껴입고, 무릎담요까지 준비하면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될 듯하다. 같은 이유로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다.

한낮이라 별이 보이지 않으니,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태양을 보라면서 강봉석씨는 초점을 맞춰주었다. 기자가 간 날은 흑점이 보이지 않는 날이라 볼 수 없지만 붉은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실처럼 뻗어 나온 홍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천체망원경을 조작하고 있는 강봉석씨
 천체망원경을 조작하고 있는 강봉석씨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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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망원경 렌즈를 통해서 본 태양은 붉은 공이었다. 둥근 모양의 공 가장자리에서 수많은 붉은 실 가닥이 삐져나온 것이 보였다. 그것이 바로 홍염이라고 했다. 붉은 태양을 보고 있으려니 역시나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거 한 번쯤 볼만한 걸,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누리천문대의 야간천체관측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된다. 화∙목∙토에는 개인이 참여할 수 있으며, 단체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가능하다. 야간천체관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주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예약을 받는다. 문제는 예약이 너무 빨리 끝난다는 것.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20명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천체관측실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20명이다. 공간이 비좁기도 하거니와 인원이 많아지면 프로그램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부득이 20명으로 한정해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연기 관장의 설명이다.

대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한낮에 태양을 관측할 수 있고, 또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많은 인원이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니 평일에 예약을 못했다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누리천문대를 견학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때는 예약하지 않아도 견학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누리천문대에서는 일식이나 월식 등의 천체변화가 있을 때도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용에 참고하면 될 것이다. 일기 변화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이 불가능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도서관이 예전에는 책을 읽고 빌리고 공부를 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변화를 거듭해 새로운 문화∙학습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야도서관에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태그:#대야도서관, #누리천문대, #천체망원경, #전체관측, #홍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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