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오른쪽)이 '장애 비하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은동 의원(왼쪽)은 임시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이를 지적했으며, 한 의원은 사과했다.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오른쪽)이 '장애 비하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은동 의원(왼쪽)은 임시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이를 지적했으며, 한 의원은 사과했다.
ⓒ 거제시의회

관련사진보기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진보신당)이 '장애 비하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김은동 의원(통합진보당)이 신상발언을 통해 한 의원의 언행을 지적하면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사과'했지만, 통합진보당 경남도당·거제시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철학 부재'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은동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7일 임시회 본회의 때 신상발언을 통해 한기수 의원의 언행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 장애를 부끄러워하지도 않았고 제 장애가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여 년의 의회생활 중 같은 동료의원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왔으나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이를 참아내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이제는 그 도가 너무 지나쳐 인간으로서의 모멸감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장애인의 한사람으로서 사회를 향한 처절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은동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두 가지 일이다. 김 의원은 2011년 2월 사회복지시설 시찰 뒤, 한 의원으로부터 "김은동 의원이 장애인이어서 함께 활동하기가 불편하다. 때로는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김백일 동상(거제포로수용소) 철거 소송과 관련한 창원지방법원 판사의 현장 방문 상황을 거제시의회 의장한테 설명했을 때, 평소 저를 조롱하고 멸시하던 그 의원은 '왔는데 이렇게 이렇게 걷던데요' 하면서 저를 쳐다보며 절룩절룩 장애인 흉내를 내며 웃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은동 의원은 "사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시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이러한 행동을 한다면 일반인 장애인에게는 어떤 편견과 차별감을 가지고 있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라며 "제 자신에 대한 멸시와 조롱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모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감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수 의원 "무심코 했던 말·행동... 사과 드린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거제시위원회는 8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철학 부재, 한기수 의원 사퇴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통합진보당 도당은 "한기수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애의 아픔을 가진 분들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김은동 의원에 대한 직접 사과는 무시한 채, 언론에 '사과문'만 배포한 한기수 의원의 작태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사과'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김 의원의 이번 신상발언은 그간의 상습적 장애 비하 언행이 도를 넘어 분출된 것으로, 한의원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 철학 부재가 입증된 것"이라며 "한 의원의 상습적 장애 비하 언행은 특정 의원에 대한 모욕의 차원을 넘어,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모독이자 인권 유린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야 하는 의원'으로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고 밝혔다.

한기수 의원은 자료를 통해 "본 의원의 실수로 본회의장에서 전체의원들이 잘못한 것처럼 보여진 것에 대하여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심코 행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심장을 뚫을 수 있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본의원의 실수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지적해주신 김은동 의원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장애의 아픔을 가진 분들에 대하여 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에 대하여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며 장애인들의 권익향상과 인권신장을 위한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태그:#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 #김은동 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