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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소유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저택.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소유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저택.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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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극화를 입증하는 지표가 또 하나 나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유의 주택 세 채의 현 공시가격이 298억 9천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인당 실질임금 271만8천 원을 버는 노동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916년을 꼬박 모아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고려 시대 초기부터 '숨만 쉬고' 살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이는 고용노동부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발표한 실질임금 액수로 계산한 것이고,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들이나 4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은 제외된 점을 살피면 전체 노동자의 소득 수준으로는 '숨만 쉬고' 살아야 할 기간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가야 할 것이다.

이 같은 해석은 29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의 개별주택 37만 가구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작구 흑석동 자택으로 작년보다 50.5%(43억 3천만 원) 오른 129억 원이었다.

2, 3, 4위는 모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소유의 집, 2위는 지난해까지 1위를 지켰던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이 작년보다 20.8%(20억3천만 원) 오른 118억 원. 이 회장 소유의 또 다른 이태원동 주택이 93억 5천만 원, 중구 장충동1가 주택이 87억4천만 원으로 3위와 4위도 차지했다. 이 세 채를 합한 것이 298억 9천만 원이다.

부의 편중, 사회를 파괴한다

얼마 전에도 한국의 '부 쏠림' 현상이 OECD 국가 중 2위라는 안타까운 지표가 발표된 바 있다. 지난 22일, 한국조세연구원은 우리나라 소득 상위 1%가 한 해 버는 돈이 전체의 6분의 1인 16.6%를 차지해 미국의 17.7% 다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료는 2006년 국세통계연보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인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최저임금 상승 억제 등 친 기업적 정책이 강화된 현재 상황은 양극화의 깊이가 훨씬 더해졌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2000년대 중반 0.306에서 2000년대 후반에는 0.315로 악화됐다. 0∼1 사이의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 정도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양극화 심화는 사회적 파국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위험하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직전에 전체 소득에 대한 상위 소득자 1%의 점유율이 21.09%에 달했다. 사회 공존을 향한 움직임이 시급하다.


태그:#주택공시가격, #이건희 자택, #방상훈 자택, #사회양극화, #소득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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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혁'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노래 만들고 글을 쓰고 지구를 살리는 중 입니다. 통영에서 나고 서울에서 허둥지둥하다가 얼마 전부터 제주도에서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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