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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자 <동아일보> '전남 강진 비인가 대안학교 늦봄문익환학교에선…' 기사와 관련 학교측과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늦봄문익환학교는 18일 오전 <동아일보> 보도 내용과 관련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가 하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것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동아일보> '교사는 간첩죄, 학부모는 북과 연락 공유하는 학교'

동아일보의 해당기사 누리집 이미지 갈무리
 동아일보의 해당기사 누리집 이미지 갈무리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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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17일자 기사를 통해 전남 강진에 있는 비인가 대안학교인 늦봄문익환학교와 관련, 교육과정은 물론 학생들의 활동 등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동아일보>는 기사에서 지난 2월 18일 제1회 졸업식 관련 북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교직원분과위원회'가 보낸 축사를 문제 삼으면서 장아무개 교사가 "교사 학생 학부모 150여 명 앞에서 읽었다, '키워야'라는 뜻의 북한식 표현인 '자래워야' 등을 그대로 낭독했다"고 보도했다.

또, 학생들의 지난 '1일 서울광장의 노동절 집회 참석', '2일 서울 청계광장 광우병 촛불집회 참석'과 관련해 이 학교의 명예이사인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사진도 찍었다"면서, "모두 5년차(고2에 해당) 학생들이 하는 '진로 맛보기' 일부"로 "1979년 남민전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안아무개씨, 한국진보연대 문예위원장 정아무개씨 등이 멘토였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계속해서 "지난 달에는 학생 86명이 8박 9일간 제주 강정마을로 '제주평화기행'을 다녀왔다", "늦봄학교 3년차에는 역사탐방학습을 간다, 백두산과 압록강에 가서 분단조국의 현실을 체험하고 통일 열망을 키우기 위해서다, 4년차에는 농어촌, 공장, 시장에서 노동현장을 체험해야 한다"면서 "또 주말을 제외하고 학생들은 매일 1시간씩 '노작' 수업 일환으로 밭을 갈고 집을 짓는다, 수업시간에는 '철학'과 '자주학습' 등을 배운다, 연중행사로는 ▲ 4·19체육대회 ▲ 5·18기행(묘비 닦기, 마라톤대회, 영창 체험) ▲ 6·15기념행사(이북음식 나눠먹기, 통일음악회)가 있다"고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이같은 교과과정을 설명한 후 "교사와 멘토도 친북 성향"이라는 소제목으로 "교내에서 '일꾼'으로 불리는 교사는 32명, 간첩죄로 8년을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 평통사 회원이 포함돼 있다, 평통사의 핵심간부 4명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월부터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포털 다음에 '늦봄아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를 개설한 뒤 북한과의 연락사항을 공유한다"고 보도했다.

늦봄문익환학교측 발끈... "허위 과장 보도의 전형 책임 묻겠다"

늦봄문익환학교(이하 학교)측은 17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18일 오전 반박자료를 내놓았다.

학교측은 '<동아일보>의 허위·왜곡·편파기사에 대한 늦봄문익환학교의 반박·진실 자료'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목부터가 왜곡 과장되어 있고 색깔론을 의식한 악의적인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면서 기사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교측은 먼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교직원분과위원회가 보낸 축사와 관련 "제목을 접하는 순간, '늦봄학교의 교사들은 간첩들이고, 학부모들은 북한과 상시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불온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면서 "축사는 북한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교직원분과위원회'가 남한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로 보낸 것이며 통일부에 이 팩스내용을 보고한 사실이 있다", "축사 또한 많은 축사를 소개하는 도중에 읽혀진 내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동아일보>의 기사 내용을 보면 이런 과정을 쏙 빼고 마치 6·15북측위원회에서 바로 늦봄학교에 직통으로 팩스를 보낸 것처럼 느껴지게 해 놓았다. 그리고 1989년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을 만나 통일방안을 제시한 늦봄 문익환 목사님에 대해 북측위원회가 잊지 않고 늦봄을 사표로 삼는 학교 졸업식에 축사를 보낸 것은 그간의 관행으로 보건데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축사에 들어있는 북쪽 방언인 '자래워야'를 핑계 삼아 북한식 표현을 그대로 낭독했네 어쩌네 하는 것은 겨레말을 잘 모르는 무식한 자의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의 제주 강정마을 시위 참여 등과 관련해서는 "재학생 12명이 2일 서울 청계광장의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석했으며 일부는 자유발언대에 올랐고 명예이사인 문성근 최고위원과 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좌편향 체험활동으로 규정했다"면서,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집회에 참가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일반학교나 대안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해 왔던 것이 과거 촛불집회이다. 이것을 어떻게 좌편향적 체험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1979년 남민전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안아무개씨와 한국진보연대 문예위원장 정아무개씨 등이 학생들의 멘토'라는 기사내용과 관련해서는 "여기에서 거론되는 안아무개씨는 세계적인 수학자 안재구 선생이다. 우리는 수학자를 꿈꾸는 학생 한 명에게 '미적분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학자로 인정받는 수학 선생님'을 멘토로 추천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색깔 칠하기로 편파 왜곡 보도... 악의적인 날조"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
ⓒ 늦봄 문익환 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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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은 계속해서 "그리고 진로 맛보기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모두 꿈이 다르고 추구하는 분야가 다양하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멘토가 되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 이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대화에서 진로 맛보기 멘토들은 농부, 목수, 간호사, 교사, 국악인, 가수 등 다양하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런 내용은 단 한마디도 없이 색깔 칠하기로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고 있다. 마치 저 두 분의 멘토가 멘토 전부를 대표하는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

학교측은 <동아일보>가 자신들 학교의 교과과정상의 활동을 문제삼는 것과 관련해 "늦봄학교는 생명과 영성, 자율과 공동체, 통일과 평화를 교육철학으로 하는 학교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상부상조의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 공동체의 지속과 복원을 지향한다"면서, "교실 안에서 이른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진행되는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교육현장 대신에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고 공동체 마을이 파괴되어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여 여러 가지를 보고 느끼고, 또 마을 청소나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재롱잔치 등 학생들 수준에서 강정마을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교사 또한 친북 성향'이라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늦봄학교의 모든 교사들을 친북성향의 교사로 규정짓는지 알 수가 없다. 완전히 악의적인 날조와 왜곡"이라면서, "늦봄학교의 교사들은 전임교사와 시간강사로 나누어진다. 전임교사를 '길잡이' 교사라고 하며, 시간강사를 '도우미' 교사라고 부른다. 평통사 핵심간부 4명이 국보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것이 마치 늦봄학교와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학교의 목표는 통일 일꾼 양성이라고 했는데, 이것도 전체적인 늦봄인간상을 무시하고 부분만을 가지고 전체를 나타내는 수법"이라면서 "늦봄학교의 교육 목표는 '일하는 사람 - 노동을 중시하는 교육', '이루는 사람 - 과제수행능력을 키우는 교육', '이끄는 사람 - 섬기는 지도자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사중 간첩죄로 8년을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 거론과 관련해서는 "한문 시간 강사로 모셨던 장의균 선생님은 일본에 유학 중이었는데 소위 재일 유학생 간첩단 사건 때문에 간첩으로 몰려 8년을 복역했다. 본인은 조작된 간첩단 사건으로 확신하며 간첩 혐의를 부인해 왔으며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시장이 되기 전에 박원순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는데, 현재 명예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학교측은 마지막으로 "늦봄학교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명예와 순수성을 훼손시키고 여론을 호도한 책임을 <동아일보> 최예나 기자와 <동아일보>사에게 반드시 물을 것. 아울러 도덕적인 책임도 함께 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늦봄문익환학교 재학생, "촛불집회 자율로 참석... 어이없다"

<동아일보>의 기사와 관련 현재 늦봄문익환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 5년차(고2 해당)에 재학중인 으뜸일꾼(학생대표) 남형민 학생은 "어이가 없다"면서, "흔히 말하는 것처럼 색깔 칠하기"라고 반발했다.

남형민 학생은 18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제를 삼는 교과과정은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알고 들어온다, 촛불집회나 노동자 대회 참석 등은 학생들 자율로 갔다, 또 기사에서와 같이
12명이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 대회의 경우에도 절반가량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늦봄문익환학교는 고 문익환 목사(호는 늦봄)의 뜻을 기린다며 2006년 설립된 비인가 대안학교(중고교 6년 과정)다. 현재 재학생수는 77명. 가장 많은 학생들이 재학할 때인 지난 2010년경에는 110여 명의 학생들이 수학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익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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