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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1년 넘게 차명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차명폰의 명의자는 경상남도 사천의 한 수산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 사천은 김재철 사장의 고향이다. 이 지역 삼천포 초등학교를 나온 김재철 사장과 관련해 지난 4.11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 사장의 주민등록상 주소 역시 현재 사천으로 되어 있다.

명의자 A씨 "MBC 사장 될 때 내 이름으로 된 휴대폰 선물"  

A씨는 김재철 사장이 회장으로 있던 사천가산오광대 후원회 회원이었다. 노조 측에서 김재철 사장의 지역 조직으로 의심하는 산악회에도 몸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만나기를 거부한 A씨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신이 김 사장에게 차명폰을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과 어릴 때부터 형 동생으로 잘 지냈고, 김 사장을 "제일 존경하는 분"이라고 표현한 A씨는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될 때 제 이름으로 된 휴대폰을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A씨는 "MBC사장 같은 자리에 가면 공개적으로 전화하는 것 말고도 따로 전화기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희들(고향 후배들)하고 통화하거나 편하게 할 수 있게 (차명폰을) 준 것"이라고 차명폰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철 사장의 요구는 없었고, 요금납부는 매달 A씨가 했다고 한다. 그는 "친형님처럼 좋아하는 분에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호텔 예약하면서 '김훈' 가명과 함께 차명폰 번호 남겨

무용가 J씨와 공동 구입·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복 오송신도시 H아파트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김재철 사장의 연락처에 '2119'로 끝나는 차명폰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다.
 무용가 J씨와 공동 구입·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복 오송신도시 H아파트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김재철 사장의 연락처에 '2119'로 끝나는 차명폰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다.
ⓒ MBC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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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추적해온 MBC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10년 6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강원, 대구, 울산, 진주, 창원에 있는 호텔에 투숙하면서 '김훈'이라는 가명과 함께 '2119'로 끝나는 두 개의 전화번호를 남겼다.

2011년 10월까지는 010-9***-2119를, 2011년 11월부터는 010-4***-2119를 사용했다. 두  번호의 명의자는 모두 A씨다. 무용가 J씨와 공동 구입·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복 오송신도시 H아파트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에도 마찬가지로 '2119' 번호가 등장한다. 김 사장은 현재 두 개의 번호 모두 사용하지 않는 상태다.

'차명폰'은 타인의 동의를 얻어 명의를 빌린 것으로, 노숙자 등으로부터 돈을 주고 명의를 불법 취득한 '대포폰'과는 구분된다. 지난해 번호가 한 차례 바뀐 것에 대해 A씨는 "김재철 사장 번호가 알려져서 제가 바꿔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차명폰 사용 사실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MBC 사장이라면 회사에서 휴대폰도 주고 사용 요금도 회사에서 다 납부를 해준다"면서 "공인인 MBC 사장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전화기를 받아서 사용했다는 것도, 고향 후배가 요금을 납부해줬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김 사장이 '김훈'이라는 이름으로 호텔을 예약할 때도 차명폰 번호를 남겼는데, 공영방송 사장이 왜 직접 숙박업소를 찾아서 그것도 가명으로 예약을 하느냐"면서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J씨를 비롯해서 김 사장이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곤란한 사람들과 통화할 때 차명폰을 집중적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진숙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의 차명폰 사용 사실은 알지도 못하고, 이는 김 사장의 사생활"이라고 말했다.


태그:#김재철, #차명폰, #무용가 J씨, #MBC 노조,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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