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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왕암공원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오른쪽 중간에 대왕암이 보인다. 하지만 경관 좋은 연수원이 2km 가량 떨어진 폐쇄되는 화장장터로 옮겨가게 됐다.
 울산대왕암공원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오른쪽 중간에 대왕암이 보인다. 하지만 경관 좋은 연수원이 2km 가량 떨어진 폐쇄되는 화장장터로 옮겨가게 됐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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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문제로 수 년간 논란을 빚어온 울산교육연수원이 조만간 폐쇄되는 화장장 터로 옮겨가게 됐다.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지난 2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울산교육연수원을 내년 초 동구 화정공설화장장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천혜의 동해안 경관지역에 있는 울산교원연수원이 화장장 터로 옮겨가는 것에 대해 연수를 받는 직접 당사자인 교사들이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울산 동구 화정동에 있는 화정공설화장장은 지난 수십 년 간 울산지역의 유일한 화장장이었으나 산업발달에 따른 인구 증가로 수년 전부터 과부하 상태가 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에 울산시가 총사업비 506억 원을 들여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9만8000㎡ 부지에 종합장사시설인 울산하늘공원 공사를 오는 8월 준공함에 따라 화정공설화장장은 폐쇄될 예정이다. 이곳에 교육연수원을 짓겠다는 것이다.

천혜의 경관지역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이 화장장 터로

오래 전부터 울산교육연수원 부지를 관광단지로 조성하려던 울산 동구청은 신이 났다. 동구청은 근래 수 차례 연수원 부지 활용방안을 밝히면서 울산교육청을 압박해왔다. 일단 동구청은 연수원이 이전되면 500억 원가량을 들여 이곳에 복합기능센터, 청소년수련원, 대왕암전망대 등의 관광·체험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교육연수원은 지역 독지가인 고 이종산 선생이 1947년 학교 부지와 당시 현금 200만 원를 기부해 세운 수산중학교가 전신으로, 이후 울산교육청에 기부해 현재 지역 교사들의 연수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연수원은 '울산12경' 가운데 한 곳인 대왕암공원 내의 가장 핵심적인 위치해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대왕암공원은 신라시대 왕들의 휴양지(어풍대)로, 삼국통일을 이룩했던 신라 30대 문무왕(문무왕비)이 죽은 후 호국대룡이 되겠다고 유언해 수장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오는 곳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MJ(정몽준)계 동구청장이 이곳에 정주영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다 교육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관련기사 : <MJ계 구청장 '정주영박물관' 추진에 교육계 반발>). 2010년 당선된 울산대학교 교수 출신인 MJ계 김복만 교육감은 연수원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동안 연수원 이전을 동구청과 협의해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전비용과 부지문제로 연수원 이전은 난항을 겪어왔다.

김복만 교육감이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전비용과 부지를 양보하는 식으로 연수원을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결국 울산교육연수원은 2km 거리에 있는 화정공설화장장 터로 이전하게 됐다. 김복만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울산시나 동구청에 부족한 예산을 더 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입장"이라며 "중앙정부 등에서 모자라는 이전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계 펄쩍... "기껏 간다는 곳이 화장장 터냐?"

김복만 교육감이 울산교육연수원 부지와 비용에 대해 입장을 밝히자 퇴직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곽용 전 울산강북교육청 평생체육과장은 3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수십 년간 줄다리기 해온 연수원 이전지가 고작 화장장 터냐"며 "울산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수장으로서 선택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인 기증자가 후학 양성을 위해 교육적 용도로 땅을 기증했는데 이곳을 관광단지로 사용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연수원 터가 화장장이라는 데는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곽용 전 과장은 이어 "남구, 중구, 북구 등 울산의 여러 곳에 좋은 터가 많은데 굳이 동구의 화장장터로 연수원을 옮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연수를 받는 곳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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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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