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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울산교육청이 폐쇄되는 인근 화장장 부지로 연수원을 이전하려 하자 전교조가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울산교육청이 폐쇄되는 인근 화장장 부지로 연수원을 이전하려 하자 전교조가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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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이 천혜의 동해안 경관지역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을 화장장 터로 이전한다는 지난 4일자 <오마이뉴스>기사(관련기사: '관광단지 만들려고'...교육연수원을 화장장 터로?)와 관련, 전교조 울산지부가 12일 이전 반대 입장을 내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만일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전체 교사 서명 운동' 등으로 반대 운동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울산교육연수원의 화장장 부지 이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후 대부분 언론은 연수원의 화장장 이전을 기정사실화해서 보도했다. 이 시점에 당사자인 교원 단체가 반대 입장을 내놔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지부장은 "연수원의 화장장 이전 반대가 혹시 님비현상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그동안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왔다"며 "반대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보도를 보고, 연수원이 화장장으로 이전한다는 것을 알았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왜, 교육 가족의 여론은 들어 보지도 않나?"

조용식 지부장은 12일 전교조의 입장 표명을 내놓은 후 가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사들의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조 지부장은 "지난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 바로 입장을 내놓으려 했으나 혹시 님비현상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어, 그동안 각 학교 교사의 의견을 두루 들었다"며 "대부분 이 소식에 당황하고 걱정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전교조 울산지부가 교사의 의견 수렴 후 내놓은 울산교육연수원의 화장장 부지 이전 반대 이유는 ▲ 정작 지킬 공약은 안 지키고, 일부 주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개발 공약만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점 ▲ 연수원 기증자의 고귀한 기부 취지와 정신에 반한다는 점 ▲ 대다수 교원들이 교육청이 발표한 이전 예정지를 반대한다는 점 ▲ 울산교육청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 등이다.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추진에 교사들 '당황'

전교조 울산지부는 12일 교육연수원 이전에 대한 입장을 내고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교육연수원을 동구 화정 공설화장장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교사들의 의견 수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교육연수원 이전 계획에 문제점이 많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선거 당시 표를 의식해, 설익은 공약을 내놓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공약 이행 과정에서 타당성과 효과를 면밀히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교조는 "특히 다수 교육 주체들의 이해가 걸린 교육 연수원 이전은 교육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는 것은 전형적인 불통행정 불도저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교조는 "울산교육연수원은 지역 독지가인 고 이종산 선생이 1947년 학교 부지와 당시 현금 200만 원을 기부해 세운 수산중학교가 전신인데, 이전은 기증자의 고귀한 기부 취지와 정신에 반한다"며 "고인인 기증자의 고귀한 기부 취지와 정신은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적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는데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교조는 "대다수 교원은 교육청이 발표한 이전 예정지를 반대하고 있고, 교육감이 발표한 이전 장소는 한마디로 정서상 대다수 교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전이 꼭 필요하다면 복수 후보지를 선정하고 최소한 한 두 차례의 공청회를 개최해 주변 환경, 교통 사정, 지역 발전, 교원들의 정서와 희망, 이전 비용 등 요모조모를 따져보고 후보지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한 방안으로 "교원연수원을 재건축하고, 동구청은 관광·체험시설 등을 조성하여 교육·문화 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를 통해 현 연수원 지역을 동구 지역의 교육 문화 단지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그러면서 "울산교육청이 내놓은 연수원 이전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아울러 기부자의 숭고한 뜻을 살리는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천혜의 자연경관과 조화로운 관광·문화단지를 조성해 동구 주민과 울산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과 연수의 장으로 활용될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전교조는 "우리는 일방적인 연수원 이전 방침을 중단하고 교육계의 의견 수렴을 철저하게 거칠 것을 요구한다"며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집약하는 서명 운동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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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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