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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짓 연습에 연습...처음으로 정기라이딩에 동참한 K집사...
회장과 함께 오고 있네요~
▲ 정기라이딩... 한 달 남짓 연습에 연습...처음으로 정기라이딩에 동참한 K집사... 회장과 함께 오고 있네요~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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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차창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다가 자전거 안장에 올라타면 그동안 스쳐 지나간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놀라게 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숨어 있는 길과 뜻밖의 광경을 발견한다. 세상은 수많은 작은 보물을 자전거 타는 사람에게 드러내 보여준다. 자동차의 핸들을 잡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며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볼프강 작스, ,되찾은 정적, 자전거를 위하여>)

오늘(9.8)은 자전거선교회 두 번째 정기 라이딩 날이다. 모임 시간은 오후 3시. 오늘은 집결지인 구민운동장까지 가지 않고 양산 물금취수장 앞에서 회원들과 합류하기로 했다. 가끔 자전거 타는 것을 즐겨왔는데 자전거선교회도 생겼으니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주 탈 것 같다. 대문 밖을 나와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낙동 강변 물금취수장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고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가벼운 몸, 가벼운 자전거...바람을 가르며 가볍게 씽씽~~~
▲ 자전거 탄 풍경... 가벼운 몸, 가벼운 자전거...바람을 가르며 가볍게 씽씽~~~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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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금취수장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한참 있어도 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어쩌나. 자전거선교회 총무 K집사 자전거가 오늘 처음으로 라이딩에 합류했는데 오는 도중에 몇 번이고 넘어졌단다. 그곳으로 달려가 보았다.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총무 K집사의 얼굴빛은 차분했고 자전거도 역시 여유 있는 모습으로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회장은 K집사 옆에 붙어 가며 자전거 타는 법을 코치했다. 운동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K 총무집사이지만 자전거는 그야말로 왕초보다. 자전거선교회가 생기고 난 후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큰 발전이다. 거의 매일 넘어지고 엎어지고 깨지고 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였고 두 번째 정기 라이딩에 함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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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탄 풍경... ......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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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수년 전에 내가 자전거를 배우던 그때가 떠올랐다. 자전거를 처음으로 배우려고 작정했던 날, 자전거 두 바퀴에 몸을 실으면서 오늘, 바로 이 시간에, 꼭 배우고 말겠다고 마음속으로 작정했었다. 처음 몇 번은 자꾸 한 바퀴도 굴러가기도 전에 휘청거렸고 도무지 배워질 것 같지 않았다. 워낙에 몸치이고 그동안 내 자신에게 나는 운동신경이 없다, 운동은 잘 못한다고 세뇌시켜왔던 까닭에 넘어질 때면 아, 역시 안 되는구나 실망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아줌마들도 배우는데 난들 못할 이유가 뭐야 할 수 있다고 내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었고 뱃속 깊은 데서부터 두둑한 배짱이 솟았다. 몇 번 연습 끝에 자전거 두 바퀴 위에 올라 앉아 넘어지지 않고 두 바퀴를 저어나가고 있는 나를 어느 순간 발견했다. 성공이었다. 처음 타고 연습한 지 10분만의 쾌거였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대견스러웠다. 내친김에 오늘 확실히 배워둬야겠다고 생각되어 한 시간 넘도록 자전거 타고 달리는 연습을 했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자전거를 배우든 무슨 일을 하든지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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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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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시간만 나면 강변길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씽씽 달렸다. 가끔 넘어지고 자빠지고 멍이 들고 했지만 그렇게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또 넘어지고 일어서면서 지금은 그래도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걸어서 산책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 자전거에 몸을 싣고 두 바퀴로 저어 나아갈 때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상쾌한 기분...자전거를 타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기분을 한껏 즐겼고 만끽했다. 지금 생각해도 자전거를 배우길 정말 잘했다 생각한다. 가끔 남편과 함께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산책도 하고 가까운 은행일도 자전거 타고 나가고 시장도 간다. 그렇게 자전거는 나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자전거 주행속도 기록을 내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걷거나 차에 타고 다니던 내 두 다리 두 발이 자전거 바퀴를 저어가면서 중심을 잡고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는 그 상쾌함과 희열과 짜릿함, 걸어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풍경들...이런 것들이 좋아서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타는 즐거움도 있고 일상 속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데다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아 더 알아가야겠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것 같다. 자전거를 알고 자전거를 조금 배우고 또 이렇게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함께 라이딩 하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정기라이딩 두 번째...이모저모...
▲ 자전거를 사랑하는 모임... 정기라이딩 두 번째...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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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넘어지면서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 첫 술에 배부른 것 없고 처음부터 고수는 없는 법이다. 아프면서 성장하고 아픈 만큼 성숙한다. 꽃은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좋은 글 잘된 글 역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끝에 나온다. 플라톤은 말하기를 '탁월성은 지속성'이라 했다. 유대인 속담에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헬렌켈러는 '삶이란 과감한 모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말했다.

도전에서 기쁨과 놀라움과 발견이 있다.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고 발굴하고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것은 도전과 용기에서 나온다. 인간의 두뇌에는 140억 개의 뇌세포가 있다고 한다. 그 140억 개의 뇌세포를 다 쓰려면 234세라는 수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린 보통 10~20% 정도밖에 쓰지 못하고 일생을 마친다고 한다. 우리 육체의 단련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생은 어차피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으로써 나의 한계와 가능성을 발견한다. 내 안에 있는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내 모습, 금광을 캐낸다. 시도하지 않고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오른 쪽 K집사...결코 초보로 보이지 않네요...^^*
▲ 자전거 탄 풍경... 오른 쪽 K집사...결코 초보로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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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온 만큼...다시 돌아가는 길...
▲ 자전거 탄 풍경... 달려온 만큼...다시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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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금물문화원을 지나 황산 베랑길 아래로 바람을 가르며 두 바퀴 저어 달렸고 인증센터 앞에서 잠시 휴식 후 계속해서 자전거페달을 밟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강바람을 가르며 지나가는 일행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름다웠다. 왕초보 총무 K집사도 제법 노련한 모습으로 달렸다.

간밤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 까닭에 낙동강은 누런 황토 물로 변해 있었다. 화제마을 앞에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했지만 모두들 좀 아쉬웠던 모양이다. 원동까지 먼저 달려갔다가 온 사람들도 있었다. 화제와 원동 사이 강가 쉼터에 모두 모여 간식을 먹고 휴식한 후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 왔다. 어느새 해는 꼴깍 넘어가고 산 그림자가 강물에 내려앉으면서 강물은 어두워졌다. 사물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저녁시간이었다.

혼자서 둘이서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이제 함께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자전거 위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갈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포도원교회자전거선교회 제2회 정기 라이딩
화명동 구민운동장-물금물문화원-인증센터-화제-원동 가는 길 중간까지



태그:#포도원교회자전거선교회,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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