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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과 중소상인 등이 15일 오후 2시 울산 북구 화봉시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중소상인 등이 15일 오후 2시 울산 북구 화봉시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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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반려한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

인구 18여만 명인 울산 북구에는 홈프러스, 롯데마트 등 4개의 대형마트가 있어 4만5000명 당 한 개 꼴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윤 구청장이 코스트코 측의 허가 신청을 반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코스트코측에 고소 당해 지난 8월 14일 첫 재판을 받았고, 8월 31일 코스트코는 중소상인들의 반대에도 개점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북구는 이제 대형마트가 5개로 늘게됐고 인구 3만6000명 당 한 개꼴로 전국 최고의 지역이 됐다. 검찰이 대형마트 허가를 반려한 윤 구청장을 기소하자 보수 진보를 망라한 울산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관련 기사 <월남전참전자회도 '진보 구청장' 구하기... 왜? >).

그동안 당내 갈등으로 여력이 없던 통합진보당이 자당 소속 북구청장을 구하기 위해 전당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 15일 오후. 통합진보당이 북구청장과 중소상인을 살리겠다며 한자리에 모였다.

"중소상인 생존권 지키고, 북구청장 살리겠다"

15일 오후 2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코스트코와 직선거리로 1km 남짓한 북구 화봉공원에 통합진보당 당원들과 지역주민대책위, 중소상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울산시당은 몰론 서울에서 이상규 의원과 당직자들이, 부산시당의 고창근 시당위원장과 당원들이, 경남 이병하 도당위원장과 당원들이 화봉시장 옆에 있는 화봉공원에 집결했다. 곧이어 '진보행정 검찰기소 규탄 및 중소상인 살리기 통합진보당 결의대회'가 열렸다. 지역 노동계 및 중소상인 대표 등을 합해 500명은 넘어 보였다.

포문은 통합진보당 김진석 울산시당위원장이 열었다. 그는 "현재 당 내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이처럼 많은 당원들이 울산을 찾아줘서 감사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당을 정상화하고 노동현장과 농민, 서민 등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대형마트가 두번째 네번째 일요일 동시에 의무휴업을 하는 것, 중소상인을 살리는 것은 더 낮은 곳에서 힘들어하는 서민들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윤 구청장의 조치가 어떻게 검찰기소대상이 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진보진영을 죽이기 위한 검찰의 탄압"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이어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울산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권영길 후보와 함께 울산 동구에서 만세대 아파트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던 기억이 난다"고 한 후 "통합진보당은 윤종오 구청장을 꼭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며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윤종오 북구청장을 반드시 구명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진보당과 지역 중소상인 등이 15일 오후 울산 북구에서 구청장 살리기 및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지역 중소상인 등이 15일 오후 울산 북구에서 구청장 살리기 및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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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결의문에서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허가를 반려했던 진보구청장은 기소하고 대한민국 법률체계와 행정처분을 철저히 무시한 코스트코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못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윤종오 구청장을 끝까지 지켜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 차원에서 상생법과 유통법을 개정해 대형마트에 대한 법적제재를 취하고 2, 4주 의무휴업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비를 맞고 북구청을 경유해 코스트코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1시간 가량 걸려 북구 진장동 코스트코에 도착한 이들을 반긴 것은 천막을 치고 "자율협상 이행"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던 지역 중소상인단체 대표들.

이들은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띠를 이으면서 윤 구청장 구명과 중소상인의 생존권 보장을 결의했다.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북구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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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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