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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바오 일가친척의 자산 보유 내역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첫 면
 중국 원자바오 일가친척의 자산 보유 내역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첫 면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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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일가친척이 3조 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6일(한국시각) '원자바오의 어머니, 자녀, 동생, 처남 등이 명의로 등록된 자산이 최소 27억 달러(약 2조9천567억원)에 달한다'고 기업 공시와 규제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심층 보도했다.

그동안 원자바오는 평소 허름한 옷차림과 서민적인 생활로 청렴을 강조하며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그의 일가는 엄청난 자산을 보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문으로 번역된 기사도 함께 올렸지만 중국 정부는 <뉴욕타임스> 사이트에 접속을 모두 차단했다. 영국 BBC가 <뉴욕타임스>의 원자바오 관련 기사를 보도할 때도 중국 내 송출이 중단됐다.

<뉴욕타임스>는 원자바오 일가친척이 은행, 귀금속, 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자바오의 총리 재임 기간에 재산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자바오의 어머니 양즈윈은 보험회사의 지분 1억2천만 달러를 갖고 있다. 동생 원자훙은 폐기물처리업체를 운영하며 3천만 달러 이상의 정부 계약을 따내기도 했으며 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취재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 원자바오의 가족들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바오의 명의로 된 자산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가족과 친척이 특혜를 받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의도적 흠집 내기" 반발... <뉴욕타임스> 접속 차단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많은 언론 보도가 의도적으로 중국을 흠집을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별도의 기사를 통해 사이트 차단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후진타오 주석의 후임으로 유력한 시진핑 일가가 3억7천6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을 때도 해당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다.

영국 BBC는 '중국 정부는 고위 정치인의 재산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올 때면 특히 민감해진다(sensitive)'며 '부패 스캔들이나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한 국민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자바오는 1992년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1998년 국무원 부총리 등을 거쳐 2003년부터 총리직에 올랐다. 일흔의 고령인 원자바오는 곧 시진핑이 이끄는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총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원자바오가 은퇴 후에도 일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가족과 친적이 이처럼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그의 권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weaken)'고 보도했다.


태그:#원자바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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