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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검찰 간부의 비리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자 대검찰청이 즉각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 가로채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놓고 검찰개혁을 외쳐 눈길을 끈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은 13일 "검찰내부 뇌물상납 구조 등 부패고리를 은폐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이 지난 8일 서울고검의 K부장검사를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과 유진그룹으로부터 8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히자, 대검찰청은 바로 다음날 김수창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토록 했다. 이에 한 사건을 두고 경찰과 검찰이 수사하는 초유의 '이중수사' 논란과 검찰의 '수사 가로채기' 비판이 제기됐다.

장신중 서장은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민들은 속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검찰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검찰이 (수사 가로채기) 비판을 무릅쓰고 부패검사를 자신들이 수사하는 이유는 검사가 경찰수사를 받을 수 없다는 권위적 사고 때문이 아니다"며 "검찰내부 뇌물상납 구조 등 부패고리를 은폐하기 위함. 즉 뇌물로 받은 돈의 사용처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장 서장은 이어 "조희팔에게서 뇌물을 받은 검사를 경찰이 수사하면 비리검사가 검찰 고위 간부에게 향응과 뇌물을 상납했는지 여부가 밝혀지게 된다"며 "검찰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것임. 검찰의 구조적 부패고리가 적발될 것이 두려워 은폐를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이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이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 신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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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서장은 전날에도 "항간에서는 특임검사를 특별히 검사 비리를 잘 은폐하는 꼼수 검사란다"라고 전하며 "스폰서-벤츠 (특임)검사 모두 물 말아 드셨다"고 비판했다. 특임검사 제도는 지난 2010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이 불거지자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찰의 자정능력을 강화하겠다며 들고 나온 개혁조치다. 이후 '그랜저 검사'와 '벤츠 여검사' 사건 때에도 특임검사가 선정된 바 있다.

그는 "비리은폐 전문가가 이번엔 검사가 경찰보다 수사를 잘한 댄다. 시합해 볼까? 검사 열 명 대 형사 한 명. 왜? 검사 열 명 수준이 형사 한 명보다 못하니까"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는 김수창 특임검사를 겨냥한 것이다. 김 특임검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가로채기' 논란에 대해 "검사가 경찰보다 수사를 더 잘하고, 법률적 판단이 낫기 때문에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이라며 "수사 의무가 있는 검사가 내부 의혹에 대해 수사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장신중 서장은 '경찰과 검찰 중 누가 더 수사를 잘하는지 시합해보자'며 김 특임검사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장 서장은 11일에도 "경찰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에게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수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수사하자, 검찰이 사건을 가로채서 덮으려 한다. 절대 안 된다"며 "검찰로 넘어가면 스폰서 검사처럼 사건 자체를 은폐하고 말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이 11~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이 11~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 신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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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신중 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에 고등검찰청이라는 조직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고검의 주 업무가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송수행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해당 기관이 수행한다. 고검 조직은 사실상 할 일이 없는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또 "고검은 소속 직원이 대부분 수십 명에 불과, 파출소에 근무하는 직원 정도 수준임에도 청사는 수백 명이 근무하는 정부기관을 압도할 정도로 크고 웅장하며 사실상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검장이 있고 수백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이 정상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고등검찰청의 폐지를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장신중, #특임검사, #수사 가로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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