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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캠프 벽에 걸린 안철수 후보의 대형사진이다.
▲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벽에 걸린 안철수 후보의 대형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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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전 대선 예비후보(이하 안 전 후보)의 진심 캠프 해단식이 3일 오후 3시에 열렸다. 해단식에는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기자, 해단식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3일, 오후 2시 30분쯤 안철수 전 후보 캠프에 도착했다. 1층 입구부터 안 전 후보 표정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카메라 기자들이 좋은 자리를 잡느라고 실랑이하는 모습도 보였다.

6층에 마련된 해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서로 타려고 하는 도중 엘리베이터가 적정 하중을 견디지 못해 '삐'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5층은 안철수 진심 캠프 선거사무실이 있었고, 6층은 해단식을 위한 장소였다.

해단식이 있던 3일 오후  선거사무실 1층 복도부터 취재기자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 정문 해단식이 있던 3일 오후 선거사무실 1층 복도부터 취재기자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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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5층에 갔다. 복도 벽에는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습니다 -진심 정치 안철수-'라고 쓴 글이 눈에 들어왔다. 안철수 전 후보의 상징물들이 5층 사무실 이곳저곳에 보였다. 선거관계자와 기자들이 군데군데 앉아서 대화하거나 기사를 쓰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 천사같이 웃으면서 나래를 펴고 서 있는 안 전 후보의 사진이 그를 잘 대변한 듯했고, 동그란 원 안에 '안철수 진심 캠프'라고 쓴 상징물에 국민, 혁신, 동행, 희망, 상식, 공감, 미래, 소통, 행복, 힐링 등의 단어가 안철수 전 후보의 정체성을 알 수 있게 했다. 안 전 후보 커리캐처 상징물에는 '정권교체의 필승 보증수표 안철수', '희망이 승리하는 미래' '희망의 대통령님 파이팅', '당신과 함께해서 앞날이 기대된다' 등의 글들이 많이 기록돼 있었다.

소통의 상징물들이다.
▲ 진심캠프 소통의 상징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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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동료들과 실험실에서 촬영한 사진 밑 설명문에는 "...사람이 돈보다 귀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돈이 없으면 사람의 존엄성이 보장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 같은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소설보다 현실이 더 끔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써 있는 문장이 찡하게 다가왔다.

그럼 안 전 후보가 가진 유일한 저력은 뭘까. 한쪽 벽면 후보 선전물을 통해 이렇게 적고 있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 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5층을 둘러보고 6층으로 향했다. 5층 선거 캠프는 한산한 데 비해 해단식이 열리는 6층은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열기가 후끈했다. 취재 기자며, 카메라 기자며, 지지자가 모여 웅성웅성 거렸다. 안철수 전 후보가 등장할 동선을 따라 지지자들이 양편으로 나눠서 길게 줄지어 있었다. 3시가 갓 지나자 안철수 전 후보가 등장했다. 지지자들은 '안철수' '안철수'를 연호했다. 안 전 후보는 단상을 중심으로 맨 앞 중간에 앉았다.

안철수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정연순 대변인이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 해단식 안철수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정연순 대변인이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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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두 봉사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안철수 후보 안 후보가 두 봉사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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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전의원, 박선숙 전의원, 정연순 대변인, 송호창 의원, 금태섭 변호사 등 진심캠프 핵심 멤버들도 눈에 띄었다. 정연순 대변인이 사회를 진행됐다. 66일 간의 진심 캠프 선거활동 영상도 보여줬고, 안 전 후보에게 바라는 지지자들의 목소리 영상도 보여줬다. 이날 진심캠프에서 일한 두 봉사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진심 캠프 콜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한 하윤희씨는 '내마음 대통령 안철수 후보께'라는 글을 읽어 내려갔다.

"아이들의 미래가 불행한 것 같았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20년 후가 지금보다 비참할 것 같았다. 촛불도 참여해봤다. 하지만 희망이 없었다. 어느 날 당신께서 우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아 선거 캠프에 참여했다."

또 다른 콜센터 봉사자인 최병호씨도 말을 이어갔다.

"안 후보에게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발견했다. 조직도 없고 돈도 없는데도 네거티브를 지양했다. 안 후보와 함께 울고 웃었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 우리는 안 후보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

이들 두 봉사자의 발언을 경청한 안 전 후보는 발언 도중 웃기도 했고,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두 봉사자의 발언이 끝나고 안 전 후보가 단상에 올랐다. 단상 앞에는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라는 글이 선명하게 보였다. 안 전 후보는 7분을 넘게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안 전 후보의 의미 있는 말이 나올 때마다 중간 중간에 '안철수' 연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복잡한 틈을 타 간신히 휴대폰을 이용해 안 전 후보의 발언 영상을 촬영했다. 발언의 핵심은 '문재인 후보에 지지'를 했다는 점과 현 대선 국면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등을 거론하며 두 대선 후보에게 경고를 했다는 점이다. 그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1월 23일 제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안 후보의 캐리커쳐 안에 많은 글들이 써 있다.
▲ 캐리커처 안 후보의 캐리커쳐 안에 많은 글들이 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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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저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인 우려를 담아서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 여망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해단식 발언이 끝난 안 전 후보는 선거 캠프 관계자와 봉사자, 지지자들과 사진촬영을 이어갔다. 이날 그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면서 연신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후보 해단식, #진심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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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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