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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박근혜의 차이는 김여진과 손수조의 찬조연설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간단히 확인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8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patriamea)에 올린 글이다. 배우 김여진씨의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 짙은 찬조연설이 화제다. 그는 이날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찬조연설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김씨는 "살아온 삶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며 "22년간 약자의 편에 서서 약자를 위해 싸운 인권변호사 문재인 후보야 말고 우리가 찾던 드라마의 주인공이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김씨는 삶을 비관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청소년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생겨나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이 뺨에 흘러내려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

안철수 지지자였던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까닭은?

김여진씨는 이날 오후 6시 4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 문재인 후보 지지 찬조연설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가 문 후보 연사로 나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배우이자 아이 엄마로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피력하고, 19일 대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씨는 "원래 저는 안철수 교수를 지지했었다. 안철수 교수와는 청춘콘서트 사회를 보면서 알게 됐다"며 "안철수 교수가 출마선언을 하고 난 뒤 생각해보니 저 분이라면 우리나라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찬조연설을 시작했다.

김씨는 이어 "선거철에만 국민 앞에서 굽실거리다가 국민의 이익보다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 같은 정치를 이제 흥미진진한 정치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약한 사람들 편에 서고, 주인공 반대편에서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변화를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주인공은 약자의 편에 서서 그 사람들을 지킵니다. 그런 주인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주인공을 응원합니다. 기득권 가진 사람들과 싸워 이기기를 응원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만 믿고 현실에서는 체념합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 나타나 전혀 정치인답지 않은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신선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분이면 우리 정치를 달라지게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안철수를 지지했습니다."

이어 김씨는 "그런 제가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 놀랍지 않느냐"며 "문재인 후보 쪽의 요청을 받고 '살아온 삶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문재인 스토리'라는 홍보물 내레이션에 참여하면서 문 후보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교수가 꿈꾸던 새 정치, 우리가 꿈꾸던 새 정치는 문재인 후보가 꿈꾸는 정치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열망하는 새로운 드라마를 현실 정치에서 이루어낼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문재인 후보가 지켜온 일관성에 놀랐습니다. 딱 하나의 원칙은 약자의 편에 선다는 것입니다."

그는 "말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문재인 후보는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해 기득권 편에 설수 있는 조건의 사람이었지만 지방에 내려가 22년간 인권변호사로 살았다"며 "그 분의 삶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과 헌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권변호사로 살아온 문 후보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때 골프장 캐디 해고자 19명이 찾아왔습니다. 해고 이유가 결혼을 했거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골프채로 맞은 여성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문 후보는 당시 아무도 맡지 않으려던 그 사건을 맡아 여성 노동자들의 다수를 복직시키고 성희롱과 인권유린에 대해 보상도 받아냅니다. 수많은 노동사건 중 아주 작은 사건에 불과하지만 그의 삶을 대변해주는 또 하나의 상징입니다."

김씨는 "문재인 후보가 우리가 찾던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살아온 삶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이 갈 길이 보인다. 문재인 후보의 삶을 보면 바꾸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곧 퇴직이 가까워 오는데 자녀들은 아직 취직이 안 되고, 설령 취직이 되더라도 청년들의 반 이상이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나라, 구조자체가 이렇게 되어있는 나라에 어떤 희망이 있겠습니까. 노인, 주택, 청년실업, 청소년 문제 등 온 나라의 모든 가정이 이런 문제 한 두 개쯤은 떠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 이제 바꿔야 합니다. 이런 구조 이제 바꿔야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바꿀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갖은 역경을 거치고 승리를 이룹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투표권이 있습니다."

김씨는 "투표로 단순히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아닌 작가이자 감독, 스텝이 될 수 있다"며 "정의가 승리하는 멋진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표 한 장 가격이 4500만 원이나 됩니다. 5년 간 국가 예산을 4000만 국민으로 나누면 그렇습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서 나라의 예산의 방향과 운명이 결정됩니다. 내가 투표를 안 하면 4500만 원의 가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립니다. 오늘 저녁 투표소가 어딘지 꼭 확인하시고 내일 여러분이 갖고 계신 귀중한 한 표의 권리를 꼭 행사하기 바랍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개인의 소망을 피력했다. 그는 "정부를 비판했다고 생업을 잃지 않는 세상, 대통령도 비판할 수 있는 세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내일이면 그 희망이 열린다. 꼭 투표하자"고 호소했다.

"김여진의 찬조연설은 '강진'... 그 '여진'으로 투표근 단련"

올해 6월 아이를 낳은 김씨가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국가에서 자살로 내몰리는 청소년들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긴 여운과 울림으로 남았다. 김여진씨의 찬조연설은 곧바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고, 트위터 사용자들도 감동의 메시지와 함께 영상을 전파시키고 있다.

'@k2***'은 "김여진님 찬조연설은 1219의 '강진'입니다. 내일 하루 종일 그 '여진'으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의 투표근이 단련될 겝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jaydp***'는 "김여진 찬조연설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무엇인가 끓어오릅니다. 4500만 원의 주권을 꼭 행사할 겁니다. 고마워요. 잠자는 영혼을 깨워줘서요"라고 적었다.

'@ilsanlove2***'는 "아름다운 배우. 가슴이 따뜻한 배우. 김여진씨의 찬조연설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불러 일으켰네요.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미래에, 그래줄 사람에게 투표하라!"고 호소했다.

'@omskimsung***'는 "펑펑 울었다. 그래, 다른 거창한 꿈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도우며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뿐이다"고 했고, '@linuz***'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김여진의 찬조연설... 감동이다. 어쩌면 이렇게 말도 마음도 예쁠까? 김여진의 말대로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옥상으로 내몰리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by01m***'은 "김여진님의 찬조연설을 보며 펑펑 울었다는 한 고교생(@Minji_051***)은 '저희들을 위해 어른들이 부디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내일 수많은 '어른들의 선택'이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otusg***'은 "누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보다 지지한다고 밝히는 게 더 힘들고 위험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배우 김여진이 찬조연설에 나와 자살하는 아이들 얘기를 눈물로 전하며, 그래도 지금과 달라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니 따라 울지 않을 도리가 없구나"라고 소회를 밝혔다.


태그:#김여진 찬조연설, #문재인, #안철수, #투표, #2012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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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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