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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산하 충남학생수련원으로 부터 해고(계약해지)되어 '해고철회'를 촉구하며 8일째 노상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의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장이 8개월된 딸아이(전 설)를 안고 있다.
 충남교육청 산하 충남학생수련원으로 부터 해고(계약해지)되어 '해고철회'를 촉구하며 8일째 노상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의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장이 8개월된 딸아이(전 설)를 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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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
 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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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편이 깜짝 선물을 준비한다고 하더니, 8개월 된 제 딸아이와 시부모님, 친정어머님이 이 자리에 오셨네요. 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8일째 노상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우의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춥고 배고픈 긴 시간을 흔들림 없이 견뎌내던 그녀도 딸아이 앞에서는 '엄마'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우 지부장은 다시 말을 이었다.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하고, 제 딸에게 할 말이 없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죽어 나갈 생각입니다. 파리 목숨처럼 손쉽게 잘려나가는 비정규직들의 한을 이 자리에서 제가 풀고자 합니다. 제가 계속 살아있다면 이번으로 '해고 철회 투쟁'을 끝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투쟁 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국학비노조 충남세종지부 조합원은 물론, 전국의 학비노조 간부들, 충남지역 노동계 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관련기사 : 충남 학교비정규직 6일째 단식... "집단해고 철회하라")

이들은 "충남교육청은 집단해고 철회하고, 우의정 지부장 복직시켜라", "비리교육감 김종성은 도민 앞에 사죄하고, 집단해고 철회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충남교육청의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교육감이 사용자다'라면서 우 지부장을 해고한 충남학생수련원장이 아닌 김종성 충남교육감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한연임 전국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해마다 교육청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량해고가 자행되고 있다"며 "분명히 필요한 자리이기에 채용했으며, 2년 연속 계약하여 근무하면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이를 피하기 위해 해마다 재계약을 반복하고, 정리해고를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아이들에게 평등과 정의를 가르치는 학교가 어느 사기업보다 더 이익만 타산하고 있다, 그 때마다 정리해고에 피눈물을 흘리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있다"며 "그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충남교육청은 그 노조의 대표를 해고시켰다, 이는 명백한 '노동탄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부위원장은 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결코 이러한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 지부장의 해고는 단지 한 사람 개인이 아니라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며 그 대표성을 훼손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충남교육청이 이러한 노조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면 총파업을 비롯한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
 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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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행사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핑크리본 묶기 퍼포먼스 장면.
 2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우의정 충남세종지부장 해고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행사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핑크리본 묶기 퍼포먼스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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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에 나선 통합진보당 유선희 비대위원은 "겨울 혹한에 갓 난 아기까지 떼어놓고 노상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우의정 지부장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박근혜 당선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무기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실은 공공기관에서부터 무더기 해고가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정 민주노총충남본부 본부장은 "최근 충남교육청이 장학사시험 비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한 마디로 돈을 주고 장학사 장사를 해 먹은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료들이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해 온 비정규직들을 마구 잘라내고 있다"면서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러한 연대와 규탄발언에 이어 마지막으로 우의정 지부장이 결의발언에 나섰다. 우 지부장은 "10년을 일해 왔는데, 무기직 전환을 해 주지 않으려고 직종을 폐지하고 일하던 사람들을 집단해고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공공기관이라는 교육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며 "법도 무시하고, 정부방침도 무시한 채 충남교육청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한다고 우리 비정규직 노조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조합원의 이름으로 반드시 이 투쟁도 승리하고, 단체교섭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동자대회의 끝은 핑크색 리본을 교육청 정문과 담벼락 창살에 묶는 퍼포먼스로 마무리 됐다.

한편, 학비노조충남세종지부는 지난 23일 김종성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김문기 충남학생수련원 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최근 행정법원이 학교비정규직의 실질적 사용자는 '교육감'이라고 판결을 내린 것을 근거로, 이번 충남학생수련원 비정규직 직원 4명 해고에 있어서 권한이 없는 원장의 해고는 '권한을 남용'한 것이며, 이러한 부적절한 행정행위를 바로잡지 않은 교육감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태그:#우의정, #충남교육청, #집단해고, #충남학생수련원, #학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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