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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도 납부할 수 있도록 수년 동안 권장했으나, 다수 대학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수수료율 1.5~4.0%) 부담을 이유로 신용카드 납부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양극화에 따른 서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등록금 마련은 집 없는 서민들의 아픔과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유명 사립대학들이 적립금을 수 조원씩 쌓아놓고도, 대학등록금을 인상해 원성을 사고 있다.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장기 분산 납부 효과를 볼 수 있어 목돈 마련이 어려운 가게 부담을 완화한다. 또한 대학생의 금융 위험 방지와 납부자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도 이익이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현황은 등록금 수입 총액의 2.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다. 인천 소재 유명 대학 상당수도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가맹점 수수료를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학용(계양 갑)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은 1월 29일 '대학등록금의 신용카드 납부 현황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임동춘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장은 "일부 대학이 고액의 등록금을 학생에게 강요하면서 '현찰 장사'를 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며 "2011년 전국 대학들의 등록금 납부 신용카드 이용 현황을 카드 이용금액 기준으로 보면, 등록금 수입총액의 2.7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말 카드사별 등록금 카드 납부 가능 대학'은 국민 43개교·삼성 39개교·농협 29개교 등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카드 납부 체결 대학은 전국 450여개교 가운데 156개교에 불과했다.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올해 1학기 등록금을 신용카드로도 받는 곳은 101개교로 전체의 22.4%에 불과하다.

2012년 말 카드사별 등록금 카드 납부 가능 대학 현황.<자료 : 신학용 국회의원실 제공
 2012년 말 카드사별 등록금 카드 납부 가능 대학 현황.<자료 : 신학용 국회의원실 제공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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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의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현황을 보면, 서울대가 7.2%로 가장 높았다. 연세대 6.0%, 성균관대 4.8%, 중앙대 2.0%, 서강대 1.3%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려대·한양대·경희대·한국외대 등은 카드 납부가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09년 7월 교육과학기술부에 학비의 신용카드 납부 허용 등이 포함된 지침을 마련해 대학 등에 시달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18대 국회에서 손범규 의원 등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추진했지만, 임기 만료로 개정안은 자동 폐기됐다.

지난해 2월에는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 등이 등록금 카드 납부 거부 대학 10곳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기각됐다. 지금은 홍일표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학 평가 시 등록금 신용카드 수납에 대해 가점을 주는 등 카드사와 대학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토론자로 참여한 숙명여대 관계자는 "수수료 비용 발생으로 인한 등록금 인상 요인 발생과 카드 납부 이용률 저조,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 미비 등의 이유로 카드 수납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정책을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적절한 카드 수수료율 정책 문제도 해결해야한다"며 "등록금 부담으로 어려워하는 서민과 중산층 가계에 도움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카드 납부 가능 대학, 경인교대·경인여대뿐

한편, 인천 소재 대학 중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한 대학은 경인교육대학교와 경인여자대학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여대는 2002년에 시행했다가 중단했지만 2010년부터 다시 시행 중이다. 경인교대는 2011년 2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반면, 인천에서 재학생이 가장 많은 인하대학교와 시립대에서 국립대법인으로 전환한 인천대학교, 가천대학교 메디컬 캠퍼스는 등록금 신용카드 수납을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카드 결제 수수료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대의 경우 2009년부터 2년 동안 신용카드 수납을 실시했지만, 수수료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좋지만, 2009년부터 2년 동안 수수료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 뒤 "국립대로 전환했고, 실무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하대 측은 "검토 중이지만 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학용, #등록금 카드 납부, #인하대학교, #인천대학교, #경인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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