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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갤럭시S3를 할부원가로 45만 원 정도 주고 샀거든요. 정가에 비해 반값에 산 셈인데 그래도 조금만 지나면 가격 떨어진다는 거 알았으니까 이제 갤럭시S4 나오면 바로 안 사죠. 가격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손병철, 갤럭시S3 구매자)

'17만 원 대란'은 재현될까? 지난 15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 S4의 한국 출시 시기가 4월 이내로 알려지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00원 갤럭시S3'는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었지만...


갤럭시S3 때 일어난 17만원 대란, 다시 재현될까? 사진은 지난해 6월 25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한국 갤럭시S3 월드투어' 행사 때 모습.
 갤럭시S3 때 일어난 17만원 대란, 다시 재현될까? 사진은 지난해 6월 25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한국 갤럭시S3 월드투어' 행사 때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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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이동통신 시장은 고성능의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요동쳤다. 국내 소비자들은 평균 할부 기간인 2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경향이 있는데, 통신사에서는 주로 이들에게 최신 스마트폰 구입보조금을 대량 지급하는 방법을 써서 가입자들을 유치해왔기 때문이다.

갤럭시S4의 하드웨어 사양은 국내에 출시된 5인치급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고 수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화면은 풀HD를 지원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아몰레드, AMOLED) 방식을 채택했으며 두께는 7.9mm, 무게는 130g으로 전작인 갤럭시 S3보다 얇고 가볍다. 배터리 용량은 2600mAh로 늘어났다.

가까운 사례도 있다. 지난 달 나온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는 이통사들의 순차적인 영업정지 기간과 출시 시기가 맞물려 한 달 만에 할부원가가 40만 원까지 떨어졌다. 과도한 보조금 지급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중인데도 타사의 영업정지 기간을 노려 보조금을 재차 대량 살포했던 통신사들의 경쟁 때문이었다.

96만8000원이던 출고가가 무색해진 셈이지만 이 정도는 '양반' 수준이다. 애플의 아이폰5는 16기가 모델 실구매가가 11만 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이전 플래그쉽 모델 갤럭시S3는 출시 4개월 만에 할부원가가 17만 원까지 떨어졌고 최근에는 1000원짜리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방통위가 14일 규정을 넘는 보조급 지급행위를 이유로 이동통신 3사에 53억1000만 원의 과징금을 추가 부과하면서 '1000원 갤럭시S3'는 일단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이러한 '보조금 전쟁'은 적절한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보조금 전쟁'으로 쌓인 '1000원' 이미지, 갤럭시S4에도 영향?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삼성전자의 갤럭시S4.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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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갤럭시S4의 예상 국내 출고가는 9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 미국의 IT기기 전문 리뷰 사이트인 'GSMArena'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16일 갤럭시S4의 소매가격(세전)을 579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갤럭시S3의 현지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라 국내에서도 갤럭시S3(99만 4400원)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통신업계의 '보조금 전쟁'이 빨리 촉발되지 않으면 갤럭시S4의 초기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출시 8개월 만에 이전 모델의 실구매가가 1000원까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이전처럼 쉽게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출시 직전에 통신사를 통해 예약구매를 했던 갤럭시S3 사용자 김태진씨는 "당연히 한참 기다렸다 사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가격이 몇 달 만에 뚝뚝 떨어지는 걸 직접 봤고 불리한 요금제 쓰면서도 아직도 매달 휴대폰 할부금 포함 7만5000원씩 꼬박꼬박 내고 있다"면서 "핸드폰을 당장 써야 할 게 아니면 그 가격에는 안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37만 원에 갤럭시S3를 구매한 사용자 박아무개(29)씨는 "부모님이 스마트폰 바꿀 때가 되셨다길래 그냥 정상가로 사면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기다리시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휴대폰 공동구매 사이트나 휴대폰 '업자'가 운영하는 카페를 '눈팅'(지켜보기)하고 있는데 새벽 즈음에 싼 스마트폰 물량이 풀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씨는 "인터넷 동호회 가 보면 '고가 스마트폰은 기다리고 있으면 반드시 싸게 풀린다'는 믿음이 있다"면서 "갤럭시S3 사례가 워낙 알려져서 원래 인터넷 구매 안 하던 사람들도 인터넷 동호회에 많이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태그:#아이폰5, #갤럭시S4, #갤럭시S3, #보조금, #옵티머스G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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