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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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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일 오후 4시 49분]

2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해 말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이어진 '검란 사태'에 대해 "곡해돼서 알려진 부분도 많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한 가운데,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이 한 전 총장의 '민주당 제보설'을 제기해 주목된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사퇴 직전 한 전 총장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검찰 주요 간부의 비리를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제보를 했다"면서, 구체적인 제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말 한 전 총장이 내부 반발에 떠밀려 물러날 때 한 전 총장이 중수부 폐지 등을 수용하려고 하자 중수부와 특수부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채 후보자는 한 전 총장을 밀어내는 데 총대를 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사태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이 총장을 팔아서 중수부를 지키려 한다는 서초동의 여론이 있었다"고 지적하자 채 후보자는 "곡해돼서 알려진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다시 "검사들이 총장을 팔아서까지 그렇게 지켜려고 했던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 과연 총장 후보자가 진짜 폐지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채 후보자는 "당시 중수부 폐지를 반대했기 때문에 그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전임 총장의 고뇌어린 용퇴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바로 다음 질의에 나선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 질문을 했지만 채 후보자는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오전 질의 후반부에 차례가 돌아온 박지원 의원은 조금 다른 각도의 발언을 했다. 그는 "한 전 총장이 재임시 검찰 고위 간부 감찰시킨 것은 알고 있죠"라며 "한 전 총장이 검찰 주요 간부의 비리를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제보를 했다, 세상에 대한민국 검찰총장이 자기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자기 부하 검찰 주요 간부의 비리를 야당 의원에게 제보하는 것이 정의인가"라고 물었다.

다음은 박 의원과 채 후보자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박지원 "지금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 입장으로 볼 때는 굉장히 좋은 일을 하고 나갔다. 그분이 검찰을 분탕질 하고 나가버리니까 국민들이 이제는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급기야 지난 대통령 선거에 여야 후보가 검찰개혁을 전부 공약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 볼 때는 참으로 원망스러운 존재다. 어떻게 생각하나."
채동욱 "그에 대해 평가할 입장이 아니다. 이해해달라."

박지원 "물론 그때 차장으로서 모시고 있었으니까 답하기 곤란할테죠. 그러나 이 내용은 알 것이다. 한상대 전 총장이 재임시 검찰 고위 간부 감찰시킨 것은 알고 있죠?"
채동욱 "알고 있다."

박지원 "또한 한 전 총장이 검찰 주요 간부의 비리를 우리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제보를 했다. 세상에 대한민국 검찰총장이 자기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자기 부하 검찰 주요간부의 비리를 야당 의원에게 제보하는 것이 정의인가.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거 알고 있는가."
채동욱 "잘 모르고 있다."

박지원 "다 알텐데, 뭘 그러나."
채동욱 "실제로 잘 모르고 있다."

박지원 "앞으로 총장 되면 그런 일 할 수 있겠는가."
채동욱 "저로서는…"

박지원 "그런 일 안 해야 한다. 우리가 많은 제보를 받지만 세상에 현직 총장이 자기 부하에 대해 제보를 야당에 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제보를 알고 있으면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왜 우리에게 주는가."

한상대 "뚱딴지 같은 소리... 전혀 사실무근"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미국 보스턴에 머물고 있는 한 전 총장은 "뚱딴지 같은 소리로,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오후 4시 6분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장은 전화통화에서 "이 분(박 의원)이 아직 나한테 구원(舊怨)이 많은 것 같다, (박 의원에 대한 수사는) 내가 한 것도 아닌데…"라며 "본인이 처신을 잘못 한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다시 "이것이야말로 뚱딴지 같은 이야기"라며 "한 전 총장은 오전에 간부의 비리를 제보하고, 그날 사표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이게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당시 법무부에도 통보를 했다"라고 말했다.


태그:#채동욱, #박지원, #한상대, #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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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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