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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의해 해임 처분을 받은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지난 3월 27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MBC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으로 지난 3년의 재임기간 동안 공영방송 MBC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말살시킨 장본인인 김재철 사장은 정권 지향적이고 편파적인 방송제작을 일삼아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신뢰성과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 이러한 김재철 전 사장의 정권지향적이고 편파적인 방송제작 행태는 네 차례의 MBC 노조 파업을 불러왔으며, 파업에 참가해 공정한 방송의 회복을 외쳤던 MBC 노조원들은 김재철 전 사장이 휘두른 해직과 중징계라는 칼날에 의해 방송현장에서 쫓겨나고 회사를 떠나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김재철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으로 MBC에 들어오면서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이는 결국 MBC의 신뢰도 추락과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이라는 문제를 불러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창간 5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MBC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김재철 전 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3분의1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MBC의 신뢰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8%가 MBC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지난해 조사에서는 MBC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6.1%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도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7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4.7%가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겨우 5.8%만이 MBC <뉴스데스크>를 신뢰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김재철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으로 MBC 사장에 임명된 이후 공영방송 MBC의 공정성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방문진 아닌 사장추천위 구성해 사장 선출해야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이처럼 공영방송 MBC를 망친 장본인인 김재철 전 사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MBC를 정상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 되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가 MBC를 정상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가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전 사장에 의해 망가진 MBC의 정상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MBC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해직과 징계를 받은 MBC 노조원들의 복직과 방송제작 현장 복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해고자 복직과 징계 대상자들의 방송제작 현장과 취재현장 복귀는 MBC가 그동안 김재철 전 사장에 의해 망가진 방송의 공정성 회복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의 베테랑 인력을 방송제작과 취재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MBC의 경쟁력을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기회가 MBC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압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을 지켜 낼 수 있는 의지와 공영방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사가 사장에 선임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방문진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이 추천한 6명의 이사와 야당이 추천한 3명의 이사를 포함해 총 9명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어, 태생적으로 정치권의 입김과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 할 수 있는 인사를 사장으로 선출하기 위해서는 언론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방송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방문진 이사들이 논의를 거쳐 특별 다수제인 재적인원 3분의2의 찬성을 통해 사장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공영방송 MBC를 망친 장본인인 김재철 전 사장 밑에서 MBC의 공정성을 말살하는데 함께 동참했던 경영진은 김재철 전 사장과 함께 경영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로 이번 사장 선임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MBC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김재철 전 사장과 함께 MBC의 공영성과 공정성 말살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인물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기회가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자신의 측근을 낙하산으로 사장에 임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언론장악을 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언은 말이 아니라 공영방송에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내는 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는 실천에서 그 진실성이 증명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재철 , #MBC, #공영방송, #사장추천위원회,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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